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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뉴스 경제

증시,‘트럼프’딛고 급반등 배경은?

뉴시스 기자 입력 2016.11.10 15:03 수정 2016.11.10 15:03

언행 변화·성장 친화·규제 완화로언행 변화·성장 친화·규제 완화로

예상이 번번이 빗나가고 있다. 트럼프가 힐러리를 꺾고 미국 45대 대통령에 당선된 것도 그렇고 증시가 크게 휘청거릴 것이란 전문가들의 예상도 그렇다. 증시 전문가들은 트럼프가 당선되면 커다란 충격이 예상된다고 호들갑을 떨어왔다. 하지만 아시아 유럽 미국은 물론이고 국내 증시도 하루도 지나기 전에 트럼프 당선 충격에서 벗어나고 있다. 예상보다 빠르게 트럼프 쇼크에서 벗어난 원인은 무엇일까. 전문가들은 크게 당선 직후 트럼프의 언행 변화, 대규모 인프라 투자를 약속하는 성장 친화적 성향, 금융 및 에너지 등의 규제완화가 시장에 긍정적인 역할을 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1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오전 11시4분 현재 코스피지수는 38.31포인트(1.96%) 오른 1996.39에 거래되고 있다. 코스닥지수도 20.30포인트(3.38%) 오른 620.04에 거래되고 있다. 하루만에 나타난 급반등이다. 앞서 마감한 미국 증시의 다우지수도 1.40% 상승한 1만8589.69로 마감했고, 나스닥지수도 1.11% 상승한 5251.07에 장을 마쳤다. 월가의 '공포지수'로 불리는 시카고옵션거래소(CBOE)의 변동성지수(VIX)는 20% 폭락했다. 이는 지난 6월 이후 최대 하락폭이다.유럽 증시 역시 큰 폭으로 뛰었다. 영국 FTSE지수는 1% 상승한 6911.84에 장을 마쳤고, 독일 DAX지수는 1.56% 오른 1만646.01, 프랑스 CAC지수는 1.49% 오른 4543.48에 거래를 마감했다. 범 유럽 지수인 유로 STOXX50 지수 역시 0.98% 상승했다. 우선 가장 먼저 트럼프가 후보 때 밝힌 극단적인 공약들이 실제로 실행에 옮겨지지 않을 것이란 안도감이 투자심리를 안정시키는 데 도움이 됐다. 그동안 시장에서 우려했던 것은 트럼프가 후보 기간 드러낸 국수주의 사고방식과 강경 일변도의 공약들, 그리고 '괴짜' 이미지 때문이었다. 즉 '나쁜 남자'에 대한 우려가 컸었다. 하지만 당선 이후 트럼프의 모습을 그 전과는 조금 달랐다. 트럼프는 당선 연설에서 "이제는 하나된 국민이 되기 위해 함께 나설 시간"이라며 "모든 미국인들을 위한 대통령이 될 것을 약속한다"고 말했다. 또 "적대감이 아닌 공통점을, 갈등이 아닌 파트너십을 찾아가겠다"며 "미국을 우선하지만 모든 국가에 공정하게 대하겠다"고 덧붙였다.우려와 달리 통합을 역설하는 등 급진적이지 않았던 트럼프의 당선 연설이 시장의 불안을 잠재우는 데 긍정적인 영향으로 작용했다는 평가다. 현대증권 류용석 팀장은 "트럼프가 후보 시절에는 지지층 결집을 위해 다소 거친 표현과 공약을 내세웠지만 대통령에 당선된 뒤 연설에서는 그동안과 다르게 통합을 강조하며 대통령으로서의 역할을 보여줬다"며 "트럼프의 기조가 있겠지만 정책으로 다 실현될 가능성에 대해 지나치게 우려할 필요가 없다는 공감대가 형성된 게 충격에서 벗어나는 원동력이 됐다"고 설명했다. 또 트럼프가 부동산 전문가이면서 경제를 잘 이해하는 사업가 출신인 만큼 성장 친화적인 정책을 사용할 것이란 기대가 증시 반등에 큰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키움증권 유동원 연구원은 "트럼프 당선 이후 극단적인 정책 시행 여부와 비관적인 시나리오 전개는 실제로 발생할 확률이 극히 낮다"고 밝혔다. 유 연구원은 "트럼프가 대선에서 승리했지만 보호무역주의, 급격한 금리인상 등은 비이성적 정책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을 것"이라며 "오히려 증시 우호적인 정책을 내놓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질적으로 금리를 급등시키고 주식시장을 폭락시키는 정책을 쓸 가능성은 극히 미미하다"고 말했다.실제로 트럼프는 금융회사에 대한 강도높은 규제 내용을 담은 도드-프랭크 법(Dodd-Frank Act) 폐지를 비롯해 투자에 대한 세율인하와 고소득층에 대한 감세 등 성장 친화적 공약을 내세운 바 있다. 헬스케어와 바이오·제약 산업 등의 규제완화 기대감도 있다. 대선 과정에서 트럼프와 힐러리 간 가장 뚜렷한 입장 차이가 있었던 공약 중 하나가 헬스케어 정책이다. 힐러리는 오바마케어를 계승할 것임을 천명해왔고 반대로 트럼프 대통령 당선자는 오바마케어를 당장 폐지할 것이라고 주장해왔다.이번 대선과 함께 치러진 하원 선거에서 공화당이 과반수를 차지했기 때문에 오바마케어 폐지 압력이 높아질 가능성이 높다는 게 증시 전문가들의 분석이다.또한 트럼프가 완화적인 통화정책을 쓸 가능성이 높다는 점도 증시에 긍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트럼프는 스스로 양적완화를 추구하는 사람(easy moneyguy), 저금리인간(low interest rate person)이라고 칭하고 있다. 또한 고금리가 경제에 위협이 된다는 견해를 여러 차례 밝혀왔다. 트럼프가 당선돼 정책금리 동결기간이 길어지면 미 달러 역시 약세를 보일 가능성이 높다. 즉 트럼프가 대선에서 승리한다면 미국의 금리인상에 대한 우려가 약화된다는 점에서 국내증시에 호재로 작용할 수도 있다는 분석이다.SK증권 한대훈 연구원은 "트럼프가 대통령이 되면서 완화적인 통화정책은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며 "트럼프는 스스로 저금리주의자라고 밝히며 당장은 저금리를 유지해야 한다는 입장을 여러 차례 밝혀왔기 때문에 급격한 기준금리 인상도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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