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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뱃갑 혐오그림’ 도입 두 달

뉴시스 기자 입력 2017.02.28 13:20 수정 2017.02.28 13:20

소비 감소, 매출 영향없어…흡연율 오히려 4.9%↑소비 감소, 매출 영향없어…흡연율 오히려 4.9%↑

답뱃값 흡연 경고그림 시행 두 달이 넘은 가운데 금연율이 기대와 달리 이렇다할 가시적인 효과를 나타내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 담배 소비량은 담뱃세 인상 전으로 회복했고, 흡연율도 현저히 떨어질 것이라는 정부의 예상과는 달리 미미한 수준이다. 오히려 혐오그림을 가리는 담배케이스 판매량이 급증하며, 엉뚱한 시장만 커지는 형국이다. 보건복지부는 개정 국민건강증진법 시행에 따라 지난해 12월23일부터 담배공장에서 나가게 되는 모든 담뱃갑에 흡연 폐해를 나타내는 경고그림을 표기토록 했다. 이를 통해 정부는 경고그림 제도를 도입한 18개국의 흡연율 감소를 예로 들며, 도입과 함께 흡연율이 4.2%포인트 감소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지만 보건당국이 야심차게 추진한 담뱃갑 혐오그림 도입은 큰 효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통계청이 최근 발표한 ‘2016년 연간 가계 동향’을 보면 지난해 전국 2인 이상 가구의 월평균 주류·담배 지출액은 3만5000원으로 1년 전보다 5.3% 늘었다. 특히 담배 지출이 전년 대비 7.6%나 증가했다. 또한 기획재정부가 집계한 2017년 1월 담배 판매량을 살펴보면 감소할 것이라는 예상과는 달리 오히려 4.9% 증가했다. 여기에 지난해 담배 반출량도 37억4000만갑으로 전년 대비 5억7000만갑 (17.8%) 늘어나며, 2014년 담뱃값 2500원 인상 이전 수준으로 회복되고 있다. 때문에 일각에서는 정부의 금연정책이 큰 효과는 없고, 사실상 서민 증세가 됐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심지어 정치권을 중심으로 담배에 붙는 세금을 다시 내려야 한다는 이야기가 나올 정도다. 이처럼 정부의 금연정책이 큰 실효성을 거두지 못한 가장 큰 이유로는 도입 취지를 무색케 한 경고그림 위치와 경고그림을 가릴 수 있는 대체용품 시장 급증 등이 꼽힌다. 담뱃값 경고그림은 현재 담배포장의 앞뒷면 상단에 목에 커다란 구멍이 뚫린 후두암 환자, 아기로 향하는 임신부의 담배 연기 등 10가지 종류의 폐해를 담고 있다. 현재 경고그림은 담배를 꺼낼 때 상단을 열기 때문에 경고그림은 사라지고 경고 문구만 보여 효과가 반감된다. 또 담배를 사거나 피우기 직전 잠깐의 혐오스러움을 참으면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 실제로 일부 애연가들은 혐오그림을 가리기 위해 포스트잇 등으로 가리면서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반응이다. 담배업체 한 관계자는 “아직까지 담뱃갑 혐오그림으로 인한 매출에 영향은 없다”며 “아직 재고가 남아있어 몇몇개 제품들은 경고그림 미부착 제품도 유통되고 있어 이들이 소진되는 2분기부터 영향력을 파악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불티나게 팔리는 담배케이스도 경고그림을 무용지물로 만드는 데 큰 역할을 하고 있다. 옥션에 따르면 흡연경고그림 도입 이후 한 달 간 전년 동기 대비 담배케이스 판매율이 452% 증가했으며, G마켓에서는 담배케이스 판매가 411% 증가했다. 11번가에서도 지난달 담배케이스의 매출이 34% 증가했다. 전자담배 기기장치류 및 금연보조용품은 24% 매출이 늘었다. 옥션 관계자는 “최근 담배에 흡연경고그림이 도입되고 금연 등을 결심하는 새해와 맞물리면서 담배케이스 판매율이 급증하고 있다”며 “최근 담뱃값 혐오그림에 거부감을 느끼는 고객들을 위해 다양한 디자인의 담배케이스도 출시돼 인기가 높다”고 말했다. 한편 전문가들은 정부의 담뱃값 인상 및 혐오그림 도입 등은 사실상 실패한 금연정책이라며 좀 더 실효성 있는 정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전 세계적으로 담배 규제는 단순 담뱃값 인상과 흡연 경고그림이 아닌 검증된 금연 보조요법인 니코틴 보조치료제에 대한 접근성을 높이는 등 보다 실제적이고 현실적인 방안으로 바뀌고 있는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금연율을 높이기 위해서는 담배에 대한 규제보다는 실질적으로 금연 치료 서비스 및 니코틴 보조제 등의 보조 수단이 동원돼야 한다”며 “담뱃값을 올리거나 경고그림 등으로 흡연율을 낮추는 방식보다 인식의 전환이 우선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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