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 현장의 이른바 ‘건설 조폭’노조 위원장에, 검찰이 징역형을 구형했다.
대구지법 제6형사단독(판사 문채영)은 3일, 공갈 혐의로 구속 기소된 한국노총 산하 노동조합위원장 A(68)씨에 대한 첫 공판을 진행했다.
이날 A씨와 변호인은 공소사실을 모두 인정하고 증거에도 모두 동의했다. 재판부는 변론을 종결했고 검찰은 A씨에게 징역 4년을 구형했다.
최후변론에서 A씨측 변호인은 "제대로 된 노동 활동을 해보자 해서 건전 노조로 활동했다. 노조원이 자꾸 이탈해 노조원 수가 적다 보니 어쩔 수 없이 이런 범행에 가담하게 됐다"며 "원하지는 않았지만 노조를 유지하려다 보니 불가피하게 이런 일이 일어난 것이 아닌가 싶다. 대단히 잘못됐고 깊이 반성하고 있다"며 선처를 탄원했다.
최후진술에서 A씨는 "조합이 어렵다 보니 이렇게 됐다"며 "반성하고 있다. 선처 부탁한다"고 했다.
이 사건을 계기로 해당 노조는 지난 3월 3일 해산됐다. A씨는 셔틀버스를 운전하며 생계를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에 따르면 A씨는 지난 2018년 7월~작년 8월까지 대구·경북 지역 철근·콘크리트 시공업체 15개 및 관계자들을 상대로, 공사 현장의 안전 규정 위반 여부가 명확하지 않은 사항을 노동청에 고발하거나 고발할 듯이 협박해, 총 20회에 걸쳐 발전기금 등 명목으로 합계 4420만 원 갈취한 혐의다.
또한 A씨는 노조원이 19명에 불과함에도 조합원 수를 1010명으로 신고하고, 상급 단체인 한국노총 소속임을 내세워 마치 거대한 배후가 있는 것처럼 행세했다. 피해 회사들이 입금한 발전기금, 노조전임비 등 노조 명의 계좌로 입금된 돈의 약 80%를 A씨가 사적으로 사용했다.
A씨는 셀프 추천을 통해 본건 노조 명의로 '명예산업안전감독관'지위를 취득한 후, 원하는 공사현장에 임의로 출입하면서 고발에 사용할 사진을 촬영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사진에는 근로자가 휴식을 위해 안전 장비를 일시 해제하거나, 안전설비 대체 과정에서 일시적으로 안전설비가 공백인 순간이 담겼다.
선고 공판은 다음 달 14일 오후 1시 50분 진행 예정이다. 김봉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