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미 자유무역협정(FTA)이 실질적으로 타결됐다. 주형환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16일 니카라과 수도인 마나과에서 니카라과, 엘살바도르, 온두라스 등 중미 6개국 통상장관들과 '한-중미 FTA' 협상이 실질적으로 타결됐다고 공식 선언했다. 산업부에 따르면 니카라과, 엘살바도르, 온두라스, 코스타리카, 파나마 등 5개국은 모든 협정에 합의했다. 과테말라와는 시장접근·원산지 등 일부 분야를 제외하고 실질 타결됐다. 중미 6개국이 동시에 아시아 국가와 FTA를 체결하는 것은 우리나라가 최초이다. 우리나라와 중미 6개국의 교역규모는 연간 40억~50억 달러 수준이다.이번 FTA 체결로 중미 각국은 전체 품목 수 95% 이상에 대해 즉시 또는 단계적으로 관세가 철폐된다. 김학도 산업부 통상교섭실장은 "우리 입장에서는 자동차와 자동차 부품, 화장품, 의약품, 알로에 음료, 섬유 등 업종이 수혜를 입을 것으로 본다"고 했다. 커피, 원당(설탕), 바나나, 파인애플 등 열대과일 등 중미 수출품목에 대해서는 한-콜롬비아·페루 FTA 수준으로 개방한다. 이에 따라 커피(원두)에 붙는 최혜국(MFN)세율 2~8%가 즉시 철폐된다. 파인애플과 파인애플 주스에 각각 부과되는 30%, 50% 세율은 7년, 10년 이내에 철폐된다. 바나나에 부과되는 30% 세율도 5년 내에 없어진다. 쌀, 고추, 마늘, 양파 등 주요 민감농산물은 양허대상에서 제외하기로 했다. 쇠고기(16~19년), 돼지고기(10~16년), 냉동새우(TRQ) 등 일부 품목들은 관세를 장기 철폐하게 된다. 김 실장은 "수입품간의 무역전환 효과가 일어나기 때문에 실제로 미치는 영향은 미미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했다. 서비스·투자 분야는 네거티브 자유화 방식을 채택해 중미 측 서비스 시장을 세계무역기구(WTO) 보다 높은 수준으로 개방하기로 했다. 특히, 엔터테인먼트·유통·건설 등 우리 측 관심분야에 대해서는 시장접근을 높이기로 했다. 이에 지하철·교량 건설 등 중미 지역 주요 프로젝트에도 브라질, 스페인 등과 동등한 자격으로 참여할 수 있게 된다. 지금까지 중미 지역 주요 프로젝트는 주로 브라질, 스페인 기업들이 주도했었다. 이외에도 정부는 지식재산권 분야에서 인터넷 드라마, 영화, 음악 등 저작물에 대한 불법 유통을 방지해 중미 지역 내 한류 콘텐츠를 보호할 수 있게 됐다. 주 장관은 "중미 국가들과의 FTA 체결을 통해 중미시장 선점과 진출을 위한 전략적 교두보를 확보함에 따라 중소기업을 포함한 우리 기업들의 중미 수출과 및 투자 활성화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한-중미 양측은 내년 상반기 정식서명을 목표로 기술협의, 법률검토, 가서명, 협정문 공개, 국내의견 수렴 등 후속절차를 진행할 계획이다. 정식서명 이후에는 협정 발효를 위해 국회 비준동의 등의 후속 절차를 거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