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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제훈 사진전, 증산보국(增産報國) 열다

오재영 기자 입력 2021.08.26 13:50 수정 2021.08.26 13:59

‘광부사진가’로 이름을 알린 전제훈 다큐멘터러리 작가가 9월 4일부터 우리나라 ‘무연탄 4대 메카’ 였던 경북 문경, 충남 보령, 전남 화순, 강원 태백에서 <증산보국(增産報國)>이름으로 순회 전시를 한다.
전제훈은 강원도 도계에 있는 경동탄광에서 30년 넘게 갱내 화약 관리기사로 일하고 있는 현직 광부다. 석탄산업은 사양산업이 돼 점점 사라지고 있지만 전 작가는 지난 10여년간 석탄산업 기록에 대한 소명의식을 갖고 광부들의 삶과 애환을 카메라에 담아왔다.
첫 번째 전시는 문경 갤러리카페 피코에서 9월4일부터 26일까지 열린다. 경북 문경은 1926년 남한 최초로 광업권이 설정돼 탄광이 개발됐다. 1980년대는 60여개소의 국영 및 민영탄광이 우리나라 무연탄의 30%를 생산했지만 1993년 석탄산업합리화 정책으로 폐광이 된 곳이다. 지금은 석탄박물관이 명맥을 유지하고 있다.
전제훈은 캄캄한 막장에서 빛을 캐는 사진가다. 직접 석탄을 캐지는 않지만 막장 광부들과 같은 위험에 노출돼 있다. 지열과 습기로 가만히 있어도 등줄기에 땀이 줄줄 흘러내리는 막장이다. 전 작가는 탄가루가 휘날리는 깜깜한 갱도에서 헤드랜턴의 빛 한 줄기에 의지한 채 위험을 무릅쓰고 탄을 캐는 광부들의 모습을 생생하게 기록했다. 땀과 시커먼 탄가루로 뒤범벅된 얼굴에 치열하게 살아가는 광부들의 강인한 모습이 투영돼 있다.
전제훈은 “산업화의 원동력이었던 석탄이 역사 속으로 사라지기 전에 기록으로 남길 수 있는 역할을 하게 된 것은 나에게 운명이자 행운”이라고 말한다. 작가 노트를 통해 “탄광이 첫 직장인 사람들이 이제 정년이 얼마 남지 않았을 정도로 세월이 지나버렸다. 깊은 탄광 속에 묻혀 살던 사람들의 모습이 이제 세상 밖으로 드러나야 하고 우리의 삶은 충분히 기록돼야 할 만큼의 가치가 있다”고 말했다.
전제훈흔 2016년 개인전 Starry Night & Milkky Way, 2017년 동강국제사진제 강원도작가선정 전시, 2017 개인전 Black Maskla, 2018 강원국제비엔날레, 2021년 금보성아트센트 초대전 등 다수의 개인전과 단체전에 참가했다. 오재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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