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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뉴스 정치

‘100만 촛불민심’ 대한민국 정의를 밝혔다

뉴시스 기자 입력 2016.11.13 16:05 수정 2016.11.13 16:05

축제 같았던 민중총궐기 문화제…‘분노와 흥’ 공존축제 같았던 민중총궐기 문화제…‘분노와 흥’ 공존

지난 12일 최순실 게이트 진상규명과 박근혜 대통령의 퇴진을 촉구하는 민중총궐기 집회에는 주최 측 추산 100만명이 모였다. 이는 2000년대 들어 최대 규모다. 종전 최대 기록은 2008년 6월10일 광우병 촛불집회 당시 70만명이다. 경찰 측 추산으로는 26만명이 운집한 것으로 나타나 주최 측 집계와 4배 가량 차이를 보였다. 이날 대규모 촛불집회에서는 평화시위 정착의 가능성을 보여줬고 자발적으로 쓰레기 청소에 나서는 등 성숙한 시민의식도 빛났다. 또 시민들의 다양한 풍자로 박 대통령 퇴진을 요구했다. ▲집회 속 집회= 본 집회에 앞서 오전 11시부터 각계 사전집회가 잇따라 열렸다. 노동·농민·여성·중고생·대학생·종교·장애인 등 사전집회 주최 측의 성격과 연령대는 매우 다양했다. 하지만 박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하는 목소리는 한결 같았다. 사전집회 시작 시각이 제각각이어서 짧게는 30분에서 길게는 2시간까지 이어졌고 오후 4시부터 시작된 본 집회에 참여하려고 일사분란하게 움직여 눈길을 끌었다. '평화 집회' 현수막 건 경찰경찰은 내자동 로터리에서 '평화로운 집회, 성숙한 시민의식. 여러분이 지켜주세요!!'라는 현수막을 내걸었다. 내자동 로터리는 청와대에서 불과 1㎞ 밖에 떨어지지 않은 곳으로 경찰은 차벽을 설치해 집회 참여자들의 청와대 방향 행진을 저지한 곳이다. 집회 도중 일부 시위대 간 몸싸움이 일 때면 헬멧과 방패로 무장한 경찰관과 의무경찰은 참여자들과 함께 '비(非)폭력'을 외쳐 눈길을 끌었다. ▲복면 대신 '가면'...응원도구의 변신= 가이 포크스 가면을 쓴 집회 참여자가 여럿 목격됐다. 특히 한 남성은 가이 포크스 가면을 쓴 채 홀로 '국민이 정부를 두려워하는 것이 아니라 정부가 국민을 두려워해야 한다'는 피켓을 들고 서울광장에서 청와대까지 묵묵히 행진했다. 이동 과정에서 시민들의 사진 요청에 일일이 응했지만 대화는 일체 나누지 않았다. 가이 포크스 가면은 영화 '브이 포 벤데타'에 등장하는 독재정권에 대한 저항의 상징이다. 팔자 콧수염이 그려진 것이 특징이다. 현재 해커단체 어나니머스의 상징으로 쓰이고 있다.월드컵 길거리 응원도구였던 붉은 뿔 머리띠를 쓴 학생들도 많았다. 집회에 참여한 1503개 단체중 하나인 전국건설노동조합은 야구 응원도구로 널리 이용되는 막대풍선을 일반 시민들에게 나눠주기도 했다. ▲대통령보다 낫다'...쓰레기봉투 든 10대= 교복을 착용한 10대들이 쓰레기 봉투를 들고 거리를 행진하는 모습이 곳곳에서 포착됐다. 이들을 지켜 본 또래 10대들은 쓰레기 줍기에 동참했고 어르신들은 "장하다", "니들이 대통령보다 낫다"며 치켜세웠다.▲인근 편의점·커피숍·노점상 '특수'= 광화문 일대 커피숍과 식당은 '특수'를 기대하며 이른 아침부터 문을 열었다. 시청 부근 분식점을 운영하는 이승철(52)씨는 "평소에는 토요일 오전에 장사를 하지 않지만 오늘은 날이 날인만큼 오전 6시부터 준비했다"고 말했다. 노점상도 잔뜩 몰려왔다. 편의점에는 생수와 커피, 김밥 등을 구입하려는 인파로 북새통을 이뤘다. 씨유(CU) 광화문광장점에는 2명의 여성 직원이 인터뷰를 나눌 새 없이 모여드는 손님의 물건 값을 계산하느라 바빴다. 판매대는 물품을 채워 넣자마자 동이 났다. 할리스 광화문광장점은 평소 주말보다 근무 인력을 3명 더 늘렸다.이미 테이블은 손님들로 꽉 찼고 빈 자리를 찾느라 2~3층 매장을 헤매는 손님들도 적지 않았다. 매니저인 이태봉(25)씨는 "손님이 2배 이상 많은 것 같다. 커피 매출도 족히 2배는 늘어날 것으로 본다"고 언급했다. ▲지하철 기관사의 센스돋는 안내 방송=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는 집회 참여를 앞두거나 참여 후 귀가하는 승객들에게 건넨 지하철 기관사들의 배려 있는 안내 방송이 화제가 됐다. 5호선 광화문역에 도착하자 "촛불로 켜져 있는 광화문역입니다. 이번 역에서 내리시는 분들은 몸 조심하시고 대한민국을 위해서 힘써 주시길 바랍니다."라는 방송이 흘러나왔다. 집회가 끝난 후 지하철 3호선 종로3가역에 선 전동차 안에서는 "집회에 참여하신 여러분 모두 수고하셨습니다. 집회에는 참여하지 못했지만 승객 여러분들을 목적지까지 안전하게 모셔다드리겠습니다. 감사합니다."라는 방송이 나왔다. 해당 방송을 접한 시민은 박수·함성이 터져 나왔다거나 눈물이 났다는 당시 상황을 SNS로 전했고 이 글은 삽시간에 퍼졌다. ▲지하철 에스컬레이터서 연기 발생 '아찔'= 국민안전처에 따르면 12일 오후 7시31분께 서울 지하철 5호선 서대문역 2번 출구 에스컬레이터에서 기계 과열로 추정되는 연기가 피어올랐다. 당시 집회에 참여하려는 시민 다수가 에스컬레이터를 이용하고 있었으나 다치거나 대피한 인원은 없었다. 지하철도 정상적으로 운행됐다. 관계기관은 정확한 원인을 조사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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