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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뉴스 정치

比 ‘또 한인 피살’ 범죄 해법없나

뉴시스 기자 입력 2016.10.13 18:00 수정 2016.10.13 18:00

현지서 100만원이면 청부살인…여행경보 ‘무감각’현지서 100만원이면 청부살인…여행경보 ‘무감각’

필리핀에서 또다시 한인 피살사건이 발생하면서 현지 안전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보라카이 등 휴양지로 유명하지만, 필리핀은 전역에 정부의 여행경보가 발령된 국가다. 13일 외교부에 따르면 최근 3년간 필리핀에서 피살된 한국인은 매년 두 자릿수를 기록하고 있다. 2013년 12명, 2014년 10명, 2015년 11명이다. 올해도 모두 4건의 피살사건이 발생해 6명이 숨졌다. 필리핀에서는 총기 소지가 특정 업무를 수행하는 사람에 한해서만 허용되지만, 이러한 규제는 현실적으로 의미가 없다는 지적이다. 외교부 당국자는 "필리핀에서 경비원 등 허가된 사람들만 총기를 소지할 수 있지만, 실제는 그렇지 않다"며 "제대로 관리와 통제가 되지 않을 뿐만 아니라, 불법 총기 소지가 일상화돼 있다"고 말했다. 지난 11일(현지시간) 바콜로에서 숨진 채 발견된 한국인 3명도 모두 머리에 총상을 입고 숨진 채 발견됐다. 여기에다가 필리핀은 마약 거래가 횡행하고, 카지노와 유흥 시설 등이 많아 각종 범죄가 끊이지 않는 곳이다. 총기 소지가 자유롭고 빈부 격차가 크다 보니 청부살인도 일상화된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 돈으로 100만원만 주면 살인을 청부할 수 있을 정도인 것으로 전해졌다. 돈, 치정 등으로 얽힐 경우 청부살인에 노출될 가능성이 매우 크다는 의미다. 특히 필리핀으로 숨어든 외국인에 대한 추적이 사실상 불가능하다보니, 세계 각국의 범죄자들이 휴양객으로 위장해 숨어들어 각종 범죄에 연루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 당국자는 "한국의 경우 범죄자들이 출국금지가 떨어지기 전에 제3국을 경유해 필리핀으로 숨어들어 보이스피싱과 인터넷 도박 등의 범죄 조직과 연계 활동하는 경우가 많다"며 "필리핀에서 외국인 관리가 허술하다 보니 마닐라에 숨어 지내도 찾아내기 어렵다"고 말했다. 그러다보니 이들은 필리핀에서 생계를 위해서라도 범죄 유혹에 빠지는 경우가 적지 않다. 관광 온 한인을 상대로 납치해 돈을 뜯어내거나 여의치 않을 경우 살해 등의 범행을 서슴지 않는 것이다. 이에 따라 범죄에 연계된 사람들뿐만 아니라 일반 관광객과 사업차 체류하는 재외국민들도 강력 범죄에 노출될 위험이 크다. 필리핀에서는 사기와 날치기 등도 횡행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또 다른 위험군은 은퇴 후 이민을 간 경우다. 상대적으로 한국보다 저렴하게 풍족한 노후를 보내기 위해 필리핀으로 은퇴이민을 가지만, 현지 사정에 어둡고 지역사회와 유대관계가 적다 보니 범죄 노출 위험이 크다는 것이다. 지난해 1월 필리핀 남부 민다나오 섬에서 경찰복을 입은 괴한들에게 납치된 70대 한국인은 10여개월 만에 숨진 채 발견됐다. 그는 필리핀에 사는 아들 집을 방문했다가 필리핀 남부를 장악하고 있는 이슬람 반군 연계 테러단체 '아부사야프' 조직원에 의해 납치된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민다나오 섬이 현지 공권력까지 무력화할 정도로 무장세력에 장악됐다고 판단하고 지난해 11월 민다나오 섬 일대 전역을 여행금지지역으로 지정했다. 현재 정부는 민다나오 섬 일대에 대한 '여행금지' 경보를 유지하고 있으며 그 외 필리핀 대부분 지역에 '여행자제' 경보를 발령한 상태다. 보라카이를 비롯한 극히 일부 관광지에도 '여행유의' 경보가 발령 중이다. 여행경보가 발령되지 않은 곳은 없다. 이 당국자는 "필리핀은 굉장히 위험한 지역인데, 이민 또는 사업차 체류하는 재외국민이 많고, 관광지로 잘 알려져 많이 찾다 보니 범죄에 노출돼 있다는 사실에 무감각한 것 같다"며 주의를 당부했다.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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