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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칼럼

지구의 인간 근신시키기

오재영 기자 입력 2020.09.21 13:47 수정 2020.09.21 14:42


모락 권정찬/화가, 미술비평가

코로나19라는 질병을 겪으면서 인류는 커다란 깨달음을 갖게 되었다. 어찌 생명체가 지구에 그렇게 많은데도 유별나게 인간에게만 생명을 노리는 괴질로 다가왔기 때문이다. 중국에서 시작하여 전 세계로 번진 코로나는 인간들을 조롱이라도 하듯 단단히 벼룬 듯하다. 그런 의미에서 인간들은 이번에 많은 반성과 숙제를 안게 되었다. 과학자들이 아니라도 인류문명의 과속된 발전은 지구를 파괴하고 오염을 시키면서 여러 가지 우려를 나타내기도 하고 그것이 영화나 소설의 주제가 되기도 하여 공상으로만 생각하였던 부분들이 현실로 드러나기 시작한 것이다. 그러니까 인간들은 미래에 대한 예지력을 분명히 가지고 있다. 하지만 그기에 대한 대비는 전혀 하지 않은 채 하나의 주장으로만 되풀이 되었다.
우리는 가까운 거리의 시간만이라도 둘러보자. 나라마다 지역마다 도약과 개발이라는 명분 속에 산이나 들이나 강이나 변화 가능한 지역은 무슨 수단을 써서라도 자르고 부수고 파내어 길을 만들고 공원을 만들고 댐을 만들고 구조물을 세우려고 골몰한다. 그러니 산을 절개하고 굴을 뻥뻥 뚫은 길은 철도, 고속도로, 산업도로, 국도, 지방도로, 구도로 등 명칭도 많다. 그리고 땅에 구멍을 뚫어 온 천지에 지하수를 퍼 올리고, 댐과 보를 검증 없이 만드니 물은 썩고 서양식 어도는 치어가 살 곳을 잃으니 플랑크톤도 살지 못한다. 그리고 산하에 버려진 어마어마한 양의 각종쓰레기는 강과 바다를 죽음으로 몰고 가는 원흉이 되었다. 이번 오랜 비와 홍수도 그저 볼일이 아니다. 지구가 산하를 대청소를 하는 순간이다. 흘러가는 물을 바라보니 흙탕물과 산업쓰레기, 관광쓰레기가 반이다. 그러한 것들은 강으로 흘러 결국 바다로 들어가니 바다까지 오염되어 어디 깨끗한 구석이 없다. 공장이나 자동차 매연, 오폐수, 무분별한 공사, 산림 벌목 등 지구를 아프게 하는 요인들이 너무나 많다. 무조건 만들고 무조건 버려도 이 큰 지구가 뭐가 별일이 있겠나? 라고 쉽게 생각을 하겠지만 땅은 말하지를 않고 불평도 하지 않지만 분명 반응은 한다. 그러니 참고 참았던 인내가 폭발하지 않았을까? 드디어 코로나19라는 치명적인 괴질을 퍼뜨려 인간을 가두고, 거리두기를 하게하고 마스크를 해도 많은 인구들이 공포심을 갖고 거만함과 자존심을 여지없이 무너뜨리고 있다. 지구촌 인간들은 그 전염병 앞에서 나무나 작고 초라해 보인다. 근신과 조심하는 수밖에 없다. 하고 싶은 것이 많아도 마음대로 되지를 않는다. 멋진 해외여행도, 외국과의 교류도 근사한 연회나 한턱을 쏘는 일도 불가능하게 만들었다. 극장도 음악회도 미술관도 움츠리고 축구장도 야구장도 무관중경기를 하고 있다. 참. 재미가 없는 세상이다.
여기서 우리는 반드시 깨달아야 한다. 인류가 지구를 고문하고 잔인하게 상처를 준 일들에 책임이 있다는 것을 소홀히 넘겨서는 아니 된다. 옛날에 도인들은 “길을 많이 내면 그때가 나라가 망하는 시점이다”하고 했고, 길을 막거나 물길을 막아도 재앙이 온다고 했다. 또한 마을의 샘을 막으면 마가 덮친다고 그것을 지켰다.
지금현실이 그러하다. 괴질이 난무하여 사람이 죽어가고 많은 비로 세상의 찌든 때를 씻어 내리고, 홍수로 지구촌 구석구석을 대 청소를 하고 허리케인이나 태풍으로 인간이 만든 구조물들을 휩쓸어 버리려 하였다. 그러니 인간들은 두려움에 조용히 근신하고 하고 싶은 회의나 모임도 참고 혼자 즐기거나 나들이를 회피한다. 이제는 사람 사는 방법도 많이 달라 질 것이다. 돈을 벌거나 과대한 공사로 욕심을 내는 일도 줄어들 것이다. 생명의 존엄성을 진지하게 받아드려야 할 것이다. 생명을 지키는 일이 가장 중요한 세상이 다가 온 것이다. 지금은 그저 다가온 코로나질병시대가 아니다. 인간들을 근신시키는 지구의 엄한 회초리이다. 지금 구멍 뚫린 오존층도 복구되고 지구의 공기가 참 많이 깨끗해 졌다고 한다. 앞으로 우리는 급하게 살 것이 아니라, 나 중심, 가족 중심, 각별한 관계의 인연으로 소모임을 하며 자연을 괴롭히지 않고 같이 하는 세상을 선호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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