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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수초(福壽草)공화국’희망의 새해 됐으면

세명일보 기자 입력 2017.01.31 14:43 수정 2017.01.31 14:43

이번 주의 주인공은 당신입니다. 인생역전, 참으로 서민들에겐 매혹적인 말이다. 로또 판매점 앞에서 단돈 1,000원으로써, 단박에 수십억 원을 쥘 수가 있는 절호의 기회이다. 삶이 팍팍할수록, 서민들은 1,000원을 아낌없이 투자한다. 작년에 로또가 하루 97억 원어치씩 팔렸다. 3조5천500억 원어치이다. 35억 게임 팔렸다. 기획재정부 복권위원회의 잠정 통계이다. 2003년 4월 12일에는 당첨금 이월로 1등 당첨자 한 명이 사상 최대 당첨금인 407억2천만 원을 차지했다. 경남 양산에서 발생한 ‘40억 로또’와 관련해 당첨금 분배를 두고 갈등을 빚은 가족들이 처벌받게 됐다. 양산경찰서는 40억 로또 당첨자와 어머니와 여동생 2명, 매제 등 4명을 재물손괴·주거침입 혐의 등으로 불구속 입건했다. 어머니는 ‘패륜아들 000를 사회에 고발합니다’라는 피켓을 들고 양산시청 등지에서 1인 시위를 벌인 바 있다. 로또 당첨은 가족의 찢기였다. 로또가 대표적인 불황상품이기도하다. 여기에서 불황을 경제의 용어가 아닌, 세상살이로 본다면, 덧정 없는 세상에서, 로또나 한 장을 사볼까도 덧정 없게 되었다. 로또가 우리나라를 ‘볼황국화국’으로 만드는가. 일자리 창출하라고 법인세를 깎아 줬더니, 그 돈으로 사상 최대의 당첨금보다 많은 돈을 강요에 못 이겨, 말〈馬〉에 투자한 한 중년의 남성이 구속영장이 기각되자, 구치소 출소 후에 한 첫 말이 나의 생애에서 가장 긴 밤이었다고 술회했다. 우리가 생각하기로는 앞으로가 더 긴 밤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이 중년 남성이 출소하자, 내로라하는 법률가들이 법원 앞에서 노숙 항의를 하고 있다. 구속영장이 기각된 이유가 한국의 최고의 주거환경에 살다가 구치소의 환경을 견디지 못한다는 것이다. 이게 우리는 이게 팩트 체크(Fact Check)가 아닌, 페이크 뉴스(fake news)이길 바란다. 팩트 첵크이든 페이크 뉴스든 말 투자가 망신살이 뻗은 것만은 사실이다. 이래서 생긴 말이 한국은 ‘재벌공화국’이라는 말이 설득력을 얻는다. 또 영장기각의 담당 변호사가 그 중년 남성의 법무실장으로 간다는 말도 페이크 뉴스가 되어, 떠돌고 있는 요즘이다. 현직 장관이 장관의 배지를 뗀 그 빈자리에 수인번호를 단 것도 로또의 곤두박질로 보인다. 이는 벼슬의 덧정이 없는 로또이다. 또 이래서 ‘장관 구치소 공화국’인가. 권력 10년이 아니고, 불과 며칠 사이이다. 2016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통계에 따르면, 한국의 인구 10만 명당 자살률은 28.7명으로 회원국 중 가장 높았다. 또 이래서 ‘자살공화국’인가를 묻는다. 통계청의 2016년 12월 및 연간 고용동향 발표에 따르면, 실업자가 100만 명을 처음으로 넘어섰다. 15∼29세 청년층 실업률은 1년 만에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연간 취업자 증가 폭은 다시 30만 명대 밑으로 내려가면서 금융위기 당시 수준으로 악화했다. 실업자 중에 32%인 31만5천 명이 4년제 대학 이상 졸업자로 집계됐다. 이는 ‘실업국화국’인가. 최성은 조세재정연구원 연구위원의 ‘주거부문 재정지출 현황과 저소득층 주거지원정책의 방향’ 보고서에 따르면, 저소득층 주거 지원을 위한 장기공공임대주택 5채 중 1채에는 월평균 소득 430만원이 넘는 중산층이 살았다. 심지어 연간 소득이 1억2천만 원 이상인 소득 10분위도 공공임대주택에 거주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저렴한 임대료 혜택을 받는 공공임대주택 거주자 5명 중 1명은 주거급여까지 중복혜택을 받았다. 보다 가난한 이들의 복지를 가로채는 ‘복지가난공화국’인가. 핀란드가 국가 단위로는 유럽 최초로 올해부터 ‘기본소득제’를 실시했다. 복지수당을 받는 생산 가능인구 중 무작위로 선정한 실업자 2,000명에게 향후 2년간 매달 560유로(약 71만원)를 아무 조건 없이 지급한다. 국회 예산정책처가 공개한 ‘공공기관 임금정책 평가’ 보고서를 보면, 2015년 말 기준 119개 공기업·준정부기관 정규직 1인당 평균 연봉은 7천만4천원이었다. 2014년 평균(6천672만2천원)보다 4.9% 오른 것으로 2012년 이후 가장 높은 증가율이다. 한국노동사회연구소 김유선 선임연구위원의 ‘비정규직 규모와 실태’ 보고서에 따르면, 최저임금을 못 받는 근로자는 263만 7천명으로 전체 근로자(1천923만 2천명)의 13.7%에 달했다. 월급에선 천국과 지옥을 왔다 갔다 한다. 공공주택도 마찬가지이다. 이는 또 최저임금도 못 받는, ‘최저임금공화국’인가. 문제는 이게 페이크 뉴스가 아니라는 것이다. 덧정 없는 사회가 우리 사회인가. 인생역전이 아닌 곤두박질하더라도 로또나 한 장 사볼까 하는 뒤틀린 심사이다. 곤두박질해도 좋다며, 덧정 없는 일상에서 로또가 또 유혹한다. 지난 20일 전남 산림자원연구소 완도수목원에 따르면, 최근 수목원에 심어진, 봄의 전령 복수초가 개화했다. 복수초(福壽草)는 복(福)과 장수(長壽)를 상징하는 꽃이다. 이른 봄눈과 얼음 사이를 뚫고 꽃이 핀다고 해, ‘얼음새꽃’, ‘눈새기꽃’이라고도 불린다. 덧정 없다고 해도, 이건 팩트 체크이다. 세상이 어지러우면, 옛말로 유언비어(流言蜚語)가 힘을 얻는다. 유언비어가 달빛을 받으면 신화〈페이크 뉴스〉가 되고, 햇살을 받으면, 역사〈팩트 체크〉가 된다. 페이크 뉴스와 팩트 첵크가 대낮과 한밤이 뒤섞여 판을 치는 덧정 없는 세상에서 복수초의 개화 소식은 덧정 있는 세상을 만든다. 그것도 작년보다 보름정도 일찍 개화했다고 한다. 올해는 지난해보다 희망을 선사하는 징조이다. 이래서, 올해는 복(福)과 수(壽)를 부르는, ‘복수초공화국’이 된다. 따라서 복수초가 인생역전의 로또에 기분 좋은 꿈을 꾸면서, “로또나 한 장 사라고 전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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