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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기고

여름철 벌 쏘임 사고, 작은 실천이 큰 안전을 만듭니다

김경태 기자 입력 2025.06.23 11:42 수정 2025.06.23 12:29

경주소방서 동부119안전센터 강동수

↑↑ 경주소방서 동부119안전센터 강동수

무더운 여름철이 되면 야외활동이 늘어납니다. 산과 들, 공원이나 야외 작업장 등 다양한 곳에서 자연을 즐기거나 일을 하게 되는데, 이 시기에는 벌 쏘임 사고가 유독 자주 발생합니다. 특히 날씨가 더워지는 7월부터 9월까지는 벌의 활동이 가장 활발해지는 시기로, 누구나 예상치 못한 상황에서 벌에 쏘일 수 있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합니다.

벌에 쏘이면 대부분은 통증이나 붓기 같은 국소 반응으로 끝나지만, 일부는 전신적인 알레르기 반응인 아나필락시스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이 경우 호흡 곤란, 어지럼증, 혈압 저하, 의식 저하 등이 나타나며, 적절한 응급처치가 지연되면 생명을 위협할 수 있습니다. 특히 과거 벌에 쏘인 적이 있거나 알레르기 체질인 사람은 더 큰 위험에 노출됩니다.

이런 사고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몇 가지 기본적인 수칙을 기억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야외 활동 시에는 밝은 색의 긴 옷을 착용해 피부 노출을 줄이고, 어두운 옷이나 헐렁한 복장은 피하는 것이 좋습니다. 벌은 본능적으로 어두운 색을 위협으로 인식하기 때문입니다. 또 향이 강한 향수나 로션, 스프레이 등의 사용은 삼가야 합니다. 꽃향기와 유사한 인공향은 벌을 자극할 수 있습니다.

음식물 관리도 중요합니다. 벌은 과일이나 단 음료 등 당분이 많은 음식에 쉽게 유인됩니다. 야외에서 음식을 먹을 땐 반드시 뚜껑 있는 용기를 사용하고, 남은 음식물이나 쓰레기는 즉시 밀봉해 처리해야 합니다.

벌을 발견했을 땐 자극하지 말고 조용히 자리를 피하는 것이 가장 안전합니다. 갑작스러운 손동작이나 큰 소리는 벌을 자극할 수 있습니다.

특히 중요한 점은 벌집을 발견했을 때 절대로 직접 제거하지 말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벌은 집에 대한 위협에 민감하게 반응하므로, 무심코 건드렸다가 집단으로 공격당할 수 있습니다. 벌집은 반드시 119나 전문 업체에 신고해 안전하게 제거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혹시 벌에 쏘였다면 빠르게 침을 제거하고, 냉찜질로 통증과 부기를 가라앉혀야 합니다. 가려움이나 두드러기 같은 증상이 있을 경우 항히스타민제를 복용하는 것도 도움이 됩니다. 그러나 호흡이 곤란하거나 어지럽고 메스꺼운 증상이 나타난다면, 즉시 응급실을 찾아야 합니다. 몇 분의 지체가 생명을 위협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벌 쏘임 사고는 누구에게나 일어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가 조금만 주의하고 올바른 정보를 숙지한다면 대부분의 사고는 미리 막을 수 있습니다. 작은 실천이 큰 안전으로 이어지는 여름, 모두가 건강하고 안전하게 보내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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