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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제철중 진학 두고 학부모 갈등 격화, 아이들도 출신 논란?

차동욱 기자 입력 2022.07.18 09:55 수정 2022.07.18 09:55

지곡 학부모, 포항교육지원청 앞 기자회견 ‘효자초 전면 배제’
효자 학부모, 집회서 포철중 진학 관련 대안 마련 촉구 예정
아이들도 갈등 조짐 "양보·배려보다 반목·비난 배울까 걱정돼"

본지가 지난 6월 30일자로 보도한 바 있는 포항제철중 진학을 둔 갈등이 해결은커녕, 치킨게임의 양상을 띠고 있다.

포항제철중 진학을 두고 포항 남구 효자동 학부모와 지곡동 학부모간 갈등이 격화하고 있다.

한편 각종 매체를 통해 연일 서로 비판하는 부모의 싸움을 바라보는 초·중학생들 사이에서는 이른바 '출신 논쟁'이 일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아울러 아이의 학습권과 교육권 보장이라는 근본적 목적보다, 극성 학부모의 감정싸움으로 전락했다는 비판도 나온다.

'지곡단지 학습권 회복을 위한 비상대책위(위원장 윤수원)'는 18일 오전 10시 포항교육지원청 앞에서 '포항효자초의 제철중 배정 전면 배제 요구'를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포항 남구 지곡동 승리아파트 입주자대표회의 등 지곡단지 소재 몇몇 아파트 입주자대표회의로 구성된 지곡단지 비대위는 사실상 포항제철 지곡초와 포항제철초 등에 자녀를 등교시키는 학부모로 구성돼 있다.

이들은 포화 상태에 다다른 포철중 학급 과밀화 해소를 위해 포항 효자초 학생들의 포철중 배정을 전면 배제하라고 요구했다.

이에 앞서 포항효자초 학부모로 구성된 '효자초중학교배정대책위(위원장 송재만)'는 지난 달 23일 포항교육지원청에서 집회를 갖고, 현행대로 효자초 학생 전원을 포철중에서 수용해달라고 요구했었다.

이들은 지곡단지내 위장전입과 학구위반이 수 십년 동안 팽배했음에도 불구, 지방자치단체와 교육당국이 불법을 방관한 탓에 생긴 학급 과밀화에 대한 책임을 애꿎은 효자초가 뒤집어쓰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더욱이 중학교 배정이 반 년도 채 남지 않은 시점에서의 갑작스럽고 일방적 진학 학교 변경은 '백년지대계'로 일컬어지는 교육의 상징적 의미를 생각했을 때 비연속적이고 폭력적인 갑질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효자초 배정대책위는 포철중의 학급 과밀화는 전국적 사회 문제를 등한시한 채 수요 예측에 실패한 교육당국의 안일함에 비롯한 문제라고 강조하고 있다. 이들은 19일 2차 집회를 통해 다시 한 번 교육당국 등에 포철중 진학과 관련한 대안 마련을 촉구한다.

효자초 배정대책위 관계자는 "등·하교시간 교통체증부터 포철중 여자화장실 포화 문제, 학교 급식실 곰팡이 등과 관련해 근거없는 유언비어가 퍼지면서 모두 효자초에서 진학한 학생들 때문에 생긴 일이라는 무논리가 판치고 있다"며 "효자초 학부모들이 왜 위장전입이나 학구위반처럼 불법 행위를 저지르는 사람들보다 더 못한 사람들이 됐는지 답답하다"고 말했다.

중학교 진학을 놓고 '효곡동(효자+지곡)'이라는 하나의 행정동 안에서 일어나고 있는 학부모들의 갈등과 반목은 아이들에게까지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포철중 학생들 사이에서도 출신 지역과 관련해 갈등 조짐이 일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학부모들 사이에서는 정작 이 같은 사태에 책임을 져야 할 교육당국과 지자체는 상황을 방관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비판도 제기되고 있다.

포철중 학부모는 "포항교육지원청과 포스코교육재단, 포항시는 모두 무책임하게 빠지고 결국 엄마들 싸움이 됐다"며 "좋은 것만 보고 커가야 할 아이들이 이번 학부모들의 갈등을 지켜보면서 양보와 배려보다 반목과 비난과 같은 부정적인 감정만 배우는 건 아닐지 걱정된다"고 말했다.

올해 포철중 학급 수는 62학급(일반 60, 특수2)으로, 오는 2025년에는 72학급까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차동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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