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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뉴스 경제

종교인 과세 ‘종교계 어떤 준비?’

뉴스1 기자 입력 2017.12.04 13:37 수정 2017.12.04 13:37

납세 안내서 출간, 전국서 설명회 등 개최/ ‘종교활동비’ 비과세에 비판의 목소리 여전납세 안내서 출간, 전국서 설명회 등 개최/ ‘종교활동비’ 비과세에 비판의 목소리 여전

채 한달도 남지 않은 종교인 소득과세를 앞두고 기독교, 불교 등 각 종교 교단들이 발빠르게 준비에 나서고 있다. 정부는 종교인소득 과세 관련 소득세법 시행령 개정안을 지난달 30일부터 입법예고했다. 오는 14일까지 입법예고와 부처협의를 거쳐 26일 국무회의를 통과하면 29일 공포되어 그간 과세의 사각지대에 있었던 종교인의 소득에 대해 세금이 공식적으로 부과되게 된다. 1968년 이낙선 초대 국세청장이 처음 과세 필요성을 제기한 이후 꼭 50년 만에 종교인 과세가 현실화된 것이다.개신교계에서는 ‘한국 교회와 종교 간 협력을 위한 특별위원회’를 중심으로 준비가 진행 중이다. 특위는 보수적 성향의 개신교 단체들인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와 한국교회연합(한교연), 한국장로교총연합회 등이 지난 8월 종교인 과세 관련 의견창구 역할을 맡도록 하기 위해 발족한 단체다. 특위의 박요셉 목사는 "종교인과세 해설집을 이달 초에 출간할 예정이며 전국 권역을 돌며 납세설명회를 개최하는 중"이라고 밝혔다. 또 각 교단 소속 노회에 납세 관련 기본자료 파일을 보내주고 교회 의결기구인 당회 등에 납세에 맞도록 정관을 개정하도록 유도하고 있다. 불교계 역시 설명서를 제작하고, 세금 문제에 밝지 않은 스님들이나 개별 사찰의 불편을 덜어주기 위해 종단이 적극적으로 나설 계획이다. 김용구 대한불교조계종 총무원 기획차장에 따르면 조계종 역시 스님들에게 세금 납부를 안내하는 설명서 제작에 들어갔다. 또 종단이 각 사찰에서 스님들에게 주던 보시 등을 종단에서 취합해 원천 징수한 후 스님에게 주고 세금 납부와 신고도 종단이 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다. 김 기획차장은 "불교는 원래부터 종교인과세를 찬성하는 입장이었다"면서 "다만 절에는 주지스님처럼 소임이 부여되어 급여를 받는 분도 있지만 선원서 공부에 매진하다가 산문을 나서며 교통비 정도의 '산문해제비'를 받는 스님들이 있어 그런 경우도 납세해야 하나 우려했는데 그것이 해소됐다"고 했다. 이번 소득세법 개정안 시행령은 교단 소속 종교단체로부터 받는 소득에 대해서 세금이 부과되며 종교활동에 사용할 목적으로 받는 '종교활동비'는 비과세 대상으로 세금이 부과되지 않는다. 불교의 승려 수행지원비, 개신교의 목회활동비, 천주교의 성무활동비 등이 여기에 해당한다. 천주교 측은 오래전부터 이미 자발적으로 세금을 내고 있어 별도의 준비가 필요하지 않다며 느긋한 입장이다. 도리어 종교활동비가 비과세되어 실질적으로 지금까지 내왔던 규모보다 아주 약간 세금이 줄어들 수도 있다고 내다본다. 종교활동비를 포함시키지 않았다가 최근에는 활동비도 소득에 포함시켜서 납세해왔기 때문이다. 천주교 측은 "해당 세무서가 과세하는 대로 성실히 납세하겠다"고 밝혔다.종교인과세에 가장 반대의 목소리가 컸던 보수 개신교계의 요구가 대부분 수용되어 종교계의 납세준비는 '순항'중이다. 하지만 종교활동비 비과세에 대해 비판의 목소리가 종교인 내부에서 나오고 있어 한동안 논란이 계속될 전망이다. 진보성향 개신교 교단들의 연합체인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교회협)는 이번 시행령 개정안에 대해 "종교인들에게 많은 특혜가 주어진 안"이라고 비판했다. 특히 종교활동비 비과세의 혜택이 결국 재정상태가 좋아 이를 지급할 수 있는 일부 대형교회에게만 돌아가 형평성에 어긋날 것이라고 우려했다. 종교활동비의 범위를 과세당국이 아니라 사실상 종교단체가 스스로 규정할 수 있게 한 것도 문제로 지적했다. 시행령 개정안은 종교 활동비를 종교단체의 규약, 또는 의결기구의 의결·승인을 거쳐 결정하도록 하고 있다. 교회협 관계자는 "종교인의 양심을 믿어주어 종교활동비 내역을 종교계 스스로가 정하도록 해 감사하지만 결국 종교인 과세법은 더이상 '법'이 아니게 되어버렸다"면서 "교회개혁실천연대 등 일부 기독교시민 단체에서 이를 법적으로 문제제기하려는 움직임이 있는 것으로 안다"고 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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