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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칼럼

한국 대마산업 활성화를 위한 정책 제언

세명일보 기자 입력 2020.11.08 18:37 수정 2020.11.08 18:37

대마의 물질 성분에 따라 분류
THC 성분 0.3%이하 산업용 대마로

↑↑ 김 문 년 보건학박사
안동시 보건위생과장
대마(大麻)는 약(藥)이다.
이미 5,000년 전 중국의 신농(神農)님 때부터 치료제로 사용한 역사가 있고, 동의보감에도 처방 기록이 있다. 지난 2019년 3월 12일부터 의료용 대마를 환자 치료목적으로만 수입·사용할 수 있도록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을 일부 개정 시행하고 있지만 의약품에 대한 법적 정의가 부재하여 다양한 질환 적용이 불가한 상황이다.
다행히도 안동시가 지난 7월 전국 최초로 ‘산업용헴프규제자유특구’로 지정되면서 대마를 활용한 바이오산업화의 포문이 열리게 되었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대마의 물질 성분에 따라 약리적 문제를 중심으로 마약류를 지정한 것이 아니라, 대마의 식물체 전부를 마약류로 규정하고 있어 대마산업의 시대적 변화와 사회적 요구를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 게다가 도취유발 물질이 없고, 질병치료에 효과가 탁월한 칸나비디올(CBD) 성분까지 마약류로 규정하고 있어 대마산업 활성화에 걸림돌이 되므로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제2조 용어 정의를 재정립할 필요가 있다.
세계보건기구(WHO)에 의하면 CBD는 향정신성 약물 특성을 갖고 있지 않을 뿐만 아니라, 남용과 의존 가능성이 없어 국제 마약 통제 하에 두지 못하도록 마약위원회(CND)에 권고하고 있다. 미국 국립약물중독연구소(NIDA)는 약물의 위험도 비교 분석결과에서 ‘대마는 담배의 니코틴, 헤로인, 코카인, 알코올 심지어 커피보다 의존성이나 금단증상, 내성, 강화성, 중독성이 덜 치명적이다’고 밝혔다.
이렇듯 대마의 안전성과 유효성에 대해서는 이미 의료선진국들이 명확한 규명을 해 놓은 상태이다.
일찍이 우리나라와 같은 법체계를 가지고 있는 일본과 영국, 프랑스, 미국 등은 대마의 의료적 효능을 입증해 놓았다. 그 예로 대마의 종류와 성분에 따라 체계적으로 법령을 개선하고 시행하고 있다.
특히 미국은 ‘통제 물질법’을 제정하여 의료용 여부, 남용가능성 여부 등을 고려하여 다섯 단계를 5등급으로 구분하고 있다.
2018년 12월 20일에는 연방 농업법(Farm Bill)을 개정해서 THC 0.3%이하는 산업용 대마로 합법화하여 관련 산업을 급성장 시켰다. 또한 이웃나라인 캐나다도 마찬가지로 급성장을 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1976년부터 현재까지 오남용의 가능성이 낮은 대마를 과도하게 규제하고 있어 대마 산업 발전에 저해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에 국민보건 향상과 체계적 규제 확립을 위해서라도 대마의 종류와 성분기준 마련 등, 관련 법령 정비가 절실히 요구되기에 다음과 같이 대마정책을 제언한다.
첫째, 국민의 질병예방과 치료에 기여할 수 있는 CBD는 마약류에서 제외할 수 있도록 현행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제2조(정의)를 개정해야 한다. 또한 도취유발물질인 델타-9 테트라하이드로칸나비놀(THC) 성분 0.3%이하는 산업용 대마로 분류하는 것이 마땅하다. 이러한 것이 전제되지 않으면 안동시의 ‘산업용헴프규제자유특구사업’ 기간이 종료되었을 때, 현재의 대마산업은 무의미한 사업으로 마무리 될 수도 있다. 따라서 향정신성이 없는 대마품종과 CBD는 인간에게 매우 유용하고 고부가 가치가 있기에 산업적으로 이용할 수 있도록 법 개정과 함께 국가 차원에서 장려해야 한다.
둘째, 대마산업이 고부가가치인 미래 신성장 동력으로 연결시키기 위해서는 ‘대마 산업 육성지원에 관한 법률’을 제정할 필요가 있다. 그리하여 CBD 고(高)함량 종자 개발·보급 및 대마재배·가공기술 표준화와 기계화, 대마관련 제품 수출 유망국의 시장분석과 실용화 등 분야별 문제점을 진단 후 활성화시켜 나아가야 할 것이다.
대마는 암·수꽃이 한 몸에 피는 자웅동주의 특성을 갖고 있기도 하지만 암·수꽃이 따로 피는 자웅이주 식물이다. 노지에서 대마를 재배할 경우 타가수분을 통해 다음세대의 유전적 균일성은 보장할 수 없다.
이는 대마의 다양성 측면에서는 좋을지 몰라도 대마 품질의 균일성을 보장할 수 없기 때문에 산업화에는 큰 장애가 될 것이다. 이에 대마재배 농가, 대학, 연구기관이 협업하여 품질이 균일한 산업용 CBD 고(高)함량 품종을 육성할 수 있도록 제도적 기반을 구축해야 한다.
셋째, 세계 대마 특허의 대부분은 THC와 CBD에 집중돼 있다. 대마의 유용한 줄기, 뿌리, 새싹에 대한 특허와 연구 개발은 전무한 실정이다. 건강기능식품을 비롯한 의약품, 기능성 화장품, 반려견 영양제 등 국제 경쟁력을 갖춘 다양한 대마 상품 상용화에 힘써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먼저 대마의 줄기, 뿌리, 새싹대마 등을 식품공전에 등재해야 한다. 또한 한약재로도 사용할 수 있도록 ‘대한민국 약전 외 한약(생약) 규격집’에 등재하여 대마산업 활성화에 주력해야 할 것이다.
우리나라도 이제는 대마를 약으로 인정하고 산업화에 집중해야 한다. 안동시가 추진하고 있는 ‘산업용헴프규제자유특구사업’의 실효성 확보를 위하여 중앙정부와 지방정부가 적극 행정을 펼쳐 국제 대마정책에 철저히 대비해야 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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