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원이 포항시가, 독점 운영하는 시내버스회사 한 곳에 수 십억 원의 보조금을 과다하게 준 것으로 지난 20일 밝혔다.
감사원은 포항의 시내버스 운영 관련 보조금 산업과 지급 등에 대한 공익감사 청구에 따라 2017년~2020년까지 보조금 지원 실태를 감사했다.
이번 감사는 청구인 등 2764명의 국민제안을 통해 이뤄졌다. 이들은 포항시가 ①시내버스 운영 관련 보조금 산정과 지급 ②마을버스 운영업체 설립과 운송면허 양도 ③전기버스 구매과정 등에서 불법 특혜 의혹이 있다며, 지난 2021년 9월 15일 감사원에 공익감사를 청구했었다
이에 감사원은 3개 청구 사항을 검토하고 ‘① 시내버스 운영 관련 보조금 산정과 지급’에 대해 감사를 실시하기로 결정하고, 나머지 2개 사항에 대해서는 공익감사청구 처리규정 제20조(감사청구가 이유 없거나 감사의 필요성이 인정되지 않는 경우 등 기각)에 해당 해 종결처리한 후, 지난 2022년 3월 15일 이를 청구인에게 회신했다.
감사 결과문에 따르면 포항시장은, 담당 부서나 용역업체 등의 반대에도 버스회사에 유리하게 차량 감가상각비를 중복 계상하도록 해 4년간 47억 6000만 원을 과다 지급하게끔 지시했다는 것이다.
이에 포항 시장은 감사원 조사에서 "보조금 제도 변경 보고를 받으면서 감가상각비 중복계상으로 보조금이 과다 지급된다는 보고를 받은 바 없고, 만약 그런 보고를 받았더라면 법령 위반 논란이 발생할 수 있으니 채택하지 말라고 지시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감사원은 여러 직원 진술을 고려해, 시장 측 주장을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밝혔다.
또 포항시는, 버스회사가 임의로 감차 운행했음에도 점검하지 않았고, 인건비를 산정하면서 실제 운행가동률을 가감하지 않아 14억 8000만 원을 더 지급한 것으로도 나타났다.
버스회사에 보조금을 지급하기 위해 매년 표준운송원가를 산정하면서 구성항목을 중복하거나 누락 하는 등 제대로 산정하지 않았다.
또한 버스회사는 연 평균 1400개(6억 4000여만∼6억 8000만원)의 타이어를 구입하면면서 입찰을 통한 경쟁계약을 하지 않고, 인근 지역 시내버스회사보다 개당 7만∼18만 원 비싸게 수의 계약했다.
이에 감사원은 행정안전부 장관에게 포항시장에 대해 엄중 주의를 촉구하도록 하는 등 6건의 감사결과를 통보했다.
또 포항시장에게는 이중·과다 지급한 보조금에 대해 환수방안을 마련하고 관련 업무를 철저히 하라고 주의했다.
이에 따라 포항시는, 감사 결과에 따라 차량 감가상각비, 운행실적 미점검 등으로 인한 보조금 중복·과다 지급분에 대해 환수방안을 마련하기로 했다.
또 시장의 감가상각방법 채택에 대한 부당 지시에 따른 주의 처분에 대해 "부당지시 사실이 없다"며 내부 검토를 거쳐 재심의 청구 등을 검토하기로 전해진다.
한편 포항시는, 작년 11월 시의회 의결을 거쳐 '포항시 대중교통 운송사업의 재정지원 등에 관한 조례'를 마련, 재정지원 지급 기준을 세밀화하고 관리·감독 권한을 강화했었다.
또 중복 지급된 저상버스 감가상각비 등 일부 지적사항에 대해 이미 환수를 마쳤고, 타이어 구매 방법을 수의계약에서 조달 입찰방식으로 변경했다.
포항시 관계자는 "이번 감사를 계기로 버스 공공성과 재정지원 합리성이 균형을 이루도록 업무처리에 있어 세심함을 기울이겠다"고 밝혔다. 김봉기·차동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