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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칼럼

매화 피는 봄은 왔지만......

황보문옥 기자 입력 2022.03.12 14:26 수정 2022.03.13 13:45

대구취재본부장 황보문옥

코로나19가 기승을 부리는 가운데 겨울은 서서히 꼬리를 감추고 말았다. 하루 빨리 코로나 기세가 꺾여 겨울과 함께 사라지기를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 봄매화가 피는 봄은 왔지만 마음은 봄을 느끼지 못하고 오미크론변종으로 불안하다.

벌써 남녘에서는 봄소식이 날아들고 있는데 우리의 마음은 아직도 겨울의 끝자락을 맴돌고 있다.

첫째, 방역패스 잠정중단으로 신중한 대응이 필요하다
지난 3월 1일부터 식당, 카페 등 다중이용시설에 방역패스가 잠정 중단 되는 등 방역관리가 대폭 완화된다. 방역당국은 효율적인 오미크론대응을 위해 방역체계를 개편한다고 발표했다. 이번 조치는 오미크론 대유행으로 고위험군 자율방역 중심으로 방역체계를 개편한다는 방침에 따른 것이다.

이번 방역체계에서 가장 눈에 띄는 것은 방역패스의 중단이다. 지난해 11월부터 시행한 방역패스는 그동안 효율성 논란이 제기되면서부터 마찰음이 생기게 되었다. 우여곡절 끝에 올 3월 1일부터 식당, 카페, 노래방, 실내체육시설 등 11종 다중시설과 50인 이상 행사시나 집회에 적용하던 방역패스가 모두 해제됐다. 사실상 QR코드 확인 절차도 없이 시설을 중심으로 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뿐만 아니라 의료기관, 경로당, 노인복지관 등 감염 취약시설과 청소년 방역패스도 모두 중단 됐다. 이런 가운데 방역패스가 중단됐다고 우리의 마음까지 봄 날씨처럼 풀어졌어는 안된다. 많은 국민의 목숨이 달린 팬데믹 시대에는 국민 모두가 뜻을 하나로 모으고 코로나에 신중하게 대처해야 피해를 줄일 수 있다. 방역패스는 중단으로 인해 코로나에 더욱 유연하게 대응하는 국민의 자세가 무엇보다 필요하다. 조급하게 서두르거나 위생에 철저하게 데응하지 못하면 코로나유행을 더욱 부추키는 역할이 되지나 않을지 염려스런 마음이 앞선다.

둘째, 매화 피는 봄은 왔다
봄이 되었지만 봄날 같지 않다는 느낌이 든다. 벌써 매화는 꽃봉오리를 터뜨리면서 봄을 맞이하고 있다. 요즘은 어디서나 매화를 보고 즐길 수 있다. 특히 대구의 국채보상운동기념공원에 가면 청매, 홍매, 백매의 매화들의 고고한 자태를 볼 수 있다.

매화향기는 맑고 그윽하다. 그 향기 따라 매화가 만발한 꽃길을 걷다보면 문득 지난날의 추억이 안개처럼 흐물거린다. 매화는 봄의 전령사로써 구실을 할 뿐 아니라 그윽한 매화의 성품은 지조와 절개, 맑음 등 군자가 추구하는 덕목과 상응 하는 것이어서 선비들은 누구나 매화를 특히 좋아하고 그 성품을 닮고자 노력했다.

매화를 지극히 사랑해 호까지 매월당이라고 지은 김시습은 이른 봄이면 언제나 매화를 찾아 산속을 헤매고 다녔다고 한다. 우리는 김시습처럼 그렇게 하지는 아니더라도 코로나로 지친 몸과 마음을 매화 향기로 씻어 내었으면 좋겠다.

셋째, 우리의 전통적 매화가 자라고 있다
매화하면 우리는 으레히 일본을 떠올리기 일쑤인데 우리의 전통적 매화가 자라고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해마다 봄이면 나그네들의 발길을 사로잡는 매화는 특히 산사에서 많이 자라고 있다. 전남 구례 화엄사 각황전 앞 홍매, 승주 선암사 고매, 양산통도사 홍매, 장성 백양사 홍매등이 대표적이다.

특히 화엄사 각황전 앞 홍매는 그중에서 유명하다. 그 색이 진하면서도 맑은 붉은색 꽃을 피우는 홍매는 홀꽃으로 아름답고 향기가 그윽하다. 이 홍매는 각황전을 증건할 때 1702년에 심은 것으로 수령이 300년을 넘는 다고 한다.

화엄사 부속 암자인 길상암 앞에는 더 오래된 매화나무가 있다. 450년 정도였다는 이 백매는 소박하면서도 자연스러우면서도 꽃은 작고 드문드문 피운다.

선암사에는 오래된 고매들이 많다. 원통진 앞 백매는 천연기념물 488호로 지정돼 있다. 특히 500년 정도된 고매로 유명하다 이렇게 우리의 땅에서 자라고 있는 전통적 매화가 있다는 것은 큰 자랑요 긍지이다.

넷째, 술렁이는 봄날은 간다
제20대 대통령 선거도 드디어 끝이 났다. 코로나로 불안한 마음처럼 누가 승리를 할지 예측 불허하던 선거도 무사히 치르게 됐다. 지지율 여론조사를 오르내리던 격차로 마음 졸였던 순간도 이미 지나가 버렸다.

코로나 시국으로 대규모 선거유세가 제한된 상황에서 흥행이 일어나다 보니 유권자의 눈과 귀가 후보들 간 합동 TV토론에 많이 쏠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당선된 대통령은 국정을 운영할 정책역량과 도덕성 뿐 아니라 진지함과 언어의 품위 또는 세계에 나가 우리나라를 대표할 국가지도자로서의 인품과 품격도 중요하다. 국정운영 책임자로써 정책역량과 또 정책분야의 최고 전문가를 발탁하는 능력, 용인술이 더 중요하고 생각 된다. 

새로운 대통령의 탄생과 함께 더불어 국민의 호응에 부응하는 지도자가 되기를 기원해 본다. 언제 코로나가 정점을 찍을지 모르는 불안하고 설레는 봄날은 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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