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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칼럼

균형 잡힌 한 끼가 만드는 건강한 하루

윤기영 기자 입력 2021.03.06 16:46 수정 2021.03.07 09:10

↑↑ 이덕철 세브란스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우리는 ‘먹기 위해 사는 것일까?’ 아니면 ‘살기 위해 먹는 것일까?’ 사람마다 그 의미는 다를 것이다. 하지만 진화론적인 관점에서 보면 이 두 명제는 모두 맞다. 서로 대립적인 것이 아니고 상호 보완적이다. 먹을 것이 없는 척박한 땅에서 살던 우리 조상들은 살아남기 위해 고칼로리의 기름진 음식을 먹을 때 최고의 행복과 만족감을 느끼도록 진화되었다. 그런데 바로 이 유전자가 현대인들의 건강을 위협하는 주된 원인이 되고 있다. 조상들의 유전자는 그대로 갖고 있지만 먹을 것이 냉장고에 넘쳐나는 환경이 현대인의 건강을 심각하게 위협하고 있는 셈이다. 즉 과잉의 에너지 섭취가 영양 불균형과 비만이 되고 이 때문에 각종 대사 관련 질환과 심뇌혈관 질환, 암 등의 발생이 급속히 증가하고 있다.

중국에서는 이미 오래전부터 식사가 질병의 치료와 건강 회복을 위한 처방 중에서 가장 중요하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고대 중국 의학서적에는 가장 높은 서열의 의사가 식이요법 의사이고, 그다음으로 내과 의사, 외과 의사, 그리고 수의사 순이라고 기술되어 있다. 이들은 모든 질병은 몸과 마음에서 오고 좋은 음식과 음료로 자양분을 공급하면 대부분의 질병이 치유된다고 믿었다. 이러한 믿음이 현대의학에서 사실로 속속 밝혀지고 있다.
실제로 세계적으로 유명한 장수 지역에 거주하는 주민들에게는 쾌적한 환경 이외에 이들의 식습관이 다른 지역과 구별되는 공통적인 특징이 있다. 칼로리는 적으면서 영양소는 풍부한 식단이라는 점이다. 장수 식단으로 잘 알려진 오키나와 식단은 소식, 즉 저칼로리 식이가 가장 중요한 특징이다. 오키나와 사람은 전통적으로 약 80%의 포만감을 느끼면 더 먹지 않는 습관이 있다. 그리고 두부와 콩류의 식물성 단백질을 섭취하고 각종 채소와 해산물을 많이 먹는다. 그 외 각종 차를 많이 마시고 음식은 짜지 않은 저염식이다. 현재까지 의학적 연구가 가장 많이 이루어진 지중해 식단은 생선과 올리브오일, 콩류와 견과류, 전곡류 식품을 특징으로 한다. 이러한 식단이 수많은 연구에서 제2형 당뇨병과 암, 심혈관계 질환의 발생과 이로 인한 사망률을 낮추고 인지기능 저하도 예방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와 같이 균형 잡힌 식사는 질병의 예방과 회복에 도움이 될 뿐만 아니라 삶에 활력을 더해 줄 수 있다. 한 끼의 균형 잡힌 식사에는 공통적으로 다음과 같은 내용이 포함되는 것이 바람직하다.

건강을 위한 저칼로리 식이의 정의는 필수 영양소는 충분히 섭취하면서 칼로리를 20~30% 정도 줄이는 것을 의미한다. 영양소는 부족하고 칼로리가 높은 음식들, 흰쌀밥, 육류, 단 음식, 청량음료, 주스 등을 피하고 채소, 콩류, 보리나 현미 등의 잡곡밥, 식물성 단백질 등의 음식을 골고루 섭취한다.

채소와 과일에는 다양한 영양소와 무기질이 함유되어 있고 우리 몸의 노화 방지 유전자를 활성화하는 식물성 영양소를 포함하고 있다. 색깔 별로 서로 다른 영양소와 비타민이 많이 들어 있어 체내 산화 스트레스를 낮추고 염증을 낮추며, 미토콘드리아의 기능을 높여서 피로 해소와 에너지 생성에 도움을 준다.

육류에 함유되어 있는 포화 지방산은 동맥경화와 심혈관계 질환의 발생위험을 높인다. 동물성 육류 중에서도 적색육보 다는 닭이나 오리 등 가금류가 좋다. 반면 생선에 많이 함유된 불포화 지방산과 필수지방산인 오메가3는 세포막을 보호하고, 항염작용, 지질 개선의 효과가 있어 심뇌혈관 질환 예방에 도움이 된다.

다양한 콩류에는 수용성 섬유질, 식물성 단백질, 비타민 B와 미네랄이 풍부히 들어 있다. 콩류를 일주일에 네 차례 이상 먹는 사람들은 한 차례 이하로 먹는 사람들에 비해 심뇌혈관 발생위험이 낮고 혈당조절, 체중조절이 잘되었다. 가급적 정제되지 않은 곡식과 보리, 현미 등의 거친 음식을 좋아하는 습관을 갖는 것이 건강에 좋다.

견과류에는 필수 지방산과 아미노산을 비롯해 미네랄, 비타민, 식물성 영양소가 풍부히 들어 있다. 최근 연구들에 의하면 견과류를 정기적으로 섭취하면 심뇌혈관 질환, 고혈압, 제2형 당뇨병, 고지혈증, 내장비만, 대사증후군의 발병 위험이 줄고 암 예방, 인지기능 개선에도 도움이 된다.

자료출처 : 한국건강관리협회 건강소식 2021년 2월호 발췌
글 : 이덕철 세브란스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자료제공 : 한국건강관리협회 대구시지부 건강검진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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