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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 vs AI’ 스타 격돌

뉴스1 기자 입력 2017.10.31 17:10 수정 2017.10.31 17:10

인간대표 송병구, 4연승 ‘인공지능 가뿐히 제압’인간대표 송병구, 4연승 ‘인공지능 가뿐히 제압’

인간과 인공지능(AI) 간의 스타크래프트 대결은 인간대표인 프로게이머 송병구 선수(29)의 손쉬운 승리로 막을 내렸다. 그러나 AI도 세심한 전략과 화끈한 병력 컨트롤을 앞세워 수준 높은 경기력을 선보였다.31일 오후 서울 광진구 세종대학교 학생회관에서는 '인간 VS 인공지능' 스타크래프트 대회가 진행됐다. 스타크래프트는 90년대 후반부터 우리나라에서 엄청난 인기를 끈 전략시뮬레이션 게임으로, 최근 그래픽이 대폭 향상된 '리마스터' 버전이 출시되며 제2의 전성기를 누리고 있다. 현장에 마련된 300개 좌석은 프로게이머와 세계 1위 인공지능의 대결을 눈으로 직접 지켜보러 온 관중으로 행사 시작 전부터 금세 동났다. 학생들은 수업을 마친 뒤 편안한 옷차림으로 경기장을 속속 찾았다. 쉽게 찾아볼 수 없는 이색경기에 취재열기도 뜨거웠다. 경기는 인터넷방송 아프리카TV를 통해 실시간 중계방송됐다. 이번 대회에 출전한 스타크래프트 AI는 모두 4개다. 전세계 1위 ZZZK(호주)와 2위 TSCMO(노르웨이), MJ봇(한국), 페이스북에서 만든 체리피(CherryPi) 등이 출전해 송병구 선수와 세종대 재학생 등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한국 인공지능 'MJ봇'은 국내 인공지능 가운데서는 최고의 실력을 갖췄다.인간과 AI 간의 첫번째 경기가 시작된 지 3분 만에 관중석에서 함성이 쏟아졌다. 세종대 김경중 교수팀이 개발한 MJ봇(테란)이 이승현 세종대 학생(프로토스)의 정찰일꾼을 마린 1기를 이용한 현란한 컨트롤로 잡아낸 것이다. 이 순간 관중은 "우와와" 함성을 지르며 박수갈채를 쏟아냈다. 스타크래프트 AI는 사전경기로 열린 일반인과 6번의 대결에서 단 한 차례만 패했다. 바둑으로 인간을 제압한 '알파고'처럼 세밀한 경기를 펼치지는 못했지만, 물량생산이나 병력 컨트롤만큼은 잠재력이 충분했다. 또 AI는 초반에 경기를 끝내기 위해 4드론 저글링 전략을 짜오는 등 준비된 모습도 보였다. '총사령관'이라는 별칭으로 유명한 프로게이머 송병구 선수도 AI의 모습에 기대된다는 반응을 보였다. 송 선수는 경기 전 "참가했던 어떤 대회보다 긴장되고 떨린다"며 "이런 부분이 제가 AI에게 불리한 점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하지만 뚜껑이 열리자 프로게이머와 AI 간의 실력차가 뚜렷했다. 1경기에서 MJ봇(테란)이 입구를 막고 병력을 늘려가자 송 선수는 셔틀, 리버 컨트롤로 상대방을 요리했다. MJ봇은 순식간에 일꾼과 병력 10여기를 잃고 힘이 빠졌다. 송 선수는 더는 시간을 주지 않고 병력을 몰아 상대 본진을 초토화했다. 약점이 보이지 않는 인간대표에 맞서 2경기와 3경기에 각각 출전한 ZZZK(저그)와 TSCMO(저그)는 4드론 전략을 꺼내 들었다. 초반에 병력을 휘몰아쳐 게임을 끝내겠다는 계산이었다. 그러나 상대가 일반인이었다면 가능했겠지만, '총사령관'에게는 먹히지 않았다.송병구 선수는 달려온 저글링을 질럿과 일꾼 등을 활용해 침착히 막아냈다. 적진영으로 정찰 간 일꾼으로는 상대 일꾼을 잡아내는 섬세한 컨트롤을 구사하기도 했다. 예상치 못한 상황에 두 AI는 계속해서 저글링 병력을 보냈지만, 입구를 철통같이 막은 송 선수 앞에서는 무용지물이었다. 순식간에 스코어는 3:0까지 벌어졌다.마지막으로 출전한 체리피(저그)도 똑같이 4드론 전략을 선보였지만, 앞서 패배한 다른 AI들과 같은 모습을 연출했다. 무난히 공격을 막은 송 선수는 공중유닛인 스카우트까지 생산하며 승리의 세레머니를 펼쳤다. 4경기를 치르는 데 걸린 시간은 모두 합쳐 30분을 넘지 않았다. 송 선수는 경기가 끝난 뒤 "첫경기에서 정찰을 하는데 꼼꼼하게 컨트롤도 해서 사람과 하는 느낌이 났다"며 "섬세한 면에서 미흡한 부분이 보여 그 부분을 파고들었다"고 소감을 밝혔다.세종대에 따르면 스타크래프트 AI는 구글의 딥마인드처럼 학습기능은 없고, 주어진 상황에서 대처할 수 있게 제작됐다. 김경중 세종대 컴퓨터공학과 교수는 “현재 인공지능 기술 수준에서는 변수가 많아 AI가 인간을 상대로 이기기엔 힘들다고 예측했었다"고 말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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