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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뉴스 문화/건강

‘反교황’ 은밀 공작 중?

뉴시스 기자 입력 2017.02.08 17:24 수정 2017.02.08 17:24

‘극우 가톨릭 신자’ 배넌 고문‘밀접 의혹’‘극우 가톨릭 신자’ 배넌 고문‘밀접 의혹’

독실한 가톨릭 신자로 보수 교단과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는 스티브 배넌 미국 백악관 수석 전략가 겸 선임고문이 진보적인 프란치스코 교황에 대한 모종의 음해 공작을 펼치는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뉴욕타임스(NYT)는 7일(현지시간) 프란치스코 교황이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 때와 달리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한 이후 갑자기 국제적으로 고립화되고 있다고 지적했다.오바마 전 대통령은 빈부격차 타파, 친환경 정책, 이주민 또는 난민 포용 정책 등 교황이 중시하는 중요 이슈들에서 큰 힘이 됐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교황과 완전히 다른 입장을 가지고 있다. 우연의 일치인지 최근들어 이탈리아 로마에서 교황을 비판하는 벽보가 발견되는 등 가톨릭 교회 내에서 교황을 비판하는 목소리와 보혁갈등이 부쩍 격화되는 분위기이다. 이런 가운데 트럼프의 오른팔인 배넌 고문이 가톨릭 신자인데다가 미국 내 보수 교단과 밀접한 관계를 가지고 있다는 점은 심상치 않은 의미를 가지고 있다고 NYT는 지적했다. 게다가 프란치스코 교황 비판에 앞장서는 인물이 바로 배넌과 가까운 사이로 알려진 미국의 레이먼드 버크 추기경이다.버크 추기경은 가톨릭 교회 내 '보수파의 거두'로 불린다. 교황은 지난 2014년 버크 추기경을 가톨릭 계의 대법원 격인 대심원장 직에서 해임하고, 보수적인 성향의 몰타기사단 사제로 좌천 발령했다. 그런데 공교롭게도 교황은 현재 몰타기사단과 충돌하고 있는 중이다. 버크 추기경은 지난해 9월 다른 보수 성향의 추기경 3명과 함께 교황에게 가톨릭 교리에 어긋나는 이혼자에 대해 명확한 입장을 밝히도록 요구하기도 했다. NYT는 교황에 비판적인 세력이 교황의 각종 진보적 아젠다들을 무력화시킬 절호의 기회가 바로 지금이라고 보고 있다고 분석했다. 또 배넌과 버크 추기경이 이슬람을 서구 기독교 문명의 중대한 위협으로 보는 등 많은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고 지적했다.실제로 배넌과 버크 추기경은 지난 2014년 직접 만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만남을 주선했던 소식통은 NYT에 두 사람의 세계관이 일치했다고 전하면서, 당시 둘의 만남을 '가슴의 만남(meeting of hearts)'으로 표현하기까지 했다. NYT는 배넌을 '급진 전통주의' 가톨릭 신자로 지적하면서, 그가 유럽의 극우 정당들과 관계를 맺고 있는 것처럼 가톨릭 내에서도 교황에 반대하는 세력들과 공통 노선을 취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NYT는 또 교회 내 많은 사람들이 교황을 "위험천만하게 그릇되며, 아마도 사회주의자일 것"이라고 보는 배넌과 같은 생각을 가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NYT는 배넌의 가톨릭 관을 '우파 교회군 신학(a right-wing church militant theology)'으로 지적하기도 했다.NYT는 교황의 최측근 인사로 알려진 호아우 브라스 지 아비스 추기경이 "트럼프의 취임으로 바티칸 내 배넌 고문 동조자들이 교황에 대한 반대를 강화하고 교황에서 보다 정통적 노선을 취하도록 압력을 강화할 것으로 보나"란 질문에 "교리는 신성한 것이며 교회의 임무는 가난한 자들을 보다 안전하게 보호하는 것"이라고 답했다고 전했다. 또 지 아비스 추기경이 성베드로의 권위가 교황을 통해 이어지는 게 가톨릭 교회의 전통임을 지적하면서 "오늘날 베드로는 바로 프란치스코(교황)"이라고 못박았다고 전했다.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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