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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뉴스

이현세 화백 초청, 국제교류 주간 경주중학교 명사 특강

김경태 기자 입력 2024.07.15 11:11 수정 2024.07.15 12:16

‘삼국지와 리더쉽’주제 강의, 각별한 후배 사랑

↑↑ 경주중, 국제교류 명사초청 강연회-이현세 화백 초청 특강<경주교육지원청 제공>

경주중학교가 2024년 국제교류주간을 맞이하여 학생에게 중국 문화의 이해와 국제 사회의 주역으로 성장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하고자 각 분야 전국 최고 명사를 초빙해 운영하는 ‘명사특강’을 진행하고 있다. 

지난 12일에는 학교 괘정관에서 경주중(31회)과 경주고(22회) 졸업생인 이현세 화백을 초청, ‘삼국지와 리더십’이란 주제로 전교생 400여 명과 학부모들이 참석한 가운데 성황리에 열렸다. 이 행사에는 경주중 출신(29회) 대한민국 탁구 지도자의 신화 강문수 감독, 이현세 화백과 경주중·고 동기인 도정근 씨(전 경주고 교장)도 참석했다.

박진홍 경주중 교장은 이화백 약력을 소개하면서 “젊은 작가의 소유물로 여겨졌던 웹툰에 도전해 최근 최고령N사 웹톤 신인왕이 된 사연을 공개하면서 끝없이 도전하시고 성취하는 선배의 그 정신을 후배도 본받아 가슴에 새겼으면 좋겠다. 그리고 우리나라 만화계의 새로운 지평을 연 ‘공포의 외인구단’은 그 당시 전국 국민 필독서로 여겨졌다”며 20대 혈기왕성한 시절부터 나이 일흔이 가까워도 여전히 현역에서 왕성하게 활동하고 있는 이 화백을 자랑스러워했다.

도정근 전 경주고 교장은 “이화백은 드라마 야인시대 시라소니를 열연했던 조상구 씨와는 경주고 동창이자 절친 사이었다”며 “이 화백은 원래 장래 희망이 화가였고 그래서 그런지 미술시간에 정물화를 그릴 때 남들은 한 시간도 부족했는데 이화백은 10분 안에 입이 딱 벌어질 만큼 잘 그렸다”고 회상했다.

이현세 화백은 만화작가 지망생과 매년 진행하는 캠프에서 단체로 입는다는 만화 캐릭터 티셔츠에 재킷, 브라운색 코튼바지 차림으로, 여전히 청춘의 향기와 함께 강의에 대한 열정, 왕성한 지식으로 딱딱하지 않게 이날 특강에 진행했으며 특히 직접 그린 삼국지 만화 PPT 화면 자료를 보여주며 학생들의 상상력을 풍성하게 이끌어 냈다.

이현세 화백은 이 자리에서 조조와 유비, 손권 등 중국 후한시대 황제들의 리더십을 살펴보고 제갈량과 사마의의 지략대결, 적벽대전 등 다양한 역사적 사건을 소개했다. 이 화백은 “약 1800여 년 전의 고대 군주들의 리더십은 현대사회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여전히 유효하며, 이들의 이야기를 통해 우리가 갖춰야 할 리더로의 덕목과 경계해야 할 요소가 무엇인지 유념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현세 화백은 삼국지 중 가장 좋아하는 인물은 조자룡이며, 아무런 스캔들이 없었는데 그 만큼 자기관리가 철저한 인물이지만 최고의 무장은 역시 여포라며 여포는 여자를 너무 아껴서 망한 장수라 하여 웃음을 자아냈다.

“혹시 자신의 묘비명에 남기고 싶은 말이 있냐?”는 질문에는 “바람처럼 살았다. 나는 자유다”라는 말을 남겼다.

자신의 좌우명은 “‘진인사대천명’(盡人事待天命:혼신을 다하고 하늘의 뜻을 기린다)이라며 삼국지에 많은 인물이 등장하는데 이중 천재는 제갈공명 한 명뿐이고, 나머지 인물들은 수재인데, 북벌과 정치에서 한 번도 패배한 적이 없는 제갈공명이 천재인 이유는 뭐든지 포기하지 않고 최선을 다하기 때문”이라며 “공부도 마찬가지로 수재가 되려면 최선을 다하고 포기하지 않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두 시간 동안 열린 경주중학교의 특강을 마친 후 이어진 경주고 학생을 대상으로, 'AI의 진격과 나의 도전'이란 주제로 진행된 특강에서는 끝없는 변화와 도전을 멈추지 않는 이화백의 모습을 엿볼 수 있었다. 

그는 특강에 앞서 수봉학원 설립자인 수봉 이규인 선생 동상과 6·25전몰학도병 추념비에 묵념과 헌화 하며 “일제강점기에 일제가 식민지 우민화 교육정책을 펴, 조선인들이 배움의 터전을 갖지 못함에 통분한 수봉 이규인 선생께서 ‘교육을 통해 구국을 하겠다’는 의지로 세워진 모교에 와서 특강을 하게 되어 더 뜻깊은 자리가 됐다”라고 했다.

경주중·고 특강을 모두 마친 후에는 경주고 역사관을 둘러보고 만화스케치를 해서 기증하고, 경주중·고 교사들과 차담회를 가지며 직접 가져온 펜으로 만화캐릭터와 함께 사인, 기념촬영을 해 주는 등 자상한 면모를 보이기도 하여 교사들로부터 큰 호응을 받았다.
 
한편 이현세 화백은 울진에서 출생해 경주에서 성장했으며, 경주중·고를 졸업한 후 1974년 서울에 올라가 78년 만화 ‘저 강은 알고 있다’로 데뷔했으며 이듬해 발표한 ‘시모노세끼의 까치머리’에서 자신의 대표 캐릭터인 까치를 처음으로 등장시켰다. 

그리고 1983년 선보인 ‘공포의 외인구단’으로 ‘이현세 붐’을 일으켰고 ‘지옥의 링’, ‘사자여 새벽을 노래하라’, ‘남벌’, ‘아마게돈’, ‘며느리 밥풀 꽃에 대한 보고서’, ‘천국의 신화’ 등 다수의 대작을 발표하며 거장의 반열에 올랐다. 최근에는 베스트셀러 ‘만화 한국사 바로 보기(전12권)’, ‘만화 세계사 넓게 보기(전15권), ’만화 삼국지‘ 등으로 어린이 역사 만화의 새 지평을 열기도 했다.

또한 한국만화영상진흥원 이사장, 제23대 한국만화가협회 회장, 문화콘텐즈대표 교수 등을 역임한 그는 그 동안의 공로로 아시아 만화인 대회 특별상, 대한민국문화예술상, 대한민국만화대상, 한국만화문화상 공로상, 고바우만화상 등을 수상했으며 현재는 세종대 인공지능융합대학 창의소프트학부 만화애니메이션텍 석좌교수로 재직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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