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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뉴스 경제

강남 재건축發‘부동산 광풍’

뉴시스 기자 입력 2016.10.19 14:38 수정 2016.10.19 14:38

‘투기세력’에 몸살…집값·청약·전매 ‘과열’‘투기세력’에 몸살…집값·청약·전매 ‘과열’

강남 재건축발 부동산 광풍이 위험 수위를 넘어섰다. 투기과열지구 지정이 가능할 만큼 집값은 폭등했고 청약시장은 과열됐다. 분양권은 전매제한이 풀리자마자 3분의 1이 손바뀜이 일어나는 등 투기 세력도 횡행하고 있다. 19일 부동산업계 등에 따르면 강남 재건축 시장은 집값과 청약경쟁률, 분양권 전매 건수 모두 이상 과열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저금리에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한 유동자금이 정부의 집값 떠받치기 정책에 부동산 시장으로 몰렸고, 뒤늦게 내놓은 8·25가계부채 대책마저 주택공급 축소 신호로 읽히면서 상황은 더욱 악화했다.지난 7일 기준 강남3구 아파트값은 3.3㎡당 4000만원을 넘어서며 역대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앞서 정점을 찍었던 2006년 3635만원보다 377만원 높은 4012만원을 기록했다.강남 개포주공1단지는 3.3㎡당 시세가 무려 8033만원에 달했다. 이주가 임박한 개포주공4단지는 7774만원, 반포주공1단지는 7212만원까지 치솟았다.가격 상승 기대감에 청약시장도 과열됐다. 지난 8월 분양가격이 9억원이 넘어 주택도시보증공사(HUG) 대출보증을 받지 못했는데도 100.6대 1로 당시 서울 최고 경쟁률을 기록한 디에이치 아너힐즈(개포주공3단지 재건축)는 시작에 불과했다.서초구 잠원동 신반포5차를 재건축한 '대림 아크로리버뷰'는 지난 5일 평균 306대 1로 올해 수도권에서 분양한 단지 중 가장 높은 청약경쟁률을 기록했다. 28가구 모집에 무려 8585명이 청약했다. 지난 6일 강동구 고덕 그라시움은 1621가구 모집에 3만6017명이 몰려 올해 서울 분양 단지 중 가장 많은 청약 건수를 기록했다. 더 심각한 것은 강남 재건축 분양권의 3분의 1이 전매제한(서울 6개월)이 풀리자마자 손바뀜이 일어났다는 것이다. 당첨자의 상당수가 실수요가 아닌 투기 수요라는 것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리얼투데이가 지난해 하반기부터 분양해 올해 전매제한이 풀린 강남4구 아파트 10개 단지를 전수조사한 것을 보면 2782가구 중 880가구(32%)가 10개월 만에 분양권을 되팔았다. 이들 단지에 붙은 프리미엄은 178억원으로 가구당 평균 2000만원이 넘는 시세차익을 챙긴 셈이다. 올해 1월 분양한 신반포자이(한양아파트 재건축)는 실제 입주까지 2년이나 남았는데 벌써 분양권의 절반 이상이 전매됐다. 일반분양 153가구 중 64%인 98가구가 주인이 바뀌었다. 이는 분양권 웃돈이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은데에 기인한다. 실제 강남 개포주공1단지는 전용 42㎡가 올해 초 8억여원에서 최근 10억4000만원까지 올랐고 전용 50㎡는 호가가 11억9000만원을 찍었다. 최근 전매제한이 풀린 래미안 블레스티지(개포주공2단지)는 분양가가 3.3㎡당 3760만원이었으나 8000만~1억5000만원의 웃돈이 붙었다.강남3구는 2006년 부동산 광풍을 이끈 '버블세븐' 지역(강남·서초·송파·목동·분당·평촌·용인) 중에서도 아파트값 오름세가 단연 뚜렷했다.특히 서초구는 이달 기준 3.3㎡당 평균 가격이 3217만원으로 2015년 이전 전고점인 2883만원보다도 333만원 더 올랐다. 강남구(3505만원)은 전고점인 3550만원에 육박했고 송파구(2431만원)는 165만원 낮았다. 반면 목동, 분당, 용인 등은 전고점보다 240만~480만원 정도 밑돌았다. 4년 전과 비교해도 서울 아파트값은 평균 5000만원 오른데 비해 강남은 1억5000여만원, 서초는 1억3000여만원, 송파는 1억1000여만원 올라 차례대로 1~3위를 기록했다.정부는 강남 재건축 과열은 인정하면서도 아직까지 공식적으로 추가 대책은 내놓지 않고 있다. "시장동향을 면밀히 살펴 필요할 경우 단계적·선별적으로 시장 안정책을 강구하겠다"면서도 "다만 추진 여부, 시기, 지역, 구체적인 내용 등을 정해진 바 없다"는 것이 국토교통부의 공식 입장이다. 하지만 시장에선 정부가 조만간 수요 규제 카드를 꺼내들 가능성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분양권 전매제한 기간 연장부터 투기과열지구 지정 가능성까지 점치고 있다. 방식은 전체적인 부동산 규제보다 특정 지역에 국한한 맞춤형 대책이 나올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정부의 추가 규제 가능성이 제기된 지난 16일 강남 재건축 시장은 일단 관망세로 돌아서는 분위기다. 주택금융공사가 보금자리론을 사실상 올해 말까지 중단하고 시중은행이 집단대출 강화에 나선 영향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 개포주공1단지 공인중개소 관계자는 "며칠새 분위기가 달라졌다"며 "호가가 500만원에서 1000만원 정도 떨어졌는데도 거래가 거의 이뤄지지 않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잠실 공인중개소는 "지난주보다 집값이 4000만원 떨어진 매물도 등장했다"며 "매도자 우위에서 매수자 우위로 바뀌었고 대부분은 일단 지켜보자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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