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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칼럼

대장동을 지킨 대장(?)들의 공적이 헛되지 않고 있음인가?

이승표 기자 입력 2021.10.04 10:52 수정 2022.10.18 17:45

이승표 본지 경주·영천 본부장


대선을 불과 6개월여 남겨두고 경기 성남시 대장동 도시개발사업과 관련 정치권의 논쟁은 쉼 없이 소용돌이치고 있다.

그 첫 출발은 여당(민주당)에서 시작됐다. 앞서 1등 주자인 이재명 후보(경기지사)와 2위 후보인 이낙연(전 당대표) 후보 간의 이른바 명락대전에서 1위 탈환에 철치부심하고 있는 이낙연 후보의 진지에서 먼저 쏜 화살이 이재명 지사의 진지로 날아가면서였다.

그러나 이낙연 후보 진지에서 쏜 화살이 이재명 지사의 과녁에 명준됐는지 안 됐는지는 아직까지 확인되지 않고 있다.

이 사건의 원조는 경기 지역의 모 일간지에서 출발했다. 대장동 의혹을 처음 보도하면서다. 이어 시민단체의 모 회계사가 이를 살펴보면서 공론화 됐다. 자연히 정치권으로 스며들 수밖에 없는 이 사건은 대선판을 흔드는 최고의 판도라로 등장하면서 정치권과 국민들의 시선을 사로잡고 일파만파로 확산되고 있다.

그 서막은 이낙연 후보가 이재명 지사에 대한 책임론을 제기하면서 정치권의 본격적 논쟁이 벌어졌다. 이재명 지사가 성남시장 재직시절 이뤄졌던 사업이어서 그랬다.

이에 질세라 야당인 국민의힘과 국민의당 정의당도 이재명 지사를 향해 동맹을 맺은 연합군처럼 함께 공격을 했다. 활 대신 기관총을 쏘고 있는 형국이나 다름이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지사의 진지는 꿈쩍도 않고 있다. 오히려 찬스를 잡은 듯 제1야당인 국민의힘을 맹공하고 있다. 국민의힘 곽상도 의원의 아들(병채 씨)이 이 사업을 주도한 자산관리사인 화천대유에 취업해 근무하다 최근 퇴직하면서 퇴직금 조로 50억을 받아 갔다는 것을 문제삼고 부터다.

이에 대해 화천대유측은 ‘곽 의원 아들 퇴직금은 이명과 어지럼증 등 회사에서 중재해를 입은 댓가 등이 포함됐으며 상세 사항은 개인 프라이버시라 함부로 공개할 수는 없다’는 입장을 내어놓고 있다. 근무한 아들도 “내가 달라고 한 것이 아니라 회사에서 스스로 챙겨줬다”고 밝히고 있다. 그냥 알아서 챙겨주는데 안 받을 수 없었다는 취지로 해석된다. 아무 잘못이 없다는 의미이다.

아뭏든 여기서 야당의 화살이 무뎌지기 시작했다. 공세의 여세를 몰아가던 국민의힘에서 맥을 쓰지 못한 채 빠져나가는 모양새가 된 것처럼 보였다. 사실이라 하더라도 5년 9개월 근무한 일반 회사원의 공적과 후유장애에 따른 보상치고는 너무도 과다했다는 것이 논란의 핵심으로 자리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 하더라도 이는 참으로 기이한 일이 아닐 수 없다. 5000억을 챙긴 사람보다 50억을 받은 사람이 뭇매를 더 맞고 있기 때문이다. 아들의 부친이 중견 정치인이어서일까, 아니면 문재인 정부를 상대한 당의 일등 저격수여서 그랬을까, 아들의 특혜시비 의혹에 따른 지역 정가의 평론도 가지각색이다.

곽 의원은 아들에 의해 빚어진 일로 오래토록 정치마당에 쌓아온 공적이 송두리째 날아가버린 것이다. 따라서 곽 의원이 몸담은 소속 정당이자 제1야당인 국민의힘이 대선 승리의 재물로 기대한 명품(?)이 홀연히 날아간 것인지, 아니면 아직도 그 재상의 재물은 남아있는 것인지도 두고 볼 일이다.

곽 의원은 지난 2일 오전 기자회견을 자청하고 국회의원직을 내려놓는다고 전격 선언했다. 자신이 속해있던 국민의힘을 탈당한 지 6일 만이다. 이유인즉 “아무리 해명을 해도 의혹이 씻겨지지 않고 있어서”라고 했다. 자신과는 관련이 없음을 주장한 것이다.

읍참마속(泣斬馬謖)의 심정으로 곽 의원의 결단을 기다렸던 국민의힘으로서는 그나마 한숨을 돌린 상태다. 본인의 아픈 심정이야 오죽했을까마는 대선과 맞물린 정치권과 국민들의 거세진 원성에 스스로 항복하고 만 것이다.

거기에다 이 나라 법조계에서 추앙받던 대법관과 검찰총장, 국정농단을 파헤친 특별검사를 비롯한 검사장, 집권당 대표를 역임한 인사 등, 이들이 대장동 개발을 주도한 화천대유에 입성해 병풍 역할을 했다는 비판까지 쏟아진 마당이어서 곽 의원의 감당은 불감당이 아니었을까.

이로 인해 곽 의원 지역구의 주민들과 지지자들의 안타까움도 이만저만이 아니라고 한다. 주민들이 존경하던 재선 국회의원의 공든 탑이 한순간에 무너져 내린 것 같아서 였을 것이다. 이처럼 국민의힘을 빛낸 이 정치인의 최후가 기대와 달리 막을 내린 모습에서 정치인의 윤리강령도 새삼 강조되고 있다. 이에 따른 곽 의원의 인내도 한계에 부닥치면서 선택의 여지가 없었을 것이란 평이다.

일전 민주당 이낙연 캠프측 핵심 인사는 언론과의 대담에서 “대장동 개발 의혹은 ‘최순실급 수사’여서 이번 대선은 결국 ‘대장동 대선’이 될 것”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또 “지켜내기 어려운 진실이 드러난다면 감당하기 어렵다”는 견해도 덧붙혔다.

하지만 여러 여론조사에선 이 지사의 지지율이 되레 상승하고 있다. 철옹성을 과시하듯 이 지사는 자당의 경선에서도 과반을 훌적 넘기고 2위 후보를 가볍게 숨죽이며 결선투표를 멀리하고 있다.

이는 이 지사가 갈수록 당당한 모습을 앞세우며 지지자들의 의심을 잠재우고 있기 때문으로도 보인다. 이에 대해 야당은 물론 자당의 경쟁자들조차도 시원하게 대응할 해법을 찾지 못하고 있는 듯하다. 

즉 진실을 밝혀내는 것 말고는 그 어떤 해법도 찾을 수 없음을 예고하고 있는 대목이다. 대장동을 지킨 대장(?)들의 공적이 헛되지 않고 있음인가?... 국민들은 궁금하지 않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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