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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용 대마’는 자기건강 선택권 문제죠”

뉴스1 기자 입력 2017.07.09 15:19 수정 2017.07.09 15:19

합법화 시민단체 강성석 목사 “환자고통 종교인으로 소명의식”합법화 시민단체 강성석 목사 “환자고통 종교인으로 소명의식”

“준비모임 때 경찰이 우리를 잡아가는 것 아니냐 걱정하는 분도 있었죠. 우리나라에서 ‘대마’의 ‘대’자도 금기구나 생각했어요.”강성석 목사(38)는 ‘의료용 대마 합법화 운동본부’(운동본부) 창립을 준비하며 있었던 일을 떠올리며 씁쓸한 웃음을 지어보였다. ‘대마 합법화’를 주장한다는 점 때문에 이같은 오해와 편견에 시달렸다고 토로했다.국내에서 처음으로 의료용 대마 합법화를 위한 시민단체가 지난달 29일 태동했다. 10여년 전 문화예술 모임을 중심으로 관련 기자회견을 진행한 적은 있지만 상설단체가 설립된 것은 처음이다.강성석 목사는 지난해부터 영어로 된 의학 논문을 읽고, 해외 합법화 사례를 연구하고, 홈페이지를 개설해 시민회원을 모집하는 등 시민단체 설립을 꾸준히 준비해온 인물이다. 이전에는 경남 창원의 한 이주민센터에서 이주노동자와 결혼이주여성을 상대로 목회활동을 했다.평범한 목회자였던 그가 갑자기 대마잎이 그려진 녹색 피켓을 든 사연이 궁금했다.강 목사는 2년 전 이주센터에서 10kg 쌀 포대 수백개를 나르다 허리디스크가 악화돼 병원에서 긴급수술을 받았다고 한다. 수술 후 2주 동안 신경외과 병동에 있으며 장기입원해 있는 다른 환자들이 통증에 고통스러워하는 모습을 가까운 곳에서 바라봤다.강 목사는 “목이나 허리가 부러진 중환자는 새벽이 되면 진통제를 놔달라고 간호사를 부르곤 했다”며 “아편 성분으로 만든 진통제를 맞다 보니 거기에 중독되는 경우가 있었다”고 당시 상황을 떠올렸다. 그가 미국과 캐나다 등에서 의료용 대마가 이미 합법화돼 일반 진통제를 대체한다는 기사를 처음 접한 것도 그때였다. 강 목사는 의료용 대마의 효용성을 강조했다. 대마가 각종 암, 파킨슨병, 뇌전증, 치매, 우울증 등 질병에 효능이 있다는 의학 논문만 미국에 1만5000건이 넘는다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 그는 국회와 보건복지부, 식약처 등을 상대로 관련법 개정 및 개선대책을 마련할 것을 요청할 계획이다. 하지만 법·제도적 문제보다 더 큰 걸림돌은 대마를 ‘사회적 금기’로 바라보는 국민정서다. 운동본부를 소개한 기사에는 ‘얼른 저 목사 경찰이 잡아가라’는 내용이 댓글로 달렸고, 그가 홈페이지에 공개한 전화번호로는 하루에 수통씩 욕설 전화가 오기도 한단다.강 목사는 궐련 형태로 말아 피우는 대마와, 알약·연고·패치 등 형태로 제작되는 의료용 대마를 구분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몇몇 환자들에게 대마 합법화는 생존의 문제”라며 “치료를 위해 해외에서 의료용 대마를 들여오려다가 마약사범으로 몰린 경우도 많이 봤다”고 말했다.그러면서 그는 “한국인이기 때문에 자기건강 선택권이 없다는 건 말이 안 된다고 생각한다”며 “물론 당장 의료용으로 합법화는 쉽지 않을 것이다. 5~10년 정도 걸릴 것으로 예상한다”고 했다. 현재 운동본부에는 20대 대학생부터 85세 어르신까지 다양한 연령대 시민 30여명이 참여하고 있다. 이들 중에는 의료용 대마 처방이 필요한 환자를 곁에 둔 보호자도 있다. 강 목사는 “준비모임 때 머리 하얀 노인 세분이 있어서 어떻게 알고 오셨을까 깜짝 놀랐다”며 “그분들이 70년대 이전 시골에서는 자유롭게 대마를 재배하곤 했다는 이야기를 해주셨다”고 전했다.운동본부는 ‘의료용 대마 생존의 문제, 모두를 위한 의료용 대마’라는 슬로건으로 의료용 대마에 대한 사회적 인식을 바꿀 캠페인을 진행하는 한편, 의료용 대마 필요 환자와 환자가족, 전문가 등으로 구성된 지지모임을 꾸릴 계획이다.강 목사는 “우리나라에서는 10년 동안 관련 운동이 전무했지만, 해외에서는 종교계가 의료용 대마 합법화 운동을 펼쳤다”며 “종교인으로서 사회적 소명을 가지고 합법화 운동을 시작했다. 앞으로 얼마나 걸릴지는 모르지만 사회적 인식을 바꾸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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