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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기고

문학의 힘으로 사람답게 사는 세상 만들기

오재영 기자 입력 2022.07.17 11:48 수정 2022.07.17 12:51

이만유 전 문경문인협회 회장

도민체전축하 문경문협시화전

문학토론-작은 시낭송회

시인은 존중받는가? 사람들이 詩를 안 읽고, 시집이 인기 없고, 안 팔리고, 유명서점의 시 코너 판매대가 한쪽 구석에 초라하게 자리 잡고 있고, 그런데 이상하게도 '지금 대한민국에는 시인도 시집도 넘쳐난다. 우스운 이야기지만 시의 대다수 독자는 시인이다'라고 하는 말이 있다. 왜 그럴까? 누구의 책임일까? 독자를 나무랄 수는 없다. 좋은 영화는 1000만 명의 관객이 모여든다. 모름지기 이 책임은 고스란히 시인의 몫이라 생각한다.

그렇다면 그 원인은 무엇일까? 여러 원인이 있겠지만, 단순하고 깊이 없는 시도 문제거니와 너무 난해하고 모호해 무엇을 말하려 하는지 알 수 없는 시를 읽다가 “이게 지금 뭔 말을 하는 거야?”, “ 이것도 시냐?”며 투덜대게 하는 시, 마치 어려운 수학 문제를 풀 때처럼 머리를 아프게 해 시를 외면하게 한다면 문학성, 예술성이 있고 없고, 간에 무슨 소용이겠는가?

8년여 전 문경문인협회 회장을 맡아 문경문협 문예지인 '문경문학 제9집'을 내면서 쓴 발간사를 반추하며 문학인으로서 본분과 사명을 다시금 생각해 본다.

21세기를 문화예술의 시대라고 한다. 문화예술은 인류에게 삶의 지혜와 행복을 가져다줌은 물론이며 지역사회와 대한민국의 국격을 높이고 국가경쟁력을 향상할 수 있으며 무형의 자산이지만 무한한 재화를 창출할 수 있다.

그중 문학은 사상이나 감정을 언어로 표현한 예술이다. 다시 말해 인간의 정서나 사상을 작가만의 상상력으로 형상화한 시, 수필, 소설 등 창작물을 통해 세상과 소통하며 즐거움과 깨우침을 주는 것이라 했다.

한국문인협회에서 제정한 '문학헌장'에서도 “문학은 인간의 목마름과 바라는 바를 실현하게 하는 것이며, 인간의 이성과 감성이 빚어낸 예지의 결정이고, 순연한 영혼이 서식하는 진실의 집합체다. 더 크게는 인간 구원과 사회 정화의 길잡이이며, 영혼을 깨우치는 스승”이라 했다.

그래서 문경문협이 비록 지역의 작은 문학단체지만 문학을 통해 우리가 꿈꾸는 이상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문인들만의 문협이 아닌 시민들 속으로 들어가 시민과 함께하고 소통하는 문협이 되어야 하며, 문학인으로서 품격을 갖춤은 물론 참여문학의 비중을 높여 사회의 평안과 시민들의 정서 함양과 삶을 풍요롭게 하고 지역발전에 기여해야 하겠다.

그러기 위해 필자가 문협회장 취임 일성으로 주장한 “문학을 통한 문경의 명소·명품 창조 프로젝트”라는 특수 사업을 추진, 향토의 역사·문화·전설·설화·민요 등 문화자산과 오미자, 도자기, 사과 등 농특산물을 주제로 한 문학작품을 창작하여 문학의 힘으로 문경의 정체성 확립 및 지역 문화 창달과 문경 홍보 및 명소, 명품을 만들어 보자고 추진한 사업이 지금까지 중단없이 계속 이어져 많은 작품이 창작되어 빛을 발하고 있다.

그리고 지방자치시대에 부응하여 문경시와 관계되는 주제로 창작한 작품을 대상으로 하는 특색 있는 '문경문학상'을 제정하여 문경시가 대내외적으로 문화예술 도시 문경이란 이미지 구축과 위상을 확립해야 한다고 주장하며, 행정 당국에 1억 원의 기금을 조성하거나 1000만 원 정도의 지원으로 제대로 된 권위 있는 문경문학상이 될 수 있도록 건의하였으나 아직 실현되지 못하여 안타까움을 금치 못하고 있다.

현재 문경에는 다양한 장르에서 활동하는 문인과 전국 각지에서 생활하고 있는 출향 문인이 많이 있다. 그중 대다수가 시인이며 등단 장르가 다르더라도 시를 쓰고 있다. 그래서 이번 기회에 '시인이란 누구인가?'는 화두를 한번 던져본다.

시인이란? 정답이 없다. 그러나 '시인이란 무엇인가'라는 물음에 워즈워스와 코울리지가 공동으로 낸 '서정담시집(Lyrical Ballads)'에 “자신의 사상이나 감정을 보다 쉽게, 보다 힘있게 표현할 수 있는 능력을 획득하고 있는 사람”이라고 했고, 신경림 시인은 “詩는 대화다" 라고 했다. 혼자만 알고 남이 이해 못 하는 대화를 한다면 어떻게 될 것인가? 그리고 시인은 “生이라는 배에서 흔들리는 건달, 그게 바로 詩人이다”라고 했다.

시인은 “시 창작에서 치외법권적 권한과 면책특권이 있고 신의 영역까지 넘나드는 사람이다”라고 할 수 있으며 김남주 시인은 “시인은 모름지기 권위 앞에서 머리를 수그린다거나 허리를 굽히지 않고 시인이 다소곳해야 할 것은 삶이다”라고 했다. 그리고 “시인은 유일하게 사람人 자를 받은 문인이다. 소설가 수필가 철학자 작가 사상가 등의 호칭이 있지만, 오직 인간이어야 하는 자가 시인(詩人)이다”라고 했다.

그래서 문경 출신 문학인들은 유명 무명을 떠나 문학을 하는 사람으로서 자부심과 긍지를 가지고 문경, 더 나아가 온 인류에게 행복하고 아름다운 세상을 만들어주기 위해 함께 힘을 모아야 하겠다. 

다시 말해 우리 문인들이 문학을 하는, 시를 쓰는 궁극적인 목적이 무엇인가를 항상 가슴에 새기면서 문학인으로서 역할을 다한다면 불의가 판치고 불공정이 난무하는 혼돈과 불안과 불신의 세상이 아닌 법치가 바르게 서고 상식과 도덕의 가치 속에서 사람답게 사는 세상을 만들 수 있을 것이다.

시인이여! 여러분들의 문학작품이 척박한 우리의 삶 속에서 싹트고 뿌리내리고 자라 세상 속에서 향기롭게 꽃피고 풍성한 열매를 맺을 것을 확신한다. '사람답게 사는 세상'아름다운 세상을 위하여 시인이란 사명감으로 모두 건필 하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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