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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뉴스 정치

탄핵 반대단체 ‘헌재선고 불복’

뉴시스 기자 입력 2017.03.12 16:34 수정 2017.03.12 16:34

“우리 손으로 보수정권 창출”…탄기국 ‘국민저항본부’ 명칭변경“우리 손으로 보수정권 창출”…탄기국 ‘국민저항본부’ 명칭변경

헌정 사상 처음으로 파면된 박근혜 전 대통령을 지지하는 단체가 서울 도심에서 집회를 열어 "헌법재판소(헌재) 선고에 불복하고 신당을 창당하겠다."고 예고했다. '국민저항 총궐기 운동본부'(국민저항본부)는 11일 오후 서울 중구 대한문 앞에서 '1차 탄핵무효 국민저한 총궐기 국민대회'를 열고 ▲탄핵무효 ▲심판무효 ▲헌재해산 ▲국회해산 등을 촉구했다. 국민저항본부의 전신은 탄핵반대집회를 열어오던 '대통령 탄핵 기각을 위한 국민총궐기운동본부(탄기국)'이다. 이들은 박 전 대통령 탄핵 선고가 있던 10일 오후, 서울 종로구 지하철 3호선 안국역 일대에서 폭력을 동반한 과격 시위를 벌였다.이날 집회는 대체로 자제하는 분위기 속에 이뤄졌다. 확성기와 군가 소리도 이전 집회 대비 다소 줄어들었다. 시민들을 상대로 시비 거는 집회 참가자도 전에 비해 감소했다.집회 연단에서는 주최 측이 창당할 신당에 대한 입당 권유와 함께, '정권 창출' 구호가 거론됐다. 대선주자로는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등 특정인의 이름이 지목됐다. 참가자들에게는 집회 주최 측이 구성할 정당에 대한 입당 신청서가 뿌려졌다. 주최 측은 "신청서를 여러 장 가져가서, 집에 있는 가족들과 오늘 못 온 사람들에게 나눠주라."고 말했다.주최 측은 이날 집회 참석자가 70만명 이상이라고 주장했다.집회에 앞서 참가자들은 서울광장에 세워둔 점거 시설 인근에서, '경찰이 아니라 인민군'이라고 외치는 등 박 전 대통령 파면에 분노를 드러냈다. 국민저항본부는 성명에서 "승복할 수도 굴복할 수도 없다. 우리는 패배하지 않았고 이제 시작일 뿐."이라며 "국민의 정당한 권리 행사를 방해하는 자는 누구에게나 처절하게 저항할 것."이라고 밝혔다. 정광용 '박근혜를 사랑하는 모임'(박사모) 중앙회장은 "진상조사위원회(조사위)를 구성하고 어제 사건을 철저하게 진상을 규명하겠다."며 "특히 멀쩡한 경찰차 스피커가 떨어져, 애국지사 두개골 파열 시킨 부분은 철저한 진상조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정 회장은 "어제의 희생은 태극기를 든 국민의 정당한 헌재 방문을 막은 경찰 측에 1차적 책임을 묻지 않을 수 없다."며 "보수대연합체를 구성하고 나아갈 길을 진지하게 토론하겠다. 국민혁명을 선언하고 이를 구체화하기 위해, 신당창당에 더욱 박차를 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국민저항본부는 조사위를 만들어 전날 발생한 시위대 사망 사고 관련 경찰 책임자들의 처벌을 구하겠다는 방침이다. 또 국가를 상대로는 사망자 발생의 책임을 묻고, 장례를 나라에서 치러줄 것을 요구할 계획이다.본집회 연단에서 김평우(72·사법연수원 8회) 변호사는 헌재와 재판관들을 강하게 비판했다. 김 변호사는 "헌재가 아니라 국회 소추위원회의 재동 출장소다. 이런 사람들에게서 헌법 재판을 받을 수가 있나."라며 "완벽한 민선 대통령을 파면한 것은 국회가 아닌 헌재."라고 주장했다.그는 "헌재는 국회에서 중대한 범죄라고 소추한 것은 전부 죄가 안 된다고 보고 경범죄만으로 탄핵했다."며 "이승만 전 대통령과 박정희 전 대통령의 동상이 광장에 우뚝 서는 날까지 법치, 애국 투쟁을 힘차게 밀고 나가자."라고 목소리를 높였다.국민저항본부 정광택 회장은 "어제 버스에 줄을 걸고 끌어내리려는 것을 보고 기절할 뻔 했다. 그것은 종북좌파들의 행동."이라며 "군대 동원하라, 계엄령 선포해라 이런 것들은 우리 집회와 관련 없다."고 말했다.