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해안 중국어선들의 폭력, 불법 조업문제가 심각하게 대두되는 가운데 동해에서는 수년 째 중국어선들의 오징어 싹쓸이 조업으로 어획량이 급감한 것으로 밝혀졌다. 18일 수협중앙회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강원, 경북 등 동해권 18개 조합의 지난해 오징어 위판량은 6만7천479t이었다.3년 전인 2012년 8만3천566t이었던 오징어 위판량은 2013년 7만5천669t, 2014년 6만7천941t으로 감소한데 이어 4년 연속 하락했다. 3년만에 20% 가까이 줄어든 것이다. 올해 역시 9월 기준 오징어 위판량이 1만7천91t으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10%가량 줄어 한해 전체 어획량(수협 위판량 기준)이 다시 전년 대비 감소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오징어 최대 어장인 동해안에서 벌어지고 있는 이러한 현상은 북한 수역을 점령하다시피 한 중국어선들 때문이라는 게 수산업계의 총평이다. 1년생 회유 어종인 오징어는 제주, 부산 해역에서 산란해 봄철 난류를 타고 북상한 뒤, 동해안으로 다시 내려와 부산에서 산란한 뒤 죽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오징어 떼가 북한 수역에서 우리나라 수역으로 남하하는 7~9월께에 동해안에서는 오징어 축제가 열리는 등 어획량도 가장 많다. 지난 2004년 북한이 중국과 민간차원의 입어 계약을 체결하면서부터 상황은 급변했다. 중국 어선들이 오징어가 북한 수역에서 남쪽으로 회유하는 길목을 차단하고, 대규모 집단조업으로 동해로 이동하는 오징어떼를 저인망 그물로 싹쓸이하다시피 잡아들이면서 우리나라 수역에서의 어획량이 감소했다는 분석이다.울릉도 하면 떠오르는 대표 어종인 오징어의 어획량이 급감으로, 울릉도를 찾는 관광객들의 푸념도 많아졌다. 관광객들은 산지에서 왜 오징어 구경도 할 수 없냐는 볼멘소리와 함께 한 축(20마리)에 7~8만원을 호가하는 가격에 혀를 내두르고 있어, 어민들 뿐만 아니라 관광업, 건어물 판매상들의 수심도 깊어지고 있다. 울릉도 식당의 대표 메뉴인‘오징어 내장탕’을 메뉴판에서 삭제하는 식당들도 많아지고 있다. 신선한 내장으로만 만들 수 있는 오징어 내장탕의 경우, 오징어 어획량이 급감하면서 동시에 오징어 내장의 수급도 어려워져 부득이 메뉴에서 삭제해가는 것이다. 한편 해양수산부는 10월 현재 중국어선 700여 척이 북한 수역에서 조업 중인 것으로 파악하고 있지만, 북한 수역에서 중국어선들의 조업 실태는 현실적으로 확인하기가 어렵다고 밝히고 있다. 울릉군에서도 이와 관련해 현포에 위치한 독도해양과학기지에 수온변화와 바닷 속 생태계 변화에 따른 원인이 있는 것이 아닌가 조사를 수차례 의뢰했지만 큰 원인을 찾지 못하고 있다.울릉=김민정 기자namastte@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