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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사설

안동 산불 피해지 '아름답고 건강한 숲 변신'

홈페이지담당자 기자 입력 2022.05.24 07:33 수정 2022.05.24 12:18

인공적 복구보다 자연적 생태계로 복원해야

산불이 딱 한번이라도 나면, 수십 년 아니. 수백 년의 아름드리 숲이 순식간에 잿더미로 바뀐다. 여기에다 바람이라도 불면, 산불은 바람을 타고, 걷잡을 수가 없다. 산속의 깊은 곳에 쌓인 낙엽은 불쏘시개가 된다. 

지난 4월 소방청 국가화재정보시스템 등에 따르면, 2012년부터 2021년까지 10년간 경기도에서 발생한 산불은 약 3500건(전국 발생의 29%)이다. 강릉·동해 포함 동해안 산불은 산림 피해 추정면적 2만 4940ha다. 지난 3월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에 따르면, 1만 5420ha 산림이 피해를 입었다. 올 들어 산불 발생 작년 2배를 육박했다.

경북도에 따르면, 안동 풍천·남후 대형 산불 피해지를 복구하기 위해, 3년에 걸쳐(2021년~2023년) 1,078ha에 161억 원 예산을 투입했다. 경관림, 내화 수림대, 경제림, 밀원수 및 특용수를 조림하여, 건강하고 아름다운 숲으로 조성했다. 지난 2020년 4월 24일~26일까지 발생한 산불은 건조 특보가 내려졌으나, 강풍과 낙동강에서 불어오는 돌풍이 만나 순간 최대 풍속 9~19㎧의 바람이 산불을 빠르게 확산시켜, 209억 원의 산림피해가 발생했다. 

경북도는 산불 피해지의 세밀하고 체계적 복구를 위해, 지역주민·자문위원 등 의견을 수렴했다. 산불 피해지 복구사업 기본계획 용역을 추진했다. 산림의 종 다양성과 건강성 확보를 위해, 침엽수와 활엽수를 섞은 혼효림을 조성했다. 주요 시설물이나 대형 산불로 확산을 방지하기 위해, 내화수종을 심은 내화 수림대 조성 등 3차년(2021년~2023년)으로 복구조림 계획을 수립했다.

1차 연도(2021년)는 공해가 발생하는 고속도로 주변으로 내한성과 내공해성이 강한 산벚나무, 가시권역인 민가 주변 등에는 이팝나무를 위주로 400ha에 59만 3,000그루를 식재했다. 

2차 연도(2022년)는 내화수종인 상수리나무, 굴참나무를 식재해, 산불예방 및 대형 산불로의 확산을 방지했다. 가시권역내 경관이 뛰어난 지역에는 산벚나무, 이팝나무 식재, 목재생산 등 경제림 조성을 위한 낙엽송 식재 등 다층적 구조를 형성할 수 있도록 침엽수와 활엽수를 섞은 혼효림으로 400ha에 80만 5,000그루를 식재했다.

3차 연도(2023년)는 가급적 지역주민 소득향상에 기여할 수 있는 밀원수 및 특용수인 헛개나무를 식재했다. 능선부를 따라 상수리나무, 굴참나무를 심어, 내화 수림대를 조성하는 등 278ha에 41만 7,000그루를 식재한다. 

최영숙 경북 환경산림자원국장은 한 순간의 부주의로 잃어버린 소중한 산림을 건강하고 아름다운 숲으로 복구한다. 미래 세대가 풍요로운 산림의 혜택을 누릴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한다.

여기서 본지의 기사를 읽다보면, 그 어떤 저택의 정원수를 가꾸는 것과 같은 인상이다. 현재 심은 나무는 원래부터 있던 나무가 결코 아니다. 자연은 자연을 그대로 둘 때에, 산불이 나기 전의 생태계로 간다. 산불이 난 후 개미는 13년, 조류는 19년, 경관 및 식생은 20년, 야생동물은 35년, 토양은 100년이 걸려야 복구된다. 

2005년 4월 5일 입산자 실화(失火)가 중요 문화재인 낙산사까지 덮쳤다. 피해 면적의 88%인 1,098㏊는 인공적으로 복구했다. 나머지 1,18㏊는 시간이 지나면서 저절로 풀과 나무가 다시 자라나도록 자연 복구하는 계획이었다. 

피해 면적의 88%인 1,098㏊의 복구가 인위적이면, 결국 그 나무는 잘 토착할까 의구심이 든다. 낙산사 범종(梵鐘)을 복원했다할 망정, 종소리까지는 복원이 안 되는 것처럼, 산불자리도 자연 생태계 복원을 기다리는 것이 최상의 복원이다. 

올 여름 장마에 대비하여, 산사태의 대비만은 해야 한다. 일부 공무원들은 성과주의에 매몰되어, 산불지역에 정원수를 심는 것과 같이 하면, 안 된다. 정원수를 심는 그 예산으로 진화용 헬기나 감시초소·인원 늘이기, 소방 공무원 증원과 예우 개선에 투입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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