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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칼럼

대선 후보 단일화가 국민통합정부 실현 시킬까?

이승표 기자 입력 2022.03.03 10:26 수정 2022.03.03 16:29

이승표 남부 본부장


3일 새벽 정가발 소식이 잠을 확 깨웠다. 그간 될 것 같을 조짐조차 보이지 않던 윤석열 후보와 안철수 후보의 전격적 단일화 소식이 그것이었다.

제20대 대통령을 선출하는 결전의 날이 5일 앞으로 다가 왔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보듯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의 이재명후보와 제1야당인 국민의힘 윤석열후보 간의 굳어진 양자 대결과 초박빙의 결전은 그 어느 때보다도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

이 와중인 3일 새벽, 각종 여론조사에서 1위를 달리고 있는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와 3위인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가 단일화에 극적 합의했다는 소식이 언론을 통해 급속히 전해지면서 정권교체가 성큼 다가온 느낌을 받게 했다.

아니나 다를까, 윤, 안 두 후보는 3일 오전 국회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민 앞에 “더 좋은 대한민국을 만드는 시작으로서의 정권교체를 위해 뜻을 모으기로 했다”고 밝히고, 안 후보의 사퇴와 함께 단일화를 선언했다. 언론도 눈치 채지 못한 전격적 발표였다.

앞서 안철수 후보가 지난 2월 20일 기자회견을 열고 단일화 결렬을 선언하면서 윤후보 측에 결렬의 책임을 전가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 때 지역정가는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넜다’는 분석을 내놓으며 윤 후보를 원망하는 기색이 역력했다.

하지만 이어진 지난 2월 27일 윤 후보가 기자회견을 통해 그간의 단일화 진행경과와 결렬의 사유를 국민 앞에 소상히 밝혔다. 이를 지켜본 정치권과 국민들에게는 종전과 달리 오히려 안 후보에게 결렬의 책임을 더 지우는 분위기를 확산시키고 있었다.

국민의당 상임선대위원장이었던 인명진 목사와 김동길 후원회장 등, 안 후보의 조력자들마저 안 후보를 질책하며 잇따라 떠난 모습에서도 안 후보의 책임에 무게가 더해짐을 읽을 수 있었다.

인 목사는 캠프를 나오면서 “정권교체를 위해 안 후보를 돕고자 함께 했지만 안 후보가 이를 거절한 이상, 더 이상 남아 있을 이유가 없다”며 함께 했던 이홍구 전 중앙대 총장 등과 함께 캠프에서 철수하는 사유를 설명했다.

곧이어 후원회장을 맡았던 김동길 박사마저 안 후보를 향해 “자신을 버리지 않는다면 미래가 없다”며 안 후보의 처신을 질책하며 그의 곁을 떠난다고 밝혔다.

여기에다 국민의당 각 지역 선거대책위원장들의 단일화 촉구 서명 작업까지 물밑에서 진행되면서 안 후보는 벼랑 끝에 몰리지 않을 수 없는 상황에 처하게 됐다. 승산 없는 완주에 추종자들까지 흩어지자 안 후보는 딜레마에서 벗어나야하는 퇴로가 필요했을지도 모른다.

구세주가 따로 없었다. 
2일 윤 후보가 선관위가 주관한 마지막 TV토론을 마친 직후 곧장 안 후보를 찾아 담판의 장을 마련한 것으로 알려졌다. 윤 후보 역시 단일화의 중요성을 잊은 것은 아니었기에 벼랑 끝에 처해진 안 후보의 딜레마는 위기를 모면한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든다. 

이처럼 설령 있을지도 모를 서로간의 앙금을 뒤로한 윤 후보의 사심 없는 전략이 안전한 승리와 완전한 정권교체를 확보하고, 안 후보를 위로하는 처방이자 정권교체에 동행하는 동반자가 되게 하는 명분까지 주어지게 했다.
 
이처럼 박빙 속에서 과감히 던진 윤 후보의 승부수가 빛을 발한 것은 분명해 보인다. “이제 남은 것은 대승(大勝)이냐 소승(小勝)이냐 뿐이며, 이로써 두 후보의 힘합으로 승리의 발판을 확고히 구축했다"고 지역정가는 분석하고 있다. 여기에는 윤 후보에게도 안 후보가 정권교체에 쐐기를 박는 확실한 구세주가 됐기 때문이다. 

“정통인화백폐구흥(政通人和百廢俱興 정치가 잘 행하여지고 백성이 화합하면 피폐했던 모든 일들이 다시 흥하게 된다)”

이는 고전인 범중엄(範仲淹)의 악양누기(岳陽樓記)에서 전하는 명구로, 위기를 초래한 작금의 문재인 정부와 더불어민주당의 공적(?)을 되돌아보게 하는 대목이 아닐 수 없다.

어렵사리 성사된 단일화를 갈망한 유권자와 지지자들의 바램도 여기에 있음을 윤 후보와 안 후보는 깊이 인식했을 것이다.

“대한민국의 미래와 국민 통합정부의 성공을 위해 두 사람은 국민들께 겸허하게 약속한다”고 천명한 안 후보는 “윤석열 후보를 지지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윤 후보도 “안철수 후보의 뜻을 받들어 반드시 승리해 함께 성공적인 국민통합정부를 만들고 성공 시키겠다”고 국민 앞에 화답했다.

선거 후 즉시 합당까지 하겠다고 약속한 두 후보의 굳은 맹세는, 정권 재창출을 염원하며 이들과 경쟁해 온 집권 민주당과 이재명 후보의 사기에는 된서리를 내리게 했을 지도 모른다

정권교체로 공정과 정의 상식이 통하는 나라다운 나라를 맞이하고자 하는 국민들의 기대가 이를 잘 뒷받침하고 있기 때문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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