정 회장은 "절대로 법과 질서를 지켜주시고 난폭한 행동을 하지 말아주길 간곡히 부탁드린다."며 "우리 집회는 시비를 걸거나 문제를 일으키는 집회가 아니라는 점을 알아주셨으면 한다."고 호소했다.이는 헌재의 탄핵 선고 이후 집회 사회자들이 시위대의 과격 행동을 사실상 종용하는 모습을 보였던 것과 반대되는 발언이다. 전날 탄기국 시위대는 탄핵 이후 헌재 진출을 강행하다가 경찰과 충돌했다. 이 과정에서 사상자가 속출했다. 국민저항본부는 시위 도중 사망한 3명의 장례식을 18일 연다. 이들은 오후 4시2분께부터 약 2시간 동안 명동과 한국은행, 숭례문을 지나 대한문 앞으로 돌아오는 경로로 행진을 했다. 행렬은 '탄핵 무효' '국회 해산' '헌재 해산' 등의 구호를 외치면서 태극기와 성조기를 흔들었다. 행진 도중 길가에 떨어진 휴지를 주워 버리는 참가자도 있었다. 시민들은 "불법 탄핵" "탄핵은 사기"라고 주장하는 행렬을 조소하는 모습을 보였다.행진 이후 진행된 2부 집회에서는 보다 정치색 짙은 발언들이 나왔다. 정 회장은 "보수파 정권을 창출해 거짓 세력이 저지른 것을 하나씩 찾아서 바로 잡아야 한다. 이제 59일 남았다. 그러자면 지금 우리가 대통령 후보를 선택하고 밀어줘야 한다."며 "국무총리 공관을 가든, 자택을 가든 황교안 권한대행 끌어내 출마 시키자."라고 말했다.그는 "우리는 우리 손으로 대통령을 만들어본 경험이 있다. 어떻게 하는지를 안다. 우리 함께 합시다. 우리가 우리 정권을 창출합시다."라면서 "첫째로 할 일은 입당 원서를 써주는 일이다. 한 번 더 하자. 우리는 이긴다."라고 강조했다.자유한국당 김진태(52·강원 춘천) 의원은 발언대에 올라 "이제 우리 힘으로, 황교안이 됐든 누가 됐든 제대로 한 번 해보자."고 말했다. 김 의원은 "직접 가서 투표할 날도 59일 밖에 남지 않았다. 페이스북도 하고 카카오톡도 하고 한 분, 두 분 더 데리고 나오시면 50% 된다. 그러면 역전승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또 박 전 대통령 대리인단 출신 조원룡(56·사법연수원 38기)변호사는 발언을 하면서 "보수대연합을 해서, 절대로 좌파들에게 정권을 넘겨줘선 안 된다고 제 개인 소신을 밝힌다."라고 강조했다.정미홍(59) 전 KBS 아나운서는 "헌재 재판관들을 감히 정유팔적이라고 부르겠다. 이 자들은 을사오적이나 다름 없다."며 "이제 59일 남은 대통령 선거에서 반드시 훌륭한 애국자 대통령을 만들어서, 잘못된 것들을 전부 바로 잡아야 한다."고 말했다.이들은 오후 8시께 집회를 종료했다. 국민저항본부는 2차 집회를 18일 오후 2시 대한문 앞에서 열기로 했다. 주최 측은 파면된 박 전 대통령의 2차 집회 참석을 추진할 계획이다.이날 집회에서는 참가자 일부가 과격한 행동을 보이거나 위험한 물건을 소지하다가 경찰의 제지를 받는 일도 있었다.서울 남대문경찰서는 박성현 자유통일유권자본부 집행위원장 등 2명을 특수공무집행방해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김모(20)씨 등 2명은 공무집행방해 혐의로 불구속 입건됐다. 경찰에 따르면 박 집행위원장 등은 이날 낮 12시께 서울 태평로파출소 앞에서, 소지하고 있던 휘발유를 뿌리기 위해 뚜껑을 열고 주머니에서 라이터를 꺼내 방화를 시도하며, 경찰관을 위협한 혐의를 받고 있다. 김씨 등은 박 집행위원장의 경찰 검거를 방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시청역 1번 출구 쪽에서 한 남성이 소지하고 있던 각목을 경찰에 압수당했다. 오후 3시2분께에는 참가자 일부가 휘발유를 들고 이동하다가 집회 주최 측의 주의를 듣기도 했다. 경찰은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기 위해 207개 중대 1만6,500여명을 배치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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