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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기고

한국에너지공대 설립에 대하여

황보문옥 기자 입력 2021.02.24 14:08 수정 2021.02.24 14:20

한국전력 경북본부 전략경영부 홍보팀장 정휘원



영남지역의 대표적인 조선시대 석학으로 경북 안동 출신인 퇴계 이황(1501~1570)이 있다면, 그 시대 호남지역의 석학으로는 전남 나주 출신의 기대승(1527~1572)이 있었다.
기대승은 31세에 과거에 급제하고 이황을 스승으로 모시기 시작했다고 한다. 당시 이황의 나이는 57세로 둘 사이는 스물여섯 살 차이가 났다. 직급의 격차도 까마득했다. 기대승은 종9품 이었던 반면 이황은 성균관 대사성을 마치고 공조참판 자리에 있었다. 성균관 대사성은 국립대 총장에 해당하고, 공조참판은 현재의 장관급이라고 보면 될듯하다.
하지만, 이황과 기대승은 나이와 사회적 신분의 차이를 초월하여 13년간 100여 통의 편지를 서로 주고받으며 진지하게 학문적 교류를 이어 갔으며, 특히 사단칠정(四端七情)에 대한 논쟁으로 유명하다. 당시 지리적으로 떨어져 있던 둘은 서한으로나마 서로에 대한 안부 인사와 더불어 학문에 대한 토론을 이어갔으리라 짐작된다.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는 문명의 혜택으로 상대방의 안부를 묻거나 학문적 또는 업무적으로 궁금한 것이 있으면 전화와 화상회의를 통해서 즉시 상대방에게 물어 볼 수 있는 시대에 살고 있다. 요즈음 코로나의 영향으로 영상통화와 화상회의는 더욱더 보편화 되어 가고 있다.
도보를 통해 편지를 전하고 며칠 또는 몇 달을 답장에 대한 기다림으로 채우던 생활은, IT기술의 발달로 바로 연락하고 답변을 받을 수 있게 변하였다. 이러한 활동이 가능하게 된 것은 현대에 인류가 전기를 사용기 시작하면서부터이다. 전력산업도 최근에는 인공지능과 사물인터넷 등의 발달로 4차 산업혁명의 큰 흐름을 타고 있다.
특히 전력분야도 전기기술과 디지털의 융합, 탈집중화 등 대전환의 시대가 도래 한 것이다. 그 결과 우리나라의 전력산업을 책임지고 있는 한국전력도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한 신성장 동력 확보가 절실한 상황이 되었다.
한국전력은 에너지 기술을 혁신할 ‘새로운 연구 플랫폼’으로 인적‧물적 핵심역량과 자원을 제공하고 미래 에너지 신산업 육성을 선도하기 위해 한국에너지 공대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 한국에너지공대는 학생수 1,000명 수준으로 그 중 대학원생이 600명, 학부생이 400명인 ‘작지만 강한’, ‘연구형’ 대학을 지향하고 있다.
또한 단순한 지식전달 수업이 아니라 학생들이 스스로 문제를 해결해 나가는 과정에서 사고하고 다양한 역량과 지식을 습득해나가는 방법으로 교육할 계획이다. 학습 후 학생들이 스스로 성찰하는 과정을 개설하고, 온라인 학습시스템을 도입하는 등 연구, 학습, 성찰, 공유가 자연스럽게 이루어질 수 있는 학습 환경을 구성할 예정이다.
퇴계 이황은 신분과 나이뿐만 아니라 안동과 나주 또는 한양이라는 지리적 한계를 극복하고 후학인 기대승과 서한을 통해 서로 학문에 대한 토론과 교류를 이어가 우리나라 유학의 발전에 큰 역할을 하였다. 그 결과 현대에는 유학의 종주국인 중국에서도 이황과 우리나라 유학의 학문적 우수성을 인정하고 있다.
이황의 정신과 학문에 대한 열린 자세를 계승하여, 한국에너지공대도 창의력과 잠재력이 우수한 학생을 유치하고 교육시켜 격변하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 한국전력과 우리나라의 전력산업이 세계우위를 점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되기를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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