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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칼럼

행복하고 건강한 가족 관계를 위한 방법

윤기영 기자 입력 2021.05.24 13:15 수정 2021.05.24 13:32

조영은 이해와 공감심리상담센터 대표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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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가깝지만 어려운 관계, 가족 관계는 우리 삶에서 행복의 원천이 되기도 하지만 가장 큰 고충거리가 되기도 한다. 가족 관계를 행복하고 건강하게 꾸려나가는 방법은 무엇이 있을까?
심리학자들은 연구를 통해 인간이 행복을 느끼는 큰 근원이 대인 관계라는 것을 거듭 밝혀왔다. 행복하게 살기 위해선 친밀한 인간관계가 중요하다는 것이다. 가족 관계는 모든 인간관계를 통틀어 가장 중요한 관계라고 할 수 있다. 가장 가까운 관계로 나의 마음에 큰 영향을 줄 뿐 아니라 모든 대인 관계의 원형이 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사람들은 가족 관계가 얼마나 중요한지 잊어버리곤 한다. 공기와 물처럼 늘 곁에 있는 것이어서 소중함을 잊는 것일까. 행복한 가족 관계를 위한 첫걸음은 무엇보다 가족 관계가 삶에서 중요한 관계라는 점을 알아차리는 것이다.
가장 가까운 사람들 앞에서 우리는 흔히 모든 방어를 벗어버리고 날 것 그대로의 모습을 보여주곤 한다. 밖에서는 그토록 예의 바르고 착하던 사람도 가족 앞에서는 마음 가는 대로 화를 내거나 심한 말을 하기도 한다. 너무나 익숙한 존재이기 때문에 혹은 어떤 행동을 해도 날 버리지 않을 사람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함부로 대하는 것이다. 하지만 가족은 당신이 가장 신경을 써야 할 귀한 존재이다. 가족들을 대할 때 그저 마음 가는 대로, 습관대로, 무의식에 따라 행동하는 것이 아니라 깨어 있는 알아차림 속에서 상대에게 귀하고 소중한 대접을 해줄 필요가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의식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의식적인 노력 가운데 하나가 작은 관심을 표현하는 것이다. 가령 나의 가족이 지나가는 말로 ‘나는 역 근처에 새로 생긴 빵집 카스테라가 맛있더라’라고 하면 기억해 두었다가 지나가는 길에 하나 사와 선물하는 것이다. 가끔 애정 어린 말이 담긴 짧은 손편지를 쓰거나 애정이 담긴 이모티콘을 써서 문자를 보내고, 한 두 송이 꽃을 선물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퇴근한 배우자를 환한 얼굴로 맞이하며 고맙다고 표현하는 것도 좋다. 많은 돈과 시간이 필요하지 않은 일, 하지만 상대에 대한 관심과 애정을 표현하는 작은 실천은 생각보다 큰 효과를 가져온다. 이렇듯 평소에 차곡차곡 쌓아둔 관심과 애정은 가족의 위기 상황에 큰 보호막이 되어준다.
상대방에 대해 많이 알고 있는 것도 중요하다. 상대방에 대한 지식을 많이 쌓아두는 것을 ‘애정 지도 그리기’라고 한다. 가령 나의 가족이 가장 좋아하는 음식, 좋아하는 책, 음악, 영화 등에 대한 것뿐 아니라 싫어하는 것, 하고 싶어 하는 것, 평생의 소원, 어린 시절의 상처, 성장 과정의 추억 등 상대에 대해 궁금해하고 알아두는 것이다. 가능하다면 가계도를 그리며 가족의 역사에 대해 이야기하는 시간을 갖는 것도 좋고 옛 추억의 일화를 상세하게 이야기하며 함께 행복감을 음미하는 것도 좋다. 이런 과정을 통해 상대를 이해하는 폭이 깊어지게 된다. 또한 작은 관심을 표현하기도 수월해질 뿐 아니라 유대감이 단단해지게 된다.
가족은 심리적 안정감의 근원이 되는 관계이다. 우리는 사회생활을 하며 ‘너는 지금 있는 그대로 안된다. 바람직하게 바뀌어라’라는 메시지를 흔히 받게 된다. 이런 과정에서 심리적인 압박과 스트레스를 받게 되는데 가족 또한 나를 있는 그대로 받아주지 않는다면 어떻게 될까? 긍정적으로 변화하기는커녕 심리적인 불안정감 때문에 더 큰 스트레스만 받고 상황은 악화될 것이다. 나 또한 가족에게 있는 그대로 수용 받고 싶듯 나의 가족 또한 그럴 것이다. 수용과 변화의 역설이란 말이 있다. 상대를 바꾸려고 하면 상대는 더 고집스러워진다. 변화시키려고 하면 할수록 변화하지 않는 것이다. 그저 상대를 지금 모습 있는 그대로 수용하자. 상대가 오늘날의 모습에 이르기까지 그 마음을 이해할 수 있다면 더 금상첨화이다.
갈등 상황에서 우리가 흔히 하는 실수는 바로 상대를 바꾸려 하는 것이다. 서로 화가 나 있는 갈등 상황에서 서로를 바꾸려고 하면 절대 바뀌지 않는다. 악화된 관계를 개선시키기 위한 가장 빠른 방법은 내가 먼저 바뀌는 것이다. 갈등에 기여한 나의 모습이 무엇인지 생각해보고 내가 실천할 수 있는 것을 찾아 행동한다. 가령 나의 부주의한 실수 때문에 배우자가 자주 지적을 하고 그 때문에 큰 싸움이 나기를 반복한다면 내가 실수를 줄이려면 무엇을 할 수 있을지 생각해보는 것이다.
가족 상담을 위해 상담실을 찾은 많은 사람들은 처음에는 ‘상대를 바꿔주세요!’ 요청하지만 상담의 과정을 통해 곧 깨닫게 된다. 상대는 나의 거울이었다는 것을. 상대에게서 보이는 결점만큼 나 또한 결점이 많은 인간이었다는 것을, 결점이 많은 우리가 만나 서로를 이해하고 수용하는 과정 그리고 사랑하는 사람과의 관계를 위해 하나씩 이루어지는 실천이 우리의 영혼을 치유하고 있었다는 것을 말이다. 가족 관계는 나를 가장 성장시키는 관계이다. 만약 당신이 지금 가족 갈등을 겪고 있다면 스스로를 축복해주자. 나를 한번 더 성장시킬 수 있는 중요한 기회를 마주했다는 뜻이니까.

자료출처 : 한국건강관리협회 건강소식 2021년 5월호 발췌
글 : 조영은 이해와 공감심리상담센터 대표원장
자료제공 : 한국건강관리협회 대구광역시지부 건강검진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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