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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기자수첩

방치된 장기 주차 차량, 경주시는 왜 손을 놓고 있는가?

김경태 기자 입력 2024.09.25 07:53 수정 2024.09.25 07:56

김경태 사회 2부장

↑↑ 김경태 사회2부 부장(경주 담당)

경주 공영 주차장 내 장기 방치된 차량 문제가 좀처럼 해결되지 않고 있다. 지난 7월에 개정된 주차장법에 따라 지자체는 1개월 이상 방치된 차량에 대해 단속 및 견인 조치를 할 수 있는 법적 권한을 부여받았다.

그러나 경주시는 이를 사실상 방관하며, 공영 주차장이 일부 개인 ‘차고’로 전락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는 단순한 주차난 문제를 넘어, 공영 주차장의 효율적 이용과 공공질서가 심각하게 훼손되고 있음을 의미한다.

주차장법 개정의 취지는 분명하다. 공영 주차장의 자원이 특정 개인에 의해 독점되는 것을 방지하고, 이를 시민과 관광객이 공평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관리하라는 것이다. 하지만 경주시는 법적 권한을 부여받고도 이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고 있다. 몇 달에서 해를 넘기며 공영 주차장을 점유하고 있는 장기 주차 차량들은 공공의 자산이 사적으로 사용되는 대표 사례다.

이런 현상에 대한 경주시의 해명은 언제나 '인력 부족'과 '차량 소유주 확인의 어려움'으로 귀결된다. 하지만 이 같은 이유는 더 이상 핑계로 작용할 수 없다.

특히, 법이 개정되면서 다른 지자체들은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지만, 이에 비해 유독 경주시는 지나치게 소극적 태도로 일관하고 있다. 공공 자원을 방치하고 관리하지 않는 것은 단순한 무책임을 넘어, 시민과 관광객 권리를 침해하는 행위로 볼 수 있다.

공영 주차장은 공공 자산이다. 이는 지역 주민뿐 아니라, 경주를 찾는 수 많은 관광객도 함께 이용해야 하는 시설이다. 하지만 현재 경주시의 공영 주차장은 오랜 기간 방치된 차량들로 인해 본래의 기능을 상실하고 있다. 이로 인해 주차 공간이 필요한 시민은 제때 주차 할 공간을 찾지 못하고 있으며, 방문객 또한 불편을 겪고 있다.

주차 문제는 단순한 불편을 넘어 지역 경제에도 영향을 미친다. 특히 주요 행사나 관광 시즌에는 주차 공간 부족으로 방문객이 불편을 겪을 경우, 경주에 대한 이미지도 타격을 입게 될 것이다.

더 큰 문제는 공공질서 붕괴다. 공영 주차장이 마치 개인 주차장처럼 장기적으로 이용되는 상황이 계속되면서, 공공의 이익을 우선해야 할 경주시의 역할이 무색해지고 있다. 공영 주차장의 본래 취지는 효율적이고 공정한 이용에 있다. 이를 방치하는 것은 도시의 질서를 저해할 뿐만 아니라, 공공의 신뢰를 무너뜨리는 일이다.

경주시는 이 문제를 더 이상 방관해서는 안 된다. 법적 근거가 마련된 만큼, 법이 주어진 권한을 활용해 강력한 법 집행 의지를 표명하고, 공영 주차장의 효율적 사용을 방해하는 요소에 대해 신속히 조치를 취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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