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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뉴스 문화/건강

임세경 “한국무대가 제일 어렵죠”

세명일보 기자 입력 2016.07.24 19:02 수정 2016.07.24 19:02

‘아레나 디 베로나’ 한국인 첫 주역‘아레나 디 베로나’ 한국인 첫 주역

"한국 무대가 제일 어렵죠. 계속 어려워요. 그만큼 기대를 하실 거니까 실망을 안 시켜야 한다는 마음 때문이죠."지난해 세계 5대 오페라극장 중 하나로 통하는 빈 국립오페라극장에서 '나비부인' 주역과 세계 최고의 오페라 페스티벌 '아레나 디 베로나'에서 대표 작품인 '아이다'의 타이틀롤을 맡아 스타덤에 오른 소프라노 임세경(41)의 심정이다. 특히 '아레나 디 베로나'에서 한국인이 주역을 맡은 건 102년 역사의 이 페스티벌에서 처음이었다. 지난 4월 수지오페라단의 '가면무도회'로 2년 만의 성공적인 한국 무대 복귀식을 치른 그녀는 최근 스위스 아방시 페스티벌에서 '나비부인'을 끝내고 다시 귀국했다. 메조소프라노 이아경(46), 테너 정윤호(39)와 함께 8월9일 오후 7시30분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갈라 콘서트 '테너를 사랑한 여인'에 출연하기 위해서다. 일반 중고등학교를 나와 한양대 성악과에 들어간 임세경은 '늦깎이 오페라 스타'다. 대학교 4학년 때 아버지가 돌연 교통사고로 세상을 뜨는 바람에 가장이 되면서 한동안 피아노 학원 등에서 아이들을 가르치며 가족 생계를 책임졌다. 1000만원을 겨우 모았고 2001년 마침내 이탈리아 유학길에 올랐다. 이후 밀라노 베르디 음악원과 라 밀라노 베르디 음악원을 거쳐 유럽의 오페라극장에서 차곡차곡 경력을 쌓았다. 마흔이 넘어서 잠재력이 빛을 발하기 시작한 것이다. 작은 키(159㎝)에도 드라마틱하면서 서정적인 목소리를 자랑하는 임세경의 음색은 달콤하면서도 서정적인 리리코와 극적인 드라마티코의 중간에 놓인 스핀토에 가깝다. 그녀의 전매특허로 자리매김한 '아이다'와 '나비부인'에서 그녀가 맡는 역학이 대표적이다. 임세경의 꿈은 장수하는 성악가다. 외국 성악가들보다 7, 8년 늦게 노래를 부른 그녀는 유럽에서 언어 장벽, 인종차별 등을 이겨낸 주인공이다. 힘들게 자리를 일궈낸 만큼 오래도록 노래하고 싶다는 마음이다. 90세가 넘은 나이에도 테너로 활약한 이탈리아의 안젤로 로포레제(96·Angelo Loforese)를 거명하며 "에이급은 아니지만 뉴욕 메트 오페라, 라 스칼라 극장 등 주요 공연장에는 다 오르셨죠. 저도 그렇게 하고 싶죠"라고 눈을 빛냈다. 오페라가 한국의 고유문화가 아닌 만큼 뜻하지 않게 흉내를 내게 되는 경우도 있다고 했다. 그래서 스스로는 심플하게 표현하는 것이 가장 좋다고 했다. 임세경은 이번 콘서트에서 '나비부인'의 '어느 갠 날'과 '아이다'의 '승리자가 되어 돌아오라' 등을 들려준다. 이아경, 정호윤과 함께 '가면무도회'의 '무엇이 당신을 심란하게 하는지' 등도 부른다. 지휘봉은 지휘자 서희태가 들고 그가 음악감독 겸 상임지휘자로 있는 밀레니엄 심포니 오케스트라가 연주를 맡는다. 스칼라 오페라 합창단이 목소리를 보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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