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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반려학개론] 초보집사 위한 여름 나기 팁

세명일보 기자 입력 2021.07.27 19:12 수정 2021.07.27 19:12

윤 신 근 수의사·동물학박사
한국동물보호연구회장

초복(初伏), 중복(中伏), 대서(大暑)를 모두 거치며 한여름에 들어섰다. 날이 더워지면서 병원을 찾는 반려묘도 급증했다. 더위를 먹거나 각종 호흡기 질환에 걸린 경우가 대부분인데 부상을 당한 경우도 적잖다.
다년간 반려묘를 키운 반려인이라면 올여름도 슬기롭게 이겨내겠지만, 초보 집사 반려인은 이번 여름 정말 많은 시행착오를 겪어야 한다. 문제는 그 시행착오가 한 생명에게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사실이다.
그래서 이번에는 정말 기본적인 이야기를 해보겠다.
고양이도 개와 마찬가지로 땀샘이 그다지 발달하지 않은 동물이다. 이로 인해 체온을 조절하기가 쉽지 않다.
단모종이라면 그나마 여름을 손쉽게 날 수 있지만, 관상을 목적으로 개량된 장모종의 경우 요즘 같은 더위가 그야말로 쥐약일 수밖에 없다. 여름에는 털을 가능한 한 짧게 해 더위를 막아주는 배려가 필요하다. 아름답고 탐스러운 털은 금세 자라니 아까워하지 않아도 된다.
갑자기 털이 짧아지면 에어컨을 켠 실내에서 반려묘가 감기에 걸리지 않을까 걱정할 수 있다, 그런 경우는 많지 않으니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다만 반려묘가 미용을 갓 했다면 얇은 옷을 입혀 어느 정도 적응할 수 있게 하는 것도 좋다.
여름에는 반려묘에게 물을 충분히 줘야 한다. 차가운 물보다는 적당한 수온의 물이 좋다.
반려묘를 키울 때 선풍기는 요주의 대상이다. 돌아가는 날개를 잡겠다고 발을 넣었다 다치는 일이 정말 많은 탓이다. 아기를 키울 때처럼 선풍기에 망을 씌워주는 등 대비를 해둬야 한다.
아파트에서 에어컨을 켜다 환기를 하려고 창문을 연다면 방충망을 잘 닫아뒀는지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반려묘가 모처럼 열린 창을 통해 밖으로 나가려다 천 길 낭떠러지로 추락하는 사태가 벌어질 수 있다. 집이 고층인 것을 몰랐기 때문이다.
반려묘도 여름에 배탈이 나는 경우가 많다. 이유는 대부분 사람이 먹는 음식물을 섭취한 탓이다. 늘 하는 얘기지만, 반려묘, 반려견 모두 가장 좋은 먹이는 사료다. 인스턴트 식품이라고 꺼리는 사람도 많은데 필수 영양소를 모두 갖춘 것을 비롯해 이점이 정말 많다. 사료와 사람 음식을 놓고 고르기보다 사료 중에서 우리 반려묘에게 가장 좋은 것을 골라 먹이는 것이 편할 뿐만 아니라 건강에도 최적이다. 여행을 갈 때 반려묘를 동물병원이나 펫숍에서 운영하는 호텔, 지인에게 맡기고 가는 반려인이 많지만, 마음이 놓이지 않거나 바람을 쐴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데려가기도 한다. 반려묘를 동반해 이동할 때는 자가용이든 대중교통이든, 가깝든 멀든 케이지나 가방에 넣어두는 것이 가장 좋다.
다만 자가용으로 이동할 때 일부 반려인은 반려묘가 답답해한다고 안에 풀어놓기도 한다. 그러나 운전을 방해하기 쉽고, 이런저런 이유로 창문이나 문이 열렸을 때 밖으로 튀어 나가는 사태가 일어날 수도 있다. 절대로 삼가야 한다.
자가용으로 이동 중에 휴게소에 들를 경우 장시간 반려묘를 차 안에 방치하는 일도 없어야 한다. 한여름 그것도 한낮에 환기가 되지 않는 차 안 온도는 거의 열 가마 수준이다. 아주 짧은 시간이라도 차 안에 반려묘만 남겨둬서도 안 되지만 부득이 한 경우라면 창문을 살짝 내려 온도가 올라가는 것을 최소화할 필요가 있다. “누가 그렇게 방치하느냐?”고 묻는다면 아기를 차 안에 방치하는 부모도 있는 것이 현실이라고 말하고 싶다.
고양이는 대부분 몸에 물이 닿는 것을 싫어한다. 그래서 목욕을 시키는 것도 조심스럽게 해야 한다. 미지근한 물로 서서히 씻겨야 한다. 그런데 극히 일부지만, 피서지에 반려묘를 데려온 김에 수영까지 시키는 반려인도 있어 우려를 낳는다. 물론 고양이도 얼마든지 헤엄을 친다. 그러나 그건 즐기는 것이 아니라 살기 위해 발버둥 치는 것이라고 보는 것이 옳다.
반려묘는 반려견과 달리 집안에서 슬슬 돌아다니는 것만으로 충분히 운동이 된다. 무더위, 열대야에 굳이 산책하러 나갈 필요가 없다. 그래도 피서지라면 누구나 반려묘와 나가고 싶어진다. 이럴 때 목줄이나 하네스를 묶고 나가는 것은 필수다.
그러고 보니 반려묘를 기르는 것이 자녀를 키우는 것과 큰 차이가 없다는 점을 새삼 느끼게 된다. 한 생명을 책임지는 것은 온 정성을 기울여야 하는 일이다. 이런 점을 잊지 말고, 사랑하는 반려묘와 건강한 여름을 보내시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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