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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칼럼

진정한 노블리스 오블리제를 실천할 때

세명일보 기자 입력 2017.12.03 13:28 수정 2017.12.03 13:28

‘노블리스 오블리제(noblesse oblige)’ 란 즉 사회적으로 고귀한 신분을 가진 자 들의 이에 상응하는 도덕적 의무를 말한다. 노블리스는 고귀한 신분을 가진 자를 말하며 오블리제 는 도덕적 의무를 말하는 프랑스합성어다 한국사회에서 노블리스에 해당하는 사회적 신분을 가진 자 들을 꼽으라면 국회의원들과 법조계 인사들. 그다음이 정관계 고위층 인사들과 재벌들. 그리고 메이저급 언론사의 임원들도 포함이 될 것 같고, 또 엄청난 재력을 가진 부유층도 이에 포함되지 않을까 하고 필자 나름 되로 분류를 해 본다 그런데 과연 이들은 오블리제를 실천하고 있는가 하고 생각해보면 긍정적인 생각이 들지 않는 것 또한 부인할 수 없는 현실이며 이래서 한국사회에는 노블리스 오블리제가 없다는 속단도 나오고 있다미국의 대표적 노블리스 오블리제는 한국전쟁당시 미군장성의 자제들이 142명이나 한국전쟁의 최일선 전투에 참가했다는 사실은 유명한일이다 영국의 왕세자는 포클랜드전쟁시 비행기를 직접 조종하여 참전한 일화는 지금도 영국사회에서 귀감이 되고 있다 한국사회는 어떤가 일부라고 믿고 싶지만 지도층 인사들의 사고방식 자체가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빗나가 있다 보니 존경받지 못하고 불신의 벽만 높아가고 있다. 고위공직자의 인사 청문회장을 보면 청문회대상인 공직자들의 면면은 마치 온갖 비리의 온상을 방불케 한다. 부동산투기에다 불법증여 탈세 이중국적 논문표절 심지어는 병역면제까지 각양각색이다. 이래서 이 나라에는 노블리스 오블리제가 없다는 표현까지 서슴치 않고 나오는가 보다. 한국에서 노블리스 오블리제를 실천한 가문은 해방직후 부통령을 지낸 이시영씨 가문과 경주의 최부자 가문정도가 손꼽히고 있다 가산을 전부 조국독립운동을 위해 헌납하고 후손들은 의식주 해결이 어려울정도로 궁핍하게 살았다는 이시영부통령의 숭고함은 지금도 뜻있는 분들의 존경을 받고 있으며 사방십리 이내에는 밥 굶는 사람이 없도록 재산을 백성들을 구휼하는데 서슴지 않았던 경주 최씨 가문도 노블리스 오블리제를 실천한 대표적 가문이다 연말연시가 되면 구세군의 자선 남비부터 각 지역마다 불우이웃돕기 성금모금이나 후진양성을 위한 교육발전기금 모금 등 또 동절기만 되면 연례행사가 되다시피 한 사랑의 연탄 기부행사와 어려운 이웃을 돕기 위한 바자회 등등 노블리스들의 손길을 필요로 하는 곳이 무수히 많다. 굳이 노블리스들의 도덕적 의무를 어려운 이웃돕기에 적용시키는 것이 조금은 맞지 않을 수 도 있지만 한국사회는 우선 힘 있는 자들의 베푸는 문화가 결여 되어있어 가늠의 척도로 잡아본 것 뿐이다. 우리사회는 오늘까지 노블리스들의 손길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숱한 사건들을 접해왔다.예상치 못한 천재지변으로 하루아침에 삶의 터전을 잃어버린 민생들의 애환을 숱하게 봐왔지만 그들의 손길은 그렇게 만족스럽지 못했고 때로는 애써 외면하는 듯한 느낌도 받아왔다.가까이는 경주․포항 지진사태 때 그랬고 여러 번의 태풍피해 때도 그랬다. 성금을 보내오는 사람들을 보면 전부가 서민들이요 고사리 손들이다. 평생을 시장에서 채소장사를 하며 모은 돈을 돌아가시면서 대학장학금으로 기탁한 어느 할머니의 가슴 뭉클한 사연은 각박한 사회에 희망의 메시지가 아닌가 싶다. 노블리스들의 오늘이 있기까지 그 이면에는 숱한 힘없고 돈 없는 다수 사람들의 피땀과 희생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이제는 그들도 아직은 온기가 살아있는 우리 사회의 진정한 일원이 되려면 노블리스 오블리제의 실천이 참으로 필요한 때이다. 어려운 이웃을 돌아볼 줄 아는 자가 더불어 사는 미래사회를 만드는데 견인차 역할을 할 수 있으며, 추락한 도덕성을 회복하여 진실된 오블리제를 다할 때 이 나라가 참된 선진국으로 가는 지름길임을 새겨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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