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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사설

경북소방 권역별 화재사례·감식기법 공유 화재원인 과학적 규명한다

세명일보 기자 입력 2021.08.03 18:41 수정 2021.08.03 18:41

현대 건물들의 특징은 고층이다. 고층일수록 사고가 터지면, 고층과 정비례로 인명이나 재산의 피해가 커진다. 그럼에도 화재가 났다고 하면, 거의가 인재이다.
지난 2일 소방청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화재 재산피해는 두 배 이상으로 증가했다. 올해 상반기 화재로 사망자는 161명이다. 사망자와 부상자를 합한, 인명피해는 1,222명으로 작년 상반기보다 6.7%(77명) 늘었다. 올해 상반기 화재로 재산피해는 6,434억 원으로 집계됐다. 작년 상반기(3,091억 원)보다 무려 108.2%(3,343억 원) 급증했다.
지난해 10월 소방청의 따르면, ‘소방차 진입 곤란 학교 현황’ 자료에 따르면, 현재 41개 학교는 소방차 진입을 못한다. 지난해 기준 14개 학교에서 27곳이나 늘었다. 도대체 우리의 미래를 책임질 학교에 소방차가 진입하지 못한다면, 기 막히는 현실로 한국의 미래는 암담할 뿐이다.
지난달 30일 경북도 소방본부에 따르면, 김천소방서 대회의실에서 경북도내 19개 소방서 화재조사관 등 화재조사 관계자 24명이 참석하여, 올해 첫 권역별 화재사례 발표회를 가졌다. 소방본부는 올 하반기부터 경북도내 소방관서 상호간 최신 감식기법의 전파와 공유로 화재원인을 과학적으로 규명하고자, 매월 권역별 화재사례 발표회를 개최한다.
이번 발표회에서는 폐기물 처리 공장 화재사례(김천소방서), 단독주택 화재사례(상주소방서), 태양광 발전소 화재사례(문경소방서), 돈사(豚舍) 화재사례(의성소방서)등, 중부권 4개 소방서 화재조사관들의 화재현장 원인 조사 연구사례가 발표됐다.
김천 폐기물 처리업체 화재 사건과 관련해, 최초 발화지점으로 추정되는 좌측벽면에 심한 연소흔, 지붕으로 연소 진행된 흔적 식별, CCTV상 발화지점으로 추정되는 부위에 불특정 다수의 배터리(니켈 및 리튬이온 등)가 식별되는 등, 배터리 취급부주의 화재로 분석했다.
다음은 상주 단독주택 화재 사례에서는 최초 발견 시 에어로졸 살충제통이 터지는 소리를 듣고 화재를 인지했다. 최초 발화지점은 패턴으로 봐, 거실 입구에서 최초 발화하여, 거실을 중심으로 각 방으로 화재가 진행된 것으로 보였다. 발화 원인은 미확인 단락(전기적 요인)으로 분석했다.
영주 태양광발전소 화재 조사에서는 창고 내부 천장의 심한 소손, 태양광 설비 중간쯤에서 상부로 심한 소손, 트레이 내부의 단락흔, 접속반 전단에서 단락 식별, 태양광 설비의 설치기간(7~10년 정도) 트레이의 장기간 직사광선 노출 등을 들어, 트레이 내부 전선이 절연 열화 돼, 발생한 화재였다.
의성 돈사 화재 사건은 추정 발화지점에 용접기로 확인됐다. 용접을 한 지점에서 인근으로 연소 확대된 패턴이 보이는 점으로 봐, 용접 부주의 화재로 분석했다.
발표에 참가한 조사관들은 최근 신재생 에너지 사용과 연소 물질의 다양화 등 사회 외부환경의 변화로 정확한 화재원인을 밝히는데 어려움을 겪는다. 소방본부는 현장 경험이 많은 화재 조사관들의 화재 감식기법을 상호 공유하여, 연구사례에서 나타난 화재 원인을 예방대책에 반영한다. 맞춤형 화재예방과 방화범죄 예방에도 활용한다.
김종근 도 소방본부장은 화재원인 규명이 곤란한 사례 중심으로 유관기관과 정보 공유를 강화해 신뢰도를 높이는데 노력한다. 지난해 10월 소방청에 따르면, 한 해 평균 5.4명은 화재·구조 활동에 나섰다가 숨져, 위험 직무 순직을 인정받은 소방관 숫자다. 공무 중 다친 인원을 합하면, 한 해 평균 약 500명이 크고 작은 안전사고를 당한다.
화재를 끄기 위해 갔다가 되레, 소방관이 다치는 현실은 소방에선 후진국이다. ‘소방 장비를 보다 첨단화’해줘야 한다. 더구나 취약계층은 화재에서도 취약하다. 또한 아파트를 지을 때에, 내화재(耐火材)사용을 법제화해야 한다. 더하여 시민들의 안전 의식의 고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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