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에 가면 남산(南山)에 가보세요" 경주남산은 신라인들이 살아 숨쉬는 신라천년의 고도(古都)로 수많은 문화유적과 수려한 산천이 둘러싸고 있는 천혜의 자연경관을 가지고 있어 경주남산을 와 본 사람들은 "노천 박물관" 이라고 말하고 있다.해가 바뀌어 산을 좋아하는 사람들과 함께 남산을 찾았다. 등반코스는 수백 개소가 넘지만 이날은 남산 동쪽편 산기슭에 위치하고 있는 이곳은 남산의 골짜기 중에서는 작은 편에 속한다. 이곳에는 기암괴석이 있는 것도 아니고, 산세도 밋밋하여 뇌리에 남을 만한 풍광은 없지만 이 골짜기 입구에서 약300미터 걸어 올라가면 오른쪽 대나무숲속에 불곡감실불상인 ‘남산불곡석불좌상’이 미소를 머금고 우리를 맞이한다. 높이 3.2미터 너비 4.5미터 의 바위에 앉아있는 이 불상은 바위표면에 새겨진 마애불이 아니고 깊이 60센티의 감실 안에 조각해놓은 이 여래좌상은 흔하지 않은 대좌형식인 삼국시대에 유행하였던 상현좌(裳懸座)를 갖추고 있으며,6세기~7세기 초의 작품임을 추측하고 있다.또한 이 불상은 수인(手印)이 없으며 양손이 팔짱을 낀 듯 소매 뒤에 숨어있으며 감실 안에는 아직도 상반신 곳곳에 붉은 채색이 남아있어 운 좋게 비바람을 피하여 조금이나마 채색 흔적이 남아 있으며 사색에 잠겨있는 불상의 얼굴을 보면 금새 마음이 평안해지는 느낌이라며, 산행을 함께한 경주시중부동 김무웅(76세,서예가)씨는 돌아가신 어머니를 생각하면 자주 이곳을 찾는다고 말했다.이날 울산에서 사진촬영을 온 10여명 중 김세원(사진작가)씨는 자연암석의 깊이가 60센티미터나 되는 감실 안에 조각되어있어 불상 얼굴 전체의 햇빛을 보기 위해 계절 따라 촬영하기가 매우 힘들어 기다린다고 하며, 불상 앞에 신라의 기와조각들과 8세기의 석굴암처럼 석재조립 석굴사원 같은 변칙도 아닌 그저 그들이 가진 기술과 정성으로 바위를 파들어 갔고 거기에 조용히 사색하는 불상조각을 감탄할 뿐이라고 말해 경주에 살고 있는 자신이 부끄러움을 가졌다.이채경 (경주시 문화재과)씨는 경주남산은 다른 지역과 달리 양질의 화강암이 다량 분포하고 있어 7세기경부터 석조불상이 제작되기 시작하여 8~9세기를 지나면서 불상양식을 다양하게 변화 발전시켜 60여개의 계곡을 따라 147개소의 사찰이 조영되면서 주변의 자연바위로 여러 형태의 불.보살상으로 다듬졌으며 지금까지 총 107구의 석조 불.보살상이 확인되었고 또 발굴된 금동.청동불11구를포함 남산의 불상은 총 118구에 이른다고 하며 남산전체가 신라천년의 살아있는 역사관이라고 했다. 경주=이상만 기자 manl0716@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