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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사설

10년째 안동 찾은 쇠제비갈매기

홈페이지담당자 기자 입력 2022.06.09 06:22 수정 2022.06.09 09:04

안동호 인공 모래 섬을 삶터로

우리가 살고 있는 지구엔 수많은 생명체들이 산다. 생명 다양성이다. 인간은 개발이라는 미명으로, 다른 생명체들의 삶터를 착취한다. 

지난 2월 국립생물자원관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말 기준으로 국가생물종목록을 집계한 결과, 생물종 5만 6,248종이 한반도에 서식한다. 1996년부터 척추동물, 무척추동물, 균류·지의류, 식물, 조류(藻類), 원생동물, 세균 등 생물종 목록을 집계해 왔다. 2008년부터는 분류군별 국내외 전문가들과 함께 국가생물종목록을 본격적으로 구축했다. 

한반도에서 확인된 생물종 수는 1996년 2만 8462종에서 2005년 2만 9916종, 2008년 3만 3253종으로 점차 늘었다. 2020년에는 5만 4428종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발견된 거제도롱뇽, 매끈고치벌 등 신종 436종, 날개골무꽃, 꼬마쥐치, 고리손가락새우, 무늬발게 등 미기록종을 포함해 총 1820종이 새로 추가됐다.

그 결과 ‘흔한 새들은 비교적 적고’, ‘많은 수의 종들은 희귀’하다는 것을 발견했다. 안동시가 조성한 안동호 인공 모래섬이 쇠제비갈매기들의 안정적인 서식지로 자리매김했다. 이도 사람이 인위적으로 만든 것이다. 지난 달 4일 짝짓기, 둥지 틀기, 포란 등을 거쳐, 쇠제비갈매기 새끼가 알에서 처음으로 깨어났다. 사람이 들어가지 않는 곳에서 줄탁동시(啐啄同時;병아리가 알에서 나오기 위해선, 새끼와 어미 닭이 안팎에서 서로 쪼아야 한다)가 아닌가 한다.

현재 둥지를 튼 후, 태어난 대부분의 새끼 쇠제비갈매기들은 성체로 자라 호수 주변에서 날아다닌다. 어미 새와 함께 사냥 연습 등 적응훈련을 한다. 안동시가 생태관찰용 CCTV(영상기록장치)로 확인한 결과에 따르면, 올해 처음으로 쇠제비갈매기 무리가 안동호를 방문한 시기는 지난 3월 30일이었다. 지난 해의 경우 4월 2일, 2020년에는 4월 6일, 2019년에는 4월 8일이 첫 방문 시기였다. 

방문 시기가 점점 빨라지는 원인에 대해 조류학자들은 기후변화로 추정한다. 또한 새끼의 성장 속도도 빨라져, 날 수 있는 개체 수가 지난해보다 더 늘었다. 한때 쇠제비갈매기 부모 새와 새끼를 포함해 최대 180여 마리가 관찰됐다. 28개 둥지에서 2~3일 간격으로 태어난 새끼는 총 81마리다. 현재 2개의 인공 모래섬 전체가 병아리 사육장처럼 시끌벅적한 모습을 보였다.

올해는 쇠제비갈매기에게 가장 위협적인 천적(天敵) 수리부엉이(천연기념물 제324호·멸종위기 야생동물 2급)가 출현하지 않아, 산란 후 새끼가 성장하기까지 전 과정이 안정적이었다. 안동시가 수리부엉이의 습격 대피용으로 미리 설치해 둔 파이프(지름 15cm·가로 80cm) 50개는 쇠제비갈매기 새끼들이 폭우나 폭염 대피용으로 사용했다. 지난해 11월 환경부 생태계보전 협력금 반환사업으로 조성한 2차 인공섬(800㎡)에도 순조로운 번식이 이뤘다.

안동시는 앞서 지난 2020년 3월 말 전국 최초로 안동호 내 1,000㎡ 면적의 영구적인 인공 모래섬을 조성했다. 호주에서 1만km를 날아와, 4월에서 7월 사이 한국과 일본, 동남아 등 주로 바닷가 모래밭에서 서식한다. 쇠제비갈매기는 지난 2013년부터 내륙 안동호 내 쌍둥이 모래섬에서 알을 낳고 새끼를 길렀다. 여름 철새인 쇠제비갈매기는 태어난 곳에 다시 돌아오는 회귀성(回歸性) 조류다. 지난 3월부터 현재까지 쇠제비갈매기 서식지 인근을 방문한 관광객은 2,500여 명으로 집계됐다. 안동시는 안동호의 명물이 된 쇠제비갈매기의 서식지 보호에 최선을 다한다.

모든 동물은 천적과 공존할 때에, 먹이사슬에서 적절하고, 건강한 개체수를 유지한다. 안동시는 앞으로 쇠제비갈매기가 건강한 번식을 위해, 천적 수리부엉이(천연기념물 제324호·멸종위기 야생동물 2급)도 번식하도록 해야 한다. 소중하기로 말하면, 수리부엉이는 천연기념물에다 멸종위기 야생동물 2급이다. 안동시의 생명존중사상에서, ‘쇠제비갈매기와 수리부엉이’의 행정을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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