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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뉴스 경제

韓·美 ‘신속한 FTA 협상’ 접점

뉴스1 기자 입력 2017.11.08 15:05 수정 2017.11.08 15:05

韓 무기구매 확대 등 실리…트럼프, 압박수위 낮춰韓 무기구매 확대 등 실리…트럼프, 압박수위 낮춰

7일 한미 정상이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의 '신속한' 개정에 합의하면서 FTA 개정 협상 논의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예상된다. 당초 최선의 목표로 '현상 유지'를 상정해 온 우리나라지만 이미 개정 협상을 시작하기로 합의한 점을 감안해 '신속한 협의'로 한발 더 양보했고, 이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예상보다는 저강도의 FTA 압박 발언으로 양측간 접점을 찾은 것으로 풀이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가진 후 공동언론발표를 통해 "조속히 더 나은 협정 (개정 협상)을 시작하도록 지시한 문 대통령께 고마움을 표한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도 "한미 FTA 관련 협의를 신속히 추진해 나가기로 했다"며 트럼프 대통령의 언급에 화답하는 등 한미 FTA와 관련해 혹시나 했던 불협화음은 드러나지 않았다. 그동안 트럼프 대통령이 한미 FTA를 '끔찍한 거래'(horrible deal)라며 폐기까지 언급했던 점에 비춰보면 이날 그의 발언은 예상을 훨씬 밑도는 수준이라는 평가다. 이날 트럼프의 FTA 관련 발언 중 "현재 협정이 성공적이지 못했고 미국에 그렇게 좋은 협상은 아니다"는 게 가장 수위 높은 압박이었다. 앞서 방문한 일본에서 아베 총리와 정상회담 직후 일본과의 무역불균형 문제를 드러내놓고 비판한 것과도 대조적이다. 이 관계자는 'FTA 개정 협상 개시와 관련한 국내적 절차가 느리다는 등의 구체적 언급이 없었느냐'는 질문에도 "(국내 절차가) 이달 중 마무리될 것이라서 그런 불만은 없었다"고 말했다. 이런 배경에는 우리나라가 미국의 최첨단 무기를 도입하기로 하는 등 연간 200억달러 규모의 무역불균형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기울이고 있는 다양한 노력이 감안된 것으로 보인다. 첨단무기 도입이나 미국산 셰일가스 수입 확대, 대미 투자 확대 등 현재 진행 중인 적극적인 우리측 조치들을 감안하면 한미 FTA 개정 문제를 과도하게 밀어붙이는 것이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판단을 했을 수 있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우리로선 한미 FTA를 그대로 유지하는 게 가장 바람직하지만 현실적으로는 미국의 요구하는 대로 대미 흑자를 줄이는 방향으로 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른바 '미치광이 전략'으로 불리는 트럼프 대통령 특유의 협상전략을 앞세워 아직 본격적인 협상을 개시조차 하지 않은 상황에서 유의미한 성과를 얻어낸 셈이다. 더구나 한미 FTA는 이미 개정 협상에 착수하기로 한 만큼 미국으로선 이제 협상 테이블에서 실리를 챙기는 게 효율적이다. 물론 트럼프 대통령이 남은 방한 일정에서 또 다른 말을 내놓을지 알 수 없고, 실제 한미 FTA 개정 협상 개시 후 미국측의 태도가 어떻게 바뀔지 예단할 수 없다는 점에서 마음을 놓을 수는 없다. 우리 통상당국도 상황을 예의 주시하며 신중한 입장을 이어가고 있다. 통상당국 관계자는 "오늘 나온 얘기만을 가지고 일희일비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이에 따라 오는 10일 공청회를 시작으로 이달 중 개정 협상 개시를 위한 국내 절차가 마무리되는 대로 양측의 치열한 수싸움이 전개될 것으로 예상된다.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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