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충제 계란 파동에 제빵업체들이 반사이익을 누리고 있다. 올해 초 조류인플루엔자(AI) 탓에 올랐던 계란가격이 급락하면서 원가 부담을 덜었다.제빵업체들은 계란 사태 때 안전성을 입증하면서 소비자 신뢰도도 높아졌을 것으로 기대했다.그러나 일각에서는 상황을 낙관하긴 이르다고 평가했다. 계란 가격은 변동 폭이 크고 언제든 다시 반등할 수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살충제 계란 사태 후 원가 부분에서 부담이 감소한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가격 흐름이 이어질지는 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계란 가격 '194→167원'…제빵업체, 원가절감 효과↑= 28일 대한양계협회에 따르면 계란(특란 기준) 가격은 지난 6월 평균 194원에서 이달 16~24일 167원으로 14%가량 낮아졌다.살충제 계란 사태로 소비가 줄면서 가격 하락이 나타났다. 앞서 국내 산란계 농가에서는 닭에 사용이 금지된 '피프로닐'을 비롯해 '플루페녹수론'과 '에톡사졸'·'피라다벤' 등의 성분이 발견돼 계란 판매가 중단됐다.농림축산식품부가 조사 후 안정성이 입증된 계란을 중심으로 공급을 시작했지만 판매량은 저조하다. 서울 서대문구의 대형마트 관계자는 "살충제 계란 사태 이후 관련 매출이 뚝 떨어졌다"고 말했다.반면 파리바게뜨와 뚜레쥬르 등 달걀을 필수재료로 하는 식품업체들은 반사이익을 누리고 있다. 올해 초 AI사태 후 급등했던 계란 가격이 안정세로 돌아선 영향이다. 제빵의 경우 달걀이 원가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5%를 웃도는 것으로 알려졌다.더욱이 그동안 사용했던 계란도 문제가 없는 것으로 밝혀지면서 소비자 신뢰도 높아졌다는 평이다.실제 제과 제빵 브랜드인 SPC삼립의 주가는 살충제 계란 사태 다음 날인 16일 14만7500원으로 52주 신저가를 기록했지만 25일에는 15만8500원까지 올랐다.SPC삼립 관계자는 "제품에 대한 안전성과 원가 절감 효과가 나타나면서 주가가 빠르게 회복하고 있다"며 "소비자 불안이 해소되면 판매량도 늘어날 것"이라고 기대했다. 뚜레쥬르를 운영하는 CJ푸드빌 관계자도 "AI 사태로 올랐던 계란 가격이 하락하면서 원가 절감 효과가 나타난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가격 흐름 더 지켜봐야"…실적 개선 미지수= 계란 가격 하락으로 제빵·제과업체의 원가 부담이 줄었지만 올해 실적이 나아질 수 있을지는 아직 미지수다.계란 가격의 변동 폭이 크고 언제든 흐름이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 맹독성 살충제인 DDT 성분이 발견된 산란계는 모두 폐기하고 있다. 추가로 산란계 농장에서 DDT 성분이 나오면 계란 공급량이 감소할 수도 있다.살충제 계란으로 위축된 소비심리가 언제쯤 회복할지도 변수다. 먹을거리에 대한 불안감이 이어질수록 판매 부진이 나타날 가능성이 크다.한 업계 관계자는 "소비심리가 살아나고 판매량이 늘어야 원가 절감에 따른 효과를 누릴 수 있다"며 "계란 가격 흐름이 이대로 지속할지가 관건"이라고 설명했다. 다른 관계자도 "계란 가격 외에도 다른 식자재가 많다"며 "상황을 복합적으로 봐야 한다"고 분석했다.일각에서는 추석 연휴가 중요하다고 판단했다. 수요가 급증하는 시기라 소비 심리를 알 수 있다. 수요에 따라 계란 가격이 오를 가능성도 크다.한 식품업계 관계자는 "추석 연휴를 기점으로 계란 가격에 대한 흐름이 달라질 수 있다"며 "시기를 두고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