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15일 경북대병원에서 장태희씨가 뇌사장기기증으로 4명의 생명을 살리고 하늘나라로 떠났다.<한국장기조직기증원 제공>

지난 15일 경북대병원에서 장태희 씨(29, 여)가 뇌사 장기기증으로 4명의 생명을 살리고 하늘나라로 떠났다.

31일 한국장기조직기증원에 따르면 장 씨는, 지난 5월 20일 평소 자주 찾던 카페로 차를 타고 가던 중 교통사고가 나, 병원에서 치료 받았으나 끝내 의식을 회복하지 못하고 뇌사 상태에 이르렀다.

장 씨 가족은 뇌사 상태가 됐으나 아픔 속에서 간절히 이식을 기다리는 또 다른 생명을 살릴 수 있다면 좋은 일이라고 생각했다.

또한 한 달, 두 달, 1년이 지난 뒤 딸의 몸 일부라도 어디선가 살아 숨 쉬고 있다는 게 조금의 위로가 될 것 같아 기증을 결심했다.

이에 따라 장 씨는 뇌사 장기기증으로 심장, 간장, 신장(좌·우)을 기증해 4명을 살렸다.

장 씨 가족은 장씨가 생명나눔을 실천한 뉴스를 보며 "죽으면 한 줌의 흙으로 돌아가는데 나도 좋은 일 할 수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던 것을 기억하며 '유언'처럼 그 뜻을 이뤄주고 싶었다고 전한다.

한편 칠곡에서 태어난 장 씨는 평소 차분하고 조용한 성격으로, 본인보다 늘 남을 먼저 배려하는 자상한 성격의 소유자였다.

그림 그리는 것과 프랑스 자수를 좋아하며, 디자인 전공 후 가게를 준비하고 있었다.

장 씨 어머니 한정예씨는 "사랑하고 사랑하는 내 딸 태희야. 다음 생애에는 더 밝고 씩씩하게 긴 생을 가지고 태어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문인성 기증원장은 "사랑하는 가족을 떠나보내야 하는 힘든 순간에 또 다른 아픈 이를 위해 기증을 선택하기는 대단히 어려운 일"이라며 "기증자가 존경받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전했다. 이재명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