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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칼럼

'레밍효과' 들쥐가 되면 다 죽는다

김경태 기자 입력 2025.05.14 08:38 수정 2025.05.14 09:47

미디어발행인협 회장‧언론학박사 이동한


레밍(Lemming)은 아무런 생각없이 남들이 하는 행태를 무작정 따라하는 심리를 설명할 때 사용하는 말이다. 이 용어는 유럽에 서식하는 들쥐의 일종인 레밍에서 유래됐다. 이 들쥐들은 먹이를 찾아 이동할 때에 맹목적으로 따라가다가 위험한 곳에서 집단적으로 죽음을 맞이 하기도 한다. 나그네쥐라고도 하는 레밍은 먹이가 떨어지면 다른 곳으로 무리 지어 이동을 한다. 한번 무리를 지으면 무작정 앞으로 우르르 몰려가는 특이한 습성이 있다. 험한 낭떠러지를 만나도 계속 앞으로 나아가다가 절벽에서 떨어져 죽는다. 심지어 넓은 바다를 만나도 그냥 수영해 앞으로 나아가다가 수많은 무리가 물에 빠져 익사를 한다고 한다.

1958년 미국에서 제작한 다큐멘터리 '하얀 황야'에서 많은 수의 레밍들이 바다로 가기위해 절벽에 떨어지고 건너 갈 수 없는 바다를 헤엄치다가 죽는 모습이 나온다. 조작된 장면이라는 비평도 있다. 1980년 한미 연합군사령관 존 위컴 장군은 ‘한국인들은 레밍 떼와 같아서 민주주의가 적합하지 않다’고 말했다. 들쥐 레밍의 현상을 처음에는 군중 심리로 인해 비이성적 집단행동을 하다가 파국에 이르러 자멸하는 현상을 비유하는데 사용했다. 최근에는 우리 사회의 맹목적인 동조 현상을 두고 레밍 신드림이라고 하며 집단적 의사결정의 맹점을 지적할 때 이 말을 사용했다.

정치에서 특정 이념이나 대세에 동조해 비판적 사고를 못 하고 무조건 진영의 주장을 따라 가는 현상을 레밍 정당의 레밍 효과라고 한다. 선거철에 유권자들이 후보의 공약이나 능력을 검토하지 않고 다수의 의견에만 의존해 투표하는 사례도 이에 해당한다. 일상 생활 속에서도 주체적이고 비판적 자세를 취하지 못하고 이성적이고 합리적 판단을 상실하고 이리 저리 이끌려 다니는 사람들이 있다. 정치 집단이나 종교 집단의 우두머리들은 이같은 레밍형 인간들을 노예화하고 도구로 이용한다.

SNS상에서도 유명 인플루언서가 제품을 추천하면 따져 보지도 않고 무조건 구매를 하려 한다. 구매자의 이런 심리를 이용하기 위한 광고물에 인기 연예인을 등장시켜 소비자를 유도하기도 한다. 교육 현상에도 레밍 효과가 나타난다. 주변에서 들은 소문을 확인도 않고 남들이 하는 것을 따라 자녀를 학원에 등록하고 유학을 보내는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 투자 심리도 자세히 보면 주식이나 코인 가치가 상승하면 무조건 궁중심리에 휩쓸려 투자자가 몰리는 현상도 이에 속한다. 정치권에서는 상대 당을 공격하기 위한 프레임으로 서로 레밍 정당이라고 비하하고 공격을 한다. 그러나 정치권에서 일어나고 있는 현상에는 그냥 아무런 이성적 판단 없이 궁중심리에 사로 잡혀 들쥐 떼들처럼 몰려 다니는 사람들이 많다.

이런 사회의 레밍 현상은 들쥐가 몰려다니다가 떼죽음을 당하듯이 집단적인 비극에 처할 수도 있다. 오는 6월 3일은 윤석열 대통령이 탄핵을 당한 후 보궐 선거를 하는 날이다. 이재명과 김문수 등 7명 후보들이 등록을 하고 전투와 같은 선거운동이 시작됐다. 다수결 원칙으로 대통령을 선출하는 선거 제도는 많은 맹점이 있다. 이성적 판단을 하고 투표하는 사람도 한 표지만 비이성적인 행동을 하는 사람도 한 표다. 이런 표들이 모여 다수의 표를 얻은 사람이 대통령에 선출된다. 만약 나쁜 괴수를 따라 레밍들처럼 생각없이 몰려다니는 무리들이 투표하고 다수결에 의해 대통령이 결정된다면 나라의 장래에 어떤 비정상이 초래될지 알 수 없다.

광복이 된 후에 우리가 피와 땀을 흘리며 지켜온 자유민주주의와 삼권분립의 헌정 체제를 굳게 지켜야 한다. 법치국가의 정의 사회를 사수해야 한다. 윤 대통령이 다수당의 입법 폭력을 견디지 못하고 계엄을 선포하다가 탄핵됐다. 과실의 정도를 따진다면 어느 편도 자유로울 수 없다. 그러나 국민이 선출한 대통령을 중도에 탄핵하고 다시 선출하면서 극심한 분열과 상처를 입고, 국민 에너지를 낭비했다. 나라를 걱정하는 의식있는 국민들은 대통령을 선출하는 선거가 국민의 상처를 치유하고 화목의 길로 가는 절차가 되길 간절히 바란다. 분별을 못하고 따라가다 집단 죽음을 당하는 레밍들이 되지 않을려면 똑똑한 국민이 되는 길밖에 없다.

민주당과 국힘당 어느 당이 레밍당인지 스마트당인지 판단해야 한다. 이재명과 김문수 어느 후보가 레밍의 괴수인지 스마트한 총수인지 구별 해내야 한다. 현명한 유권자가 되어 가짜와 진짜를 구분해야 한다. 진실된 통찰력으로 후보를 판단하자. 이 후보가 어떻게 살아 왔고, 어떻게 살고 있고, 어떻게 살아 갈 것인지를 꿰뚫어 보아야 한다. 외모나 언변, 선전 구호만 보고 판단할 수 없다. 통시적 관찰을 해야 한다. 그 후보가 당선된 후에 어떤 행위를 할지는 예단할 수 없다. 완전한 후보를 찾기는 어렵다. 덜 나쁜 후보를 선택 해야한다. 아무리 명철한 판단을 해도 투표하지 않으면 소용 없다. 몇 천만표 중에 한 표라고 생각하지말고 비록 한 표지만 몇 천만표를 만드는 가치있는 표라고 생각해야 한다. 부디 선거가 화목해지는 축제가 되도록 경쟁을 하면서도 상대를 존경하며 사이 좋게 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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