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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기고

공동주택 화재 피해 줄이는 슬기로운 피난방법

황보문옥 기자 입력 2022.01.25 12:48 수정 2022.01.25 13:40

청도소방서 풍각119안전센터장 소방경 김 태 식

1인 가구와 다양한 가족 형태의 증가, 편리함과 실용성으로 인해 공동주택 이용률이 점점 증가하고 있다.

주거실태조사서(국토교통부 통계누리)에 의하면 2020년 기준 공동주택 거주자는 62.6%로 아파트 51.1%, 다세대주택 9.4%, 연립주택 2.1% 순이며, 특히 아파트 거주자는 매년 증가하고 있다.

지난 2020년 10월 8일 울산광역시 남구 소재 33층 높이의 주상복합 아파트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약 16시간 만에 진압된 화재는 93명의 부상자와 약 100억 원 이상의 재산피해를 남겼다. 이처럼 공동주택은 여러 사람이 거주하고 있고, 층수가 높아 대피에 많은 어려움이 있기 때문에 인명피해 발생률이 단독주택보다 높다.

인명피해가 나오는 피난 특성을 살펴보면 화재 사실을 늦게 인지해 대피 시간 확보에 실패하는 경우, 설치된 피난시설을 미리 알아두지 못해 화재 시 활용하지 못하는 경우, 부적절한 대피 방법 등이다.

따라서 자신이 거주하는 아파트에 어떤 피난시설이 어디에 있는지 알고 있어야 하며, 사용법을 숙지해야 사고 발생 시 안전하게 대피해 피해를 줄일 수 있다.

현행 ‘건축법’ 시행령 46조에 공동주택 중 아파트로서 4층 이상인 층의 각 세대가 2개 이상의 직통계단을 사용할 수 없는 경우 대피공간이나 경량칸막이 또는 하향식 피난구를 설치토록 규정하고 있다.

지난 1992년 10월 이후 사업계획 승인을 얻고 2005년 이전에 지어진 아파트라면 발코니의 경량칸막이 위치를 확인해야 한다. 옆집과 맞닿은 발코니 벽을 두드렸을 때 ‘통통’소리가 나는 곳이 경량칸막이인데 이곳을 발로 차서 부서뜨리면 옆집으로 대피할 수 있다.

2005년 12월 이후 건설된 아파트는 대피공간의 위치를 확인해야 한다. 대피공간은 발코니에 설치된 공간으로 1시간 정도 연기나 화염을 막을 수 있으므로 화재 시 이곳으로 대피해 119에 신고하고 구조를 기다리면 된다. 특히 비상시를 대비해 비상용 생수, 수건 등을 비치해두면 좋다.

마지막으로 경량칸막이나 대피공간이 설치되어 있지 않은 곳은 하향식 피난구가 설치되어 있는데 내림식 피난 사다리를 펼친 후 아래층으로 피난하면 된다.

이러한 피난시설은 화재 시 피난의 용도로 사용해야 하는데 대부분의 가정에서는 수납장을 설치하거나 물건을 적치하는 등 다른 용도로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

공동주택에서 발생하는 화재는 한 가정의 문제로 끝나지 않는다. 한 지붕 아래 함께 살아가는 우리 모두의 목숨을 위협하는 공동주택 화재로부터 내 가족, 이웃을 지켜낼 수 있도록 작은 위험도 세세하게 살피는 지혜와 실천이 필요한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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