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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뉴스 정치

권익위, 쏟아지는 문의에 쩔쩔…‘멘붕’

뉴시스 기자 입력 2016.09.28 17:25 수정 2016.09.28 17:25

‘김영란법 첫날’ 일반인들 유권해석 문의에 ‘우왕좌왕’‘김영란법 첫날’ 일반인들 유권해석 문의에 ‘우왕좌왕’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김영란법)'이 28일 본격 시행되면서 주무부처인 국민권익위원회가 일반인들로부터 쏟아지는 유권해석 문의에 대처하느라 정신을 못 차릴 지경이다. 휴일도 반납하고 나름대로 준비한다고 했지만 막상 시행일이 되자 우왕좌왕하는 모양새다. 법 시행 이전에는 다양한 곳을 다니면서 강연 등을 통해 김영란법을 널리 알리는 업무와 시행됐을 때를 대비한 준비에 여념이 없었다면 시행일인 이날부터는 민감한 유권해석과 신고 후 처리 등을 둘러싼 업무가 주를 이루고 있다.하지만 사안별로 워낙 케이스가 다양한 데다, 애매한 사안에 함부로 답할 수도 없어 내부 직원들이 골머리를 앓고 있다. 이 때문에 주요 사안의 경우 내부 회의를 열어 응대하고 있지만 이날 하루만 해도 수백건의 문의가 쏟아지는 탓에 역부족인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실제로 이날 오전 권익위 홈페이지 '청탁금지법 문의' 탭에는 문의 글들이 끊이지 않고 올라오고 있다. 친목도모 모임의 식비처리 문제부터 대학 교수의 직무관련한 자문심사 시 심사비 수령문제까지 구체적인 부분에 대한 유권해석에 대한 요청이 줄을 이었다.법 시행 일주일 전을 기준으로는 800여건의 문의 글이 쏟아졌고, 본격적으로 게시판이 운영되기 시작한 지난 8월 이후 1,800여건의 문의 글이 쌓여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답변이 달려 있는 경우는 찾아보기 힘들다. 그나마 이달 초까지는 대부분의 문의 글에 답변이 이뤄지곤 했지만 시행일이 임박해서는 질문만 계속되고 있는 상태다. 때문에 유권해석 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부서는 몸살을 앓고 있다. 권익위 내에서는 청탁금지제도과에서 법 위반 여부에 대한 유권해석을 공식적으로 담당하고 있다. 태스크포스(TF)에서 출발한 뒤 시행일인 이날 정식 부서로 승격됐다. 부서 내에서는 시행준비 기획·교육·홍보·예산·시행령 제정 등으로 업무분담을 하고는 있지만 법 시행이 임박해서부터는 직원 12명 모두가 유권해석에 매달리고 있는 실정이다. 그나마도 9명에서 처리하다가 최근 타부처에서 파견을 통해 인원을 지원받았다. 권익위 내 법무보좌관실까지 답변 업무에 나서고 있지만 문의자들이 이른 시일내 속시원한 답변을 듣기란 쉽지 않다.권익위 관계자는 이날 뉴시스와의 통화에서 "홈페이지를 통해 올라오는 문의 글에 순차적으로 답변을 하고 있는데 시행 첫날인 이날 어마어마하게 쏟아져 들어오고 있다. 차마 셀 수 없을 정도로 폭주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어려움을 간접적으로 전했다.상황별 유권해석 업무 외에도 접수된 신고를 처리하는 일도 향후 주요 과제다. 이 업무도 청탁금지제도과에서 담당하고 있다. 권익위는 청탁금지제도과 안에 별도 조직으로 5명의 인원으로 구성된 청탁부패조사처리팀을 두고 조사업무를 맡기고 있다.신고가 접수되면 사실관계 확인을 거쳐 감사원, 수사기관 또는 해당 공공기관의 감독기관에 조사를 의뢰하는 것이 주된 업무다. 권익위 등에 따르면 법 시행 첫날인 이날 아직까지 공식적인 법 위반 신고사례는 접수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권익위 관계자는 "전 직원은 추석 연휴도 반납한 채 김영란법 최종 검토에 매달렸다"며 "비록 몸은 고생은 하고 있지만 김영란법이 시행되는 역사적인 순간이라는 생각으로 지내고 있다"고 말했다.권익위는 2015년 청탁금지법 홍보를 위한 첫 강연을 시작한 뒤 이달까지 전국 각계각층을 찾아 총 248차례 강연을 벌였다. 이제부터는 강연 업무보다는 법이 안정적으로 정착될 때까지 정확한 해석과 위반 사례 처리 등에 주안점을 둔다는 방침이다.하지만 워낙 문의사안이 많고 다양해 이에 대한 유권해석을 해야 하는 기본적인 업무 관장도 쉽지 않은 형편이다. 권익위의 '멘붕'(정신적 공황상태를 의미) 상황이 계속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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