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의 해
우리 소.
어릴 적 우리는
소와 함께 살았다.
소를 몰고 아침 전과 오후에는
들로 산으로
소꼴을 뜯어 먹이러 나갔다.
그리고 일터로 동행도 했다.
식구들이 쉴 때에는
소도 쉬었고
주인이 오수에 들 적에는
소도 되새김 하며 낮잠을 잤다
그 많은 논과 밭도 갈고
무거운 짐도 군소리 없이 실어 날랐다.
오늘 날의 트럭이다.
그 대단한 우리 소가 오늘 날
기계화와 육우 사육 앞에 고개를 못든다.
천연 소꼴과 쇠죽은
그들에게 산삼보다 귀하게 되었다.
그런 소가 일도하고
고기도 주고 가죽을 남겼다.
한마디로 인간들의
식구처럼 노예처럼 살았다.
그 우직하고 착한 소가
흰소가 되어 돌아 왔다.
하얀색은 청결, 순백, 청렴을 뜻한다.
코로나로 더럽힌 몸과 마음을
깨끗이 치유하고, 서로 시기하고 질투하고 모함의 굴레에서 벗어나 깨끗한 사회구현이 되었으면 한다.
정치가들은 국민을 섬길 줄 알고
교육자들은 올 곶은 참교육으로 도덕과 예의가 풍요로운 사회를 만드는데 앞장서야 할 것이다.
그리고 우리 것을 아끼고 보존하며 명품의 눈길을 돌렸으면 한다.
그래서 2021년도의 흰 소에 기대를 건다.
그는 수호신이다.
사진/글 모락 권정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