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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칼럼

인기 없어도 몸값은 높은 '안철수의 딜레마'

이승표 기자 입력 2022.02.23 12:25 수정 2022.02.23 17:30

이승표 남부 취재본부장

지난 20일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가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후보와의 단일화에 대한 결렬을 선언하면서 두 당은 책임론을 놓고 설전을 이어가고 있다. 안 후보는 단일화를 제안한지 일주일이 넘도록 윤 후보 측에서 아무런 답변을 해오지 않았다는 것이 결렬 선언의 서두였다.

그러나 윤 후보 측의 입장은 안 후보 측의 주장과는 다소 거리가 있어 보인다.
국민의힘은 안 후보가 먼저 언론을 통해 단일화를 제안했지 언제 윤 후보가 먼저 공식적으로 단일화를 제안하지 않았다는 데서 안 후보 측의 주장에 불쾌감을 드러낸다. 속된 말로 ‘방귀 뀐 사람이 성 낸다’는 입장이다.

거기에다 안 후보가 단일화를 제안한 직후, 국민의당 선거유세차에서 일어 난 당직자의 사망으로 상중인 상태에서 당사자 간 제대로 된 만남조차 없었는데 왜 그러는지 모르겠다는 반응이었다. 더욱이 안 후보가 장례식이 끝나기가 무섭게 일주일 운운하면서 거침없이 섭섭함과 감정으로 국민의힘과 윤 후보를 싸잡아 비판하며 책임을 전가한 모습에서 유감을 감추지 못했다.

특히 이날 안 후보의 결렬선언 직전인 오전 두 후보는 서로 간에 이를 위한 전화까지 오갔음에 유념이 더해진다. 두 당의 입장을 정리해보면, 윤 후보가 오전 9시 30분경 안 후보에게 전화를 먼저 했으나 안 후보가 전화를 받지 않았다는 것. 30분이 지난 후에야 안 후보로부터 윤 후보에게 전화가 왔다고 한다. 이 때 전화를 받은 윤 후보는“물밑에서 이정도 오갔으니 이제 후보 들이 만나자”고 안 후보에게 제안했다고 전해진다.

이에 안 후보는 “후보간 회동보다는 실무자를 정해 확실히 한 후에 만나는 것이 좋겠다”는 의견을 전해 윤 후보는 실무진을 구성하려고 준비중 이었는데 안 후보가 일방적으로 언론 앞에 결렬선언을 해 당황했다고 한다. 안 후보가 윤 후보에게 실무진 구성을 제안한지 불과 3시간 밖에 지나지 않았다는 것이 국민의힘 측의 설명이다.

때문에 국민의힘과 윤 후보 측은 일방적으로 결렬을 선언한 안 후보의 저의에 의문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결렬 선언에 앞서 안 후보는 윤 후보에게 문자로 결렬통보를 했다고 한다. 하지만 윤 후보는 문자메시지를 보지 못했다고 했다.

이를 두고 양 후보 측은 진실게임을 놓고 책임 공방을 더해가고 있다. 그도 그럴 것이 이 중대한 사안의 해결을 앞두고 안 후보는 윤 후보와 직접 소통하는 대신, 문자로 전했다는 것에서 윤 후보 측의 의문을 더하게 한다. 무슨 꿍꿍이의 복선이 깔려있어서일까?
국민의힘 지도부는 이의 숙제를 푸는데 고민하는 모습이다.

여기에다 민주당의 송영길 대표는 한술 더 뜨고 있었다. “두 호보 간의 단일화 결렬은 국민의힘과 윤 후보측에서 안 후보에게 모욕하고 모멸감을 준 결과”라며 빗댔기 때문이다. 일전 송 대표가 안 후보를 평가절하 하고 “국민의힘에 단일화를 구걸하고 있다”며 자신이 먼저 안 후보를 모욕하고 폄하한 것은 잊은 듯 했다. 

이래놓고도 민주당은 기다렸다는 듯이 국민통합과 통합정부론을 내세우며 안 후보와 함께 할 수 있다는 유혹의 애드벌룬을 계속 띄우고 있다. 두 후보의 결렬을 조장해 안 후보의 완주와 함께 안 후보를 향한 짝사랑의 고삐도 늦추지 않고 있다. ‘못 먹을 감 찔러나 본다’는 이른바 이판사판 양동작전일까.

이재명 후보 역시 “87체제 아래 양당 독점체제는 우리 국민들에게 양자택일을 강요해 왔고 제3의 선택이 불가능한 정치 환경은 상대의 실패가 나의 기회가 되어 선의의 경쟁보다 발목잡기 능사인 구체제 정치를 낳았다”고 말한 바 있다.

이어 그는 “구체제 종식과 새 정치를 열망하는 안 후보의 의지에 공감 한다”고도 말해 안 후보를 향한 송 대표의 유혹이 이를 잘 뒷받침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안 후보는 일주일 만에 선거운동을 재개하기에 앞서 윤 후보와의 결렬을 선언했지만, 줄곧 정권교체를 주창하고 있다. 정권교체를 대선 승리의 슬로건으로 내건 국민의힘과 같은 모드가 계속 유지되고 있음이다. 이는 윤 후보와의 단일화 끈을 완전히 포기하지 않았다는 것으로도 해석이 된다. 국민의힘이 끝내 단일화를 포기하지 않은 이유도 여기에 있는 듯하다.

혹자는 국민의 힘이 단일화가 되지 않더라도 대선에서 승리하면 안 후보와 함께 하겠다는 약속을 국민 앞에 선언하라는 조언도 하고 있다. 이것이 단일화를 못한 국민의 당과 안 후보에 대한 존중이 되면서 정적이 되는 최악의 상황을 피할 수 있는 방편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이어서 전혀 일리가 없지는 않는 듯하다.

이처럼 인기는 없는데도 몸값은 급상승하고 있는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의 정시(政市)주식은 여태 상장(?)되지 않고 있다.

반면, 도덕적 결함이 없음을 자랑하고 있는 안 후보에게도 정치적 결함은 숨길 수 없다는 것이 정가의 분석이다. 안 후보 스스로도 과거 정치사를 돌아보면서 당장 보다는 미래정치사의 중심에서 자신이 우뚝 자리할 수 있는 방안과 모습을 찾는데 고심을 많이 해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따라서 정가는 “새로운 정치로 새 희망을 선사하는 그의 고뇌에 찬 결단과 모습이 그를 지지하는 유권자와 국민들의 거울에 딜레마로 비쳐지지 않길 기대하고 있다.

국민의힘과 민주당의 애간장만 태우고 있는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가 깊이 새겨봐야 할 대목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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