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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칼럼

”천자는 하늘이 내린다“ 표리부동(表裏不同) 앞에 TK는 쓸개도 없나?

이승표 기자 입력 2021.12.13 15:59 수정 2021.12.14 18:12

이승표 본지 경주·영천 본부장


말도 많고 탈도 많은 대선 정국이다.
특히 이재명 후보의 거침없는 카멜레온 발언은 세간의 주목을 받기에 충분하다. 이 후보가 지방 여러 곳을 순회하면서 국민 앞에 솓아 내는 공약과 역사의식이 ‘표리부동(表裏不同)’해 혼란스럽다는 민심이 자리하고 있음이다.

여기에는 이 후보가 TK출신 전직 대통령들의 업적을 찬양하면서 불거지고 있다. 이 후보가 한 집안인 문재인 대통령이 한 치적을 칭송하는 대신, 오로지 과오만을 열거하면서 국민 앞에 사과 상자를 늘어놓고 있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현 문재인 정부의 치적을 받들어 온 민주당과 이를 비판 해 온 야당마저 어리둥절해 하고 있다. 이는 문 정부와 집권 민주당이 강조해온 국정 치적은 자화자찬이었음을 이 후보가 입증하고 있음이나 다를 바 없다. 이 후보가 집권 민주당 후보가 아닌 야당 후보로 착각 할 정도다.

이 후보의 ‘표리부동’은 최근 대구 경북을 찾은 데서 확연히 드러났다. “존경하는 박근혜 전 대통령께서 대통령을 하시다가 힘들 때 서문시장을 갔다”라고 한 말이 불씨가 됐다.

이 말을 들은 시민들은 이 후보가 정말 존경의 표시로 한 말인지 아닌지 의아해했다. 아니나 다를까, 이 후보는 몇 날도 지나지 않아 “존경한다고 했더니 진짜 존경하는 줄 알더라”는 해명을 해 박근혜 전 대통령 지지자들로부터 “비꼰다”라는 비난을 자초했다.

이는 막상 이 말을 해놓고 보니 민주당 지지자들의 원성이 거세지자 부득이 내놓은 임기응변식 해명으로 보인다. '일국의 대통령이 되겠다는 사람이 사석도 아닌 공적 자리에서 전직 대통령을 두고 이래도 되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는 것이 지역민들의 중론이다.

박 전대통령의 부친인 박정희 전 대통령에 대해서도 이 후보는 “평가는 갈리지만 매우 눈에 뜨이는 정치인”이라고 언급하고,  “당시 야당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고속도로를 건설한 것과 같이 국가의 대대적인 투자를 통해서 강력한 경제정책을 드라이브 하는 에너지 고속도로를 깔겠다”며 박 전 대통령의 리더십을 접목해 표심을 유도했다.

하지만 지역 정가는 이 후보가 여태까지 박 전 대통령 일가를 단 한 번이라도 호평한 적이 없었음을 기억하는 지역민들이 '이를 진심어린 발언이라고 보지 않는다'고 혹평하고 있다.

이 후보의 표리부동은 여기에서 멈추지 않는다.
전두환 전 대통령을 향해서도 “국민이 맡긴 총칼로 국민의 생명을 해한 행위는 중대 범죄”라고 강조하면서도, “전체적으로 보면 전두환이 삼저호황(저유가, 저금리, 저달러)을 잘 활용해서 경제가 망가지지 않고 경제가 제대로 움직일 수 있도록 한 건 성과인 게 맞다”라며 이중적 잣대를 들이댔다. 논란이 일자 ‘인정할 건 인정해야 한다’는 취지로 맞서고 있다.

이와 달리 이 후보는 지난 10월 광주 5·18 민주묘역 찾았을 때는 “어떠한 경우에도 용서할 수 없는 학살 반란범”이라며 묘역 앞에 깔린 전두환 전 대통령의 비석을 밟고 피를 토하듯 한 연출을 했다.

앞서 윤석열 후보가 지난 10월 19일 국민의힘 부산 해운대갑 당협에서 “전두환 전 대통령이 군사 쿠데타와 5·18만 빼면 정치를 잘했다고 말하는 사람이 많다. 호남 사람들도 그런 얘기를 한다”고 말해 논란을 일으켰다.

이로 인해 윤 후보는 민주당과 광주 호남지역으로부터 곤욕을 치렀다. 이 때는 이 후보가 여기에 동승해 윤 후보를 함께 비판했다. 이를 비교하면 작금의 이 후보는 달라도 너무 다른 모습을 국민 앞에 보이고 있다. 이를 두고 지역 정가는 “TK는 쓸개도 없나”라며 개탄한다.

포항제철의 신화를 창조한 철강왕 고 박태준 회장의 동상 앞에서도 이 후보는 그의 업적을 찬양하면서 “이당 저당 보지 말고 사람만 보고 선택해달라”는 취지로 읍소를 했다. 그렇다면 자신의 대선 출정에서 ”이제 민주당은 문재인 당도 아닌 이재명 당“이라고 선언할 때는 왜 그랬는지 의문을 더하게 한다.

이처럼 이 후보는 승리를 기원하며 넥타이를 선물한 대통령도 밟고, 자신을 대선 후보로 선출한 민주당도 밟고, 자신이 설계한 대장동도 거침없이 밟고 있다. 이재명의 정체성은 어디에 있는지 도무지 헷갈리기만 한다.

이를 보다 못한 논객 진중권 교수도 한마디 했다. ”비석 밟고 난리 치더니 전두환 찬양도 내로남불이요 원칙도 없고 소신도 없는 오직 무한한 권력욕만 가득한 섬뜩하고 무서운 기회주의 후보“라고 직설했다.  

"이재명은 한다면 한다"라는 자신만의 브랜드를 이 후보 스스로가 무시했기에 지적했을 법하다. 자신의 공약 모드인 기본소득과 국토보유세에 이어 전국민 재난지원금과 원자력 발전소 등에 이르기까지 ‘국민이 반대하면 안한다’는 혼란의 극치는 도를 넘는 모양새다.

이를 두고 지역민들은 "이수 저수 다 써봐도 답이 안 나오니까 저런다. 얼마나 다급하면 저렇게까지 하고 있을까“라는 동정 어린 촌평도 한다.

본향이 경주 이씨인 이 후보는 지난 11일 경주 이씨 시조인 알평공의 탄생지이자 사당이 있는 경주 표암재에서 향사를 올리다 가볍게 넘어졌다. 안타까운 마음에 종친들의 성원은 더해졌다.

우연이긴 하지만 같은 종친인 이명박 전 대통령이 당시 대선을 앞두고 같은 제례에 참석했을 때는 맑은 하늘에서 기적 같이 선명한 해무리가 일어나 장내를 놀라게 했다. 이 때 종친들은 ”하늘문이 열려 큰 인물 내릴 징조“라며 크게 반겼다. "천자는 하늘이 내린다"고 했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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