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촌 마을을 지나다 보면 굴뚝에서 모락모락 피어오르는 연기가 정겨움을 더한다. 고유가 시대에 난방비를 아껴주는 화목보일러는 농어촌 지역의 고마운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다. 하지만 관리가 소홀한 화목보일러는 언제든 내 가족의 보금자리를 앗아가는 ‘시한폭탄’으로 변할 수 있다는 것을 유의해야 한다.
소방청 통계에 따르면 최근 5년간 발생한 화목보일러 화재는 연평균 1,000건이 넘는다. 특히 화재의 대부분이 ‘사용자 부주의’에서 비롯된다는 점은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조금만 주의를 기울이면 막을 수 있는 사고가 계속해서 반복되고 있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안전하고 따뜻한 겨울나기를 위해 우리가 꼭 지켜야 할 ‘화목보일러 안전 수칙’은 무엇일까?
첫째, 보일러와 가연물 사이 ‘2m의 안전거리’를 확보해야 한다. 화목보일러 화재의 가장 큰 원인은 보일러 주변에 쌓아둔 땔감이나 인화성 물질에 불씨가 옮겨붙는 것이다. 연료로 사용할 나무는 보일러와 최소 2m 이상 떨어진 별도의 장소에 보관해야 하며, 보일러실 인근에는 인화성 액체나 벽지 등을 두지 않는 것이 철칙이다.
둘째, 연통은 보일러의 ‘숨통’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 나무를 태울 때 발생하는 타르와 그을음은 연통 내부에 차곡차곡 쌓인다. 이것이 연통을 막으면 열 배출이 안 되어 보일러 과열로 이어지거나, 쌓인 타르에 불이 붙어 화재가 발생한다. 최소 3개월에 한 번은 연통 내부를 깨끗이 청소하고, 연결 부위에 구멍이 난 곳은 없는지 수시로 점검해야 한다.
셋째, 소화기와 단독경보형 감지기를 반드시 비치해야 한다. 화목보일러 화재는 주로 늦은 밤이나 새벽, 모두가 잠든 시간에 시작되는 경우가 많다. 화재를 조기에 감지해 주는 감지기와 초기 진압의 핵심인 소화기는 선택이 아닌 필수다. 특히 일반 소화기보다 식용유나 화목 화재에 효과적인 'K급 소화기'를 함께 비치하기를 권장한다.
마지막으로, 연료를 한꺼번에 너무 많이 넣지 말고 투입구를 반드시 닫는 습관이 필요하다. 산처럼 쌓인 나무가 주는 든든함도 좋지만, 그보다 더 든든한 것은 우리의 안전 의식이다.
소방관들은 매서운 추위 속에서도 시민 생명을 지키기 위해 현장으로 달린다. 하지만 소방관이 도착하기 전, 화재를 예방하는 가장 강력한 힘은 바로 여러분의 관심과 실천에 있다. 올겨울, 우리 집 화목보일러를 한 번 더 살피는 작은 배려가 가족의 따뜻한 겨울을 지키는 가장 확실한 연료가 되길 소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