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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기고

해마다 반복되는 말벌과의 전쟁

김승건 기자 입력 2022.07.25 10:25 수정 2022.07.25 12:45

영덕소방서 119 구조구급센터 소방장 석광준


매년 여름이 되면 말벌과의 전쟁이 시작된다. 여름철 고온 현상 및 집중 휴가철로 등산·휴양 등 야외 활동이 증가함에 따라 벌 쏘임 사고가 급증하고 있으며 처마 밑, 간판, 창문틀, 에어컨 실외기 등 도심지에 벌이 집을 짓는 경우도 많기 때문이다.

소방청에서는 지난 11일 벌 쏘임 사고 주의보를 발령했다. 2020년 도입한‘벌 쏘임 사고 예보제’는 예보 자동산출 프로그램에서 위험도가 50 초과(예상)시 주의보를, 80 초과(예상)시 경보를 2단계에 나누어 발령한다.

경북소방본부에 따르면 지난 5월까지 처리된 벌집 제거 건수가 441건이었지만, 6월 한 달 동안 726건으로 급증했고, 벌 쏘임 사고 역시 지난 5월까지 70건에 불과했으나 6월 한 달 동안에만 75건으로 늘어났다고 한다.

기온이 본격적으로 높아지는 7월부터 말벌의 활동이 왕성해지기 시작해 늦여름까지 벌집이 커지고 개체수는 계속 증가한다. 특히 9월은 벌 쏘임 사고의 70% 이상이 발생하고 있어 추석을 맞이하는 벌초 및 성묘객들의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간혹 벌 독을 민간요법으로 쉽게 생각하거나 가벼운 통증으로 그칠 것이라고 방치하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위험성은 사람의 체질마다 다르다. 벌 독 알레르기 체질의 사람은 속 메스꺼움, 울렁거림, 두드러기, 간지러움, 구토, 설사, 어지러움 등 여러 증상이 발생할 수 있고 심한 경우 호흡곤란, 저혈압 등으로 사망에까지 이를 수 있다.

벌 쏘임 예방에는 어떤 방법들이 있을까?
▲향수, 화장품, 스프레이류의 제품 사용 최소화한다. 후각이 예민한 벌들을 자극할 수 있다.
▲흰색 계열 옷 착용, 소매가 긴 옷을 입어 팔·다리 노출을 최소화한다. 말벌은 검은색>갈색>빨간색>초록색>노란색 순서로 강한 공격성을 보이며 피해자들이 머리와 얼굴 부위 쏘임이 많은 이유이다.
▲벌집 발견시 자극 최소화를 위해 자세를 낮춰 천천히 다른 장소로 이동한다. 빠르고 큰 동작들은 벌들을 자극해 공격성을 키울 수 있다.
▲벌집 접촉시 머리부위를 감싸고 신속히 20m 이상 이탈한다. 빠르게 20m 정도를 뛰어가면 대부분의 벌 들이 벌집으로 복귀한다고 한다.

벌 쏘임 시 대처법도 알아보자.
▲카드로 긁어내기 등의 방법으로 벌침을 제거하고 쏘인 부위를 소독하거나 깨끗한 물로 씻은 후 얼음찜질로 통증을 감소시킨다. 되도록 빨리 벌침을 제거하여 나오는 독의 양을 줄인다.
▲말벌의 경우 독성이 강하기 때문에 1시간 이내 병원 치료를 받거나 이상 증상을 느낄 시 신속히 119 신고하여 도움을 받는다. 벌 독에 의한 과민성 쇼크 사망사고의 경우 79%가 벌 쏘임 후 1시간 이내이다.
▲응급환자가 발생하여 119신고 시 응급처치자를 제외한 다른 인원이 소방대원들을 출동차량부터 환자에게 안내한다면 위치 파악을 위해 지체되는 시간을 줄인다. 특히 ‘벌초나 성묘’의 경우 산길 안내를 통해 많은 시간을 아낄 수 있다.

야외 활동이나 도심지 생활권에서 벌집을 발견한다면 절대 스스로 해결하려 하지 말고 안전한 곳으로 대피 후 119에 신고해 도움 받도록 하자. 여름이 되면 벌에 의한 피해가 반복되고 있지만 안전수칙을 숙지하여 즐겁고 안전한 여름을 지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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