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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뉴스 문화/건강

백색증 ‘인간 사냥’ 성행

뉴시스 기자 입력 2017.06.18 17:22 수정 2017.06.18 17:22

아프리카 동·남부, 수천달러에 밀매아프리카 동·남부, 수천달러에 밀매

아프리카 말라위에 살고 있는 길버트 다이어는 지난 3월초 어느 날 밤에 자다가 누군가 드릴로 벽을 뚫는 소리를 들었다. 그는 잠결에도 자신을 죽이러 온 사냥꾼들이라는 확신이 들었다. 그의 아내가 소리를 질렀고, 그 소리를 들은 이웃들 덕분에 사냥꾼의 공격으로부터 목숨을 건질 수 있었다. 그러나 다이어는 그날 이후 집에서나 밖에서나 자신의 안전을 장담하기 어렵다고 느끼고 있다. 그는 현재 사냥꾼들이 분명히 다시 올 것이라는 두려움에 떨고 있다. 다이어는 백색증(Albinism)을 앓고 있다. 백색증은 멜라닌 색소의 분포와 합성 대사과정에 결함이 생겨서 출생 시부터 피부와 머리카락, 홍채에 소량의 색소를 가지거나 전혀 없는 희귀 유전질환을 말한다. 최근 말라위를 비롯해 아프리카 동부와 남부 일대에서 백색증이 있는 사람을 마치 가치있는 상품처럼 거래하고 있다고 로스앤젤레스타임스가 최근 보도했다. 마치 코끼리나 코뿔소처럼 백색증인 사람을 사냥한 뒤 죽여서 국경지대에서 수천 달러에 밀매하고 있다. 탄자니아, 말라위, 모잠비크 등에서는 백색증을 앓고 있는 사람을 죽이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들의 신체 일부를 제사 의식에 사용하면 부와 성공, 권력, 성적 쾌락 등을 가져온다는 미신 때문이다. 특히 어린이들이 이런 상황에 취약하다. 국제앰네스티에 따르면 2014년 이후 최소 20명의 백색증 말라위인들이 살해됐다. 그러나 국제 인권운동가들은 실종된 이들이 많기 때문에 실제 살해된 이들은 더 많을 것으로 보고 있다. 탄자니아에서는 지난 2000년 이후 최소 75명이 살해됐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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