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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세 신화의 함정’ 조기교육 아이 뇌 망친다

세명일보 기자 입력 2016.07.18 22:00 수정 2016.07.18 22:00

과도한 교육 스트레스로 ‘신경세포 발달’ 막아과도한 교육 스트레스로 ‘신경세포 발달’ 막아

‘아이의 뇌는 만 3세 즈음 대부분 완성된다.’ ‘어릴 때 영어를 배워야 원어민처럼 말할 수 있다.’ 많이 들어본 얘기들이다. 그런데 상식처럼 여겨졌던 이 말들, 과연 사실일까.결론부터 말하자면 ‘아니다’다. 최근 20~30년 동안 뇌 과학자들은 이것은 수정 또는 폐기된 가설이거나 과학적인 증거가 없는 ‘신화’에 가까운 엉터리 이론이라고 지적해왔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교육연구혁신센터(CERI)는 10여 년에 걸친 국제 공동 연구 끝에 ‘뉴로 미스(neuro-myth·신경계 신화)’, 즉 ‘뇌에 관한 잘못된 속설’ 등을 담은 보고서를 내기도 했다.그런데도 한국 사회에서는 여전히 절대적인 과학이론인 것처럼 받아들여지고 있다. 사교육 업체들은 이를 상품화한 영·유아 교육 프로그램과 교재로 부모들을 유혹한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나이에 맞지 않는 ‘과잉 조기 교육’은 아이의 뇌 발달을 방해할 수 있다고 경고한다. ‘조급한 부모가 아이 뇌를 망친다’를 저술한 건강불평등과 개인 및 지역수의 건강결정요인에 큰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과잉 조기교육이 뇌 발달 위협”전문가들은 아이의 발달 단계를 무시한 과도한 자극이 문제라고 지적한다. 심할 경우 언어 발달 지체, 정서 발달 지체, (후천성)자폐 성향 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 미국 신경학자 폴 맥클린 박사의 ‘삼위일체 뇌’ 이론에 따르면 인간의 뇌는 생명 활동을 담당하는 ‘파충류의 뇌’(뇌간)와 감정·기억력을 담당하는 ‘감정의 뇌’(대뇌변연계), 지능·운동 능력을 담당하는 ‘생각하는 뇌’(대뇌피질 또는 신피질) 등으로 구성된다. 이 3가지 뇌는 차례대로 발달하는데 ‘감정의 뇌’는 만 12세까지 집중적으로 발달한다. 이때 연령에 맞지 않는 조기교육은 스트레스 호르몬을 분비시켜 뇌의 신경세포가 제대로 발달하지 못하게 가로막는다.‘감정의 뇌’ 손상은 영국 런던 킹스칼리지 정신의학 연구소가 진행한 사이코패스의 뇌 연구를 통해 주목받기도 했다. 영·유아기 아이들에게 ‘놀이’는 사물의 색과 모양, 맛과 소리 등을 알아보는 학습 활동이다.이를 통해 세상을 구성하는 다양한 요소를 익히고, 나 아닌 다른 존재와 관계를 맺어 친밀한 감정을 나누게 된다. 아이들에게 어떻게 시간을 돌려줄지, 어떻게 안전한 공간을 돌려줄지, 어떻게 친구를 돌려줄지 머리를 맞대고 고민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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