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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뉴스 정치

5·9 장미대선 ‘심야에 결판’

뉴시스 기자 입력 2017.04.06 15:20 수정 2017.04.06 15:20

문재인vs안철수, 5년여 ‘긴 갈등의 역사’문재인vs안철수, 5년여 ‘긴 갈등의 역사’

대통령으로 향하는 길목에서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가 연일 부딪치고 있다. 지난 대선에서 안 후보가 문 후보에게 야권 단일 후보 자리를 양보한 이후 5년 만에, 둘이서 대선을 앞두고 리턴매치를 벌이고 있는 것이다.두 후보에 대한 갈등의 역사는 짧지 않다. 시작점은 2012년 제18대 대선이다. 둘은 야권 후보 단일화 협상에 나섰지만 경선 방식을 놓고 끝내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이 과정에서 안 후보가 돌연 사퇴 선언을 해, 곡절 끝에 단일화는 성사됐지만 개운치 않은 뒷맛을 남겼다.실제 대선 과정에서 안 후보가 문 후보를 흔쾌히 도왔다고 보긴 어렵다. 안 후보는 사퇴 선언 후 2주가량 지나 문 후보를 돕겠다고 나섰으나, 당시 범야권 연대로 출범한 '국민연대'에는 불참했다. 여기에 안 후보가 대선 당일 투표 직후 미국으로 출국한다는 사실이 사전에 알려졌다. 문 후보 입장에서는 서운한 생각이 들 수 있는 대목이다.이를 두고 문 후보는 대담집에서 '안 후보가 2012년 대선 때 미국으로 떠나지 않았으면 어땠겠느냐'는 물음에 "많은 아쉬움들이 있지만 알 수는 없다."고 답한 바 있다. 그러나 안 후보는 이같은 문 후보 발언에 발끈했다. 그는 "동물도 고마움을 안다."며 "그런 말을 하는 것은 짐승만도 못한 것."이라고 불쾌감을 감추지 않았다. 안 후보 입장에서는 후보 단일화 협상이 조율되지 못하자 스스로 사퇴했고, 대선기간 내내 선거지원을 하지 않았느냐는 강변이다. 분명 안 후보도 이에 대해 할 말은 충분히 있는 것이다.둘 간의 갈등은 민주당 전신인 새정치민주연합에서 다시 분출됐다. 김한길 전 의원과 안 후보는 공동대표를 맡아 당을 이끌었지만, 2014년 7·30 재·보궐선거에서 참패하면서 사퇴 압박에 시달리게 된다. 이같은 지도부 교체 여론은 당연히 문 후보를 위시한 친노·친문 진영에서 주로 형성됐다.결국 안 후보는 7월31일 당시 김한길 공동대표와 함께 사의를 표명했고, 이후 문 후보가 당의 중심에 서게 됐다. 문 후보는 안 후보가 대표직에서 물러난 다음해인 2015년에는 2월8일 전당대회를 통해 대표직에 올랐다. 하지만 이번엔 안 후보를 비롯한 비문진영에서 문 후보를 흔든다. 당대표 취임 후 두 달여 만에 치른 4·29 재보선에서 '4대0'으로 완패하자 비주류로부터 퇴진 요구가 거세게 제기된 것이다. 여기서 문 후보는 이른바 '문·안·박(문재인·안철수·박원순)'연대를 제안했지만, 이에 안 후보는 거절했다.그러면서 안 후보는 '혁신 전당대회'를 주장했지만, 이번엔 문 후보가 수용하지 않았다. 양측의 갈등이 계속되자 결국 안 후보는 2015년 12월 탈당을 결심하면서, 두 사람의 사이는 완전히 금이 간 채로 남게 됐다.이후 민주당과 국민의당 전 현직 대표이자 당내 대주주로 신경전을 벌이던 두 사람은, 최근 민주당 경선 토론회를 계기로 다시 장외 설전을 벌인다. 문 후보가 "혁신에 반대한 분들이 당을 떠난 것."이라고 주장하자 안 후보는 "다들 나가도록 하면서까지 지키려고 했던 그 혁신안조차 제대로 지키지 않았다."며 "도대체 어떤 혁신을 하려고 했던 것인지 묻고 싶다."고 반박했다.이밖에도 두 후보는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 전부터 경선 과정에 이르기까지 상대를 향해 날을 세웠다. 문 후보가 '빅텐트', '제3지대', '반문연대' 등을 놓고 "정권교체를 반대하는 연대, 정권연장을 하는 연대."라고 하자 안 후보는 “본인만 정권교체라고 생각하는 교만함이 묻어나오는 표현."이라고 맞섰다.대선 과정에서 둘 간의 갈등은 극에 달하고 있다. 여기엔 양 후보 캠프도 가세했다. 문재인 캠프 송영길 총괄본부장이 안 후보의 호남 경선 압승 결과에 대해 "일종의 보조타이어 격으로 지지해 준 것."이라고 평가절하하자, 박지원 국민의당 대표는 "문 후보는 대선 기간에 펑크가 난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안 후보는 "그쪽(문 후보)이 폐타이어란 걸 자인한 것."이라고도 했다. 또 안 후보가 지난달 31일 박근혜 전 대통령의 사면과 관련해 "국민 요구가 있으면 사면 관련 위원회에서 다룰 내용."이라고 말하자, 문 후보 측은 즉각 '적폐세력과의 연대를 의미하는 것'이라고 공격하고 나섰다. 구 여권과의 연대설이 끊이지 않는 것과 관련해 안 후보를 적폐세력 프레임에 가두자는 전략이다.이밖에 문 후보 아들 문준용씨 특혜 채용 논란에 대해서는, 국민의당이 앞장서 의혹을 제기하고 있고, 국민의당 광주 경선 과정의 동원 의혹에 대해서는 민주당이 가장 강도 높게 공격하고 있다. 특히 최근 들어서는 두 후보의 지지율이 접전 양상이다. 앞으로 한달여 간 두 후보의 치열한 육탄전이 전개될 것을 예고하는 대목이다. '문재인 VS 안철수'의 기나긴 전쟁의 결말은 5월9일 밤 늦은 시각에 판가름 날 전망이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